서울시 중장년 정책, 도전에 직면하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게 작년 한 해는 50+정책의 지속가능성을 점검하는 중요한 시기였다. 2022년, 만 6년을 맞이해 재단은 설립 이후 지난 5년을 분석하고 향후 5년을 전망하며 변화를 모색하고자 노력했다. 두 차례에 걸친 TFT 구성을 통해 『서울시50+정책 중장기 운영전략』과 『서울시50플러스재단 혁신(안)』을 마련하여 3개의 본부를 2개로 축소하고 캠퍼스를 대팀제로 전환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였고(‘22.5.) ‘서울시50플러스재단 사업재편(안)’을 도출하였다. 그에 따라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중장년의 일자리와 사회공헌 활동을 중심으로 한 서울형 노후준비지원 체계를 준비했으나 도중에 서울시의 투자출연기관 경영효율화 요구라는 위기에 직면했고, 뒤이어 전환기 중장년 종합지원 프로젝트 『다시뛰는 중장년, 서울런4050』을 추진하기 위한 서울시 중장년 지원정책 핵심 수행기관으로의 기능 재편이라는 도전에 직면했다.
정책 초기, 50+정책은 은퇴 후에도 중장년들이 사회참여 및 경제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도록 다양한 기회를 50+당사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핵심목표였다. 그리고 재단 창립 7년째를 맞이한 2023년, 재단은 새로운 미션을 부여받았다. 민선8기 서울시 핵심 정책과 포스트코로나 대응 전략 등에 더하여 시민의 욕구를 적극 반영한 정책을 수립하고 이행하는 것으로서, 이는 서울시가 지난 12월에 발표한 ‘전환기 중장년 집중지원 프로젝트’ 5개 분야 48개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중장년 사회·경제활동 기회를 확대하고 노후준비를 강화하는 중장년 지원정책 수행기관으로서의 역할과 맥을 같이 한다.
서울시 중장년 정책의 게임체인저(Game Changer)
“격변의 시대에 가장 위험한 것은 격변 자체가 아니다. 지난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 피터 드러커
지난 6년간, 재단은 중장년 정책의 새 지평을 열었다. 그러한 자부심, 지난날의 사고방식과 틀이 혹여나 ‘새로운 정책적 도전과 혁신’의 발목을 잡는 것은 아닐까 조심스레 돌아보게 된다. 그래서 뉴디맨드1 전략을 떠올려보았다. 제품과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상향 표준화되는 시장 상황에서도 불가항력적인 수요를 창출하는 전략으로,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제공하고 새롭게 발굴하는 정책들 중에서 서울시민들이 사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상품이란 무엇일까. 중장년 세대는 생애주기발달에 따른 고유한 특성도 존재하지만, 제공되는 정책 및 서비스는 경제·사회·문화의 변화에 의해 달라지는 요구에 맞춰가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중장년의 요구가 상향 표준화되는 시장이라면 그 입맛을 사로잡을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게임체인저>를 찾아내는 것이 바로 2023년 재단이 직면한 도전이 아닐까 한다. 이 자리를 통해 재단의 변화와 혁신, 뉴디맨드 전략의 핵심이 될 게임체인저를 한번 찾아보도록 하자.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캠퍼스와 센터(12개 자치구)라는 인프라를 통해 중장년 정책을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는 기반, 즉 정책전달체계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 첫 번째 게임체인저로 정책 수행기관 간 협력 네트워크의 고도화를 꼽아본다. 특히, 자치구 50플러스센터들의 기능 고도화가 중요하다. 캠퍼스와 센터가 서울시 중장년 정책(서울런4050으로 대표되는)을 잘 수행할 수 있게 운영 전문성을 확보하고 견인하는 것이 재단의 핵심 역할이 되어야 한다. 전달체계 고도화에서 가장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중장년 정책 일관성을 위한 소통강화와 정체성 재정립이다. 지난 6년간 재단은 센터와의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 전달체계를 갖춰야 함을 당위적으로 알고 있었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실현하지 못하다가 2022년부터 전담 인력을 배치하면서 그 첫 삽을 들었다. 