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에서 바라본 신인류의 출현
어느덧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나이가 되어 버렸다. 할아버지께서는 내 나이 환갑 이전에 돌아가셨다. 평균 수명이 짧았던 시절, 환갑 이후부터는 사회 일원에서 제외되어 명목상 사회의 어른으로 모셔졌었다. 지금은 과학의 발달로 평균 수명이 점차 늘어나 머지않아 120