따라서 2023년부터는 체계적인 종사자 교육 제공을 통해 자치구 50플러스센터 구성원들과 정책 내용, 가치, 비전에 대한 공유 수준을 제고하고자 한다. 효과적인 자원 활용과 사업 연계를 위해 정기, 비정기인 협의체도 상시 가동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자치구 50플러스센터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중장년 정책의 지속성과 일관성을 위해서는 재단이 정책 수행기관의 중심축으로 센터와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2023년에는 변화하는 서울시정 환경에 맞게 자치구 50플러스센터의 운영 성과를 잘 드러내고자 한다. 센터 실태를 파악하고 발전방안을 제시하는 연구 수행, 통합홍보 방안 모색 등 재단이 정책플랫폼으로서 서울시와 함께 센터의 기능을 고도화하는 전략을 구성하고 있다. 전달 주체 간 연계와 역할을 명확하게 하는 것은 서울시 중장년 정책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핵심인 만큼, 자치구의 특성을 살린 중장년의 참여 수요를 새롭게 창출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정책전달체계를 제대로 가동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두 번째 게임체인저로 그동안 정책 대상에서 소외되어 있던 40대를 중장년 지원 정책대상으로 포함시킨 것을 꼽을 수 있다. 재단은 공공기관의 역할인 선제적 대응을 위한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다. 온·오프 인프라를 통해 수집한 중장년 데이터 활용은 다방면의 연구와 접근을 통해 더욱 고도화될 수 있다. 그러한 데이터를 활용해 정책대상을 40대까지 확대하고자 한다. 하지만 전에 없던 서비스를 제공을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정책개발이 필요하다. 50플러스캠퍼스와 센터의 주 고객은 50대 후반 60대 초반의 중장년이었다. 40대가 분명 정책의 새로운 수요층이 될 수 있겠으나 캠퍼스와 센터 기능을 단숨에 전환시키기 어려운 만큼 단시일 내에 성과를 도출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2024년 1월 중구에 40대를 주된 대상으로 하는 ‘인생전환지원센터(가칭)’ 개관이 예정되어 있고, 2023년에는 40대를 위한 온·오프라인 ‘중장년 직업역량 지원체계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서비스 개발은 40대의 정책수요 창출을 위한 주요한 전략으로 보인다. 욕구가 전혀 다른 새로운 연령대에 대한 지원, 이것이야말로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이유 있는 변화의 핵심축이자 도전해 볼만한 혁신 과제일 것이다.
세 번째 게임체인저는 중장년 정책요구에서도 최우선순위로 나타난 일자리라 할 수 있다. 새롭다고 하기 어려운 일자리 정책이 새삼스레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뉴디맨드 전략이란 새로운 수요 창출을 의미한다. 재단에서 제시하는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 지원사업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접근이 어려웠던 대상 층까지 진입 문턱을 낮춰 보편적인 경제활동 참여 욕구를 가진 중장년들을 새롭게 모집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6년간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일자리 정책은 ‘앙코르커리어’라는 개념으로 퇴직 후 좋아하는 일을 찾아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도록 하는 전략에 초점을 맞춰왔다. 기존 노동시장으로 재진입에 성공한다 해도 60이 되면 다시 은퇴를 하게 될 터이니 정년 없는 지속가능한 일자리는 스스로 만들자는 취지로, 일자리 연계가 아닌 50+세대 역량과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공공·민간 파트너십 기반의 새로운 창직 개념의 일모델 발굴과 확산에 더 큰 가치를 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일자리 사업의 체계적 지원 시스템 확대 및 규모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일자리 정책의 뉴디멘드 전략으로 재단은 기존에 하지 않았던 직업상담, 직업교육, 취업지원 중심의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 은퇴 전후 경력재설계, 직무전환 교육 등 준비과정을 거치지 못한 경우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양질의 민간 일자리와 매칭 되지 못하고 단순 노무직으로 가기 쉽다. 연령대별 차이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40대는 직업역량 향상을 원한다. 50대 후반 ~ 60대 초반은 파트타임이나 공공일자리 형태를 선호하는 비율이 40대와 50대 초반과 비교해서 증가한다. 이처럼 중장년이라 일컫는 40대~60대는 정책 요구도의 차이가 있는 만큼 연령대별 특성에 맞는 종합적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재단은 2023년부터는 직업교육 중심의 전문대학의 인프라를 활용하여 50+세대의 취·창업 및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연계 운영하고, 서울시 기술교육원 등과 협력하여 전문기술교육을 통해 50+세대의 직업역량개발에 힘을 쏟고자 한다. 기존의 일자리지원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취업정보 발굴, 알선기능 중점을 위한 일자리 사업 재편을 추진 중이다. 수요자 중심의 구인구직상담, 취업컨설팅, 수요처 발굴 등 재취업을 위한 직접서비스를 보완하고 소외계층을 우선 배려하는 일자리 사업도 재단이 직면한 도전이다. 이러한 도전 자체가 재단의 뉴디맨드 전략이지만, 새로운 전략이 성공하려면 서울시와 재단의 임직원들이 정책방향 및 사업내용을 깊이 공감하고 이해하며 그에 맞는 직무역량을 키워야 한다. 재단의 중장기 경영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무게중심을 잡아가는 서울시 중장년 정책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중장년 정책을 선도했던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생존전략, 혁신전략, 경영전략은 어떠해야 할까? 재단은 노후준비지원이라는 선제적이고도 예방적인 정책을 제공하는 공공서비스를 더욱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선제적 대응의 1단계로 상담센터, 50플러스 포털을 통해 40대와 50대, 60대의 욕구에 따른 맞춤 서비스를 위한 정보를 제공한다. 2단계는 연령별로 다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크게 ①중장년 사회기여활동 ②중장년 맞춤형 일자리 연계 ③생애설계 노후준비서비스로 구분된 정보를 세부적으로 찾아갈 있는 경로(패스파인드)를 제공한다. 선제적 대응의 마지막 단계는 뉴디맨드 전략에 기초하여 2023년 재단의 핵심 기능으로의 변화를 도모하는 영역이다. 중장년들의 직업역량강화(직업전환지원), 일자리 발굴 및 지원, 경력활용 사회참여 활성화 등 시민의 필요를 미리 예측해 지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재단의 정책 중 대표적 게임체인저는 경력전환을 돕는 핵심 사업 ‘중장년 인턴십’과 ‘보람일자리사업’을 꼽을 수 있다. 경력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직무현장경험이 필수적이고 전환 직종에 대한 경험이 중요한 만큼 이 두 사업은 디딤돌 일자리로 계속 확대되어야 한다. 구인구직의 미스매칭 최소화와 중장년 고용 장려도 향후 재단의 핵심 사업이 되리라 예상할 수 있다.
2023년은 여러 의미로 40, 50, 60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서울시 중장년 정책의 고도화가 실현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특히 작년 개발한 중장년 생애설계지표를 활용해 서울시민 1만 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인구학적 변인과 자치구의 특성을 바탕으로 서울시 중장년의 생애설계 준비도를 파악해봄으로써 인생후반기의 삶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재단 초기의 정책 미션은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기회 창출이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인생후반기 준비를 위한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데 지난 6년을 다졌다면 이제는 중장년이 가장 원하고 필요로 하는 정책의 정수를 뽑되, 가늘지 않게 묵직하게 추진해보고자 한다. 변화와 도전을 발판으로 서울시민과 동행하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앞날에 응원과 격려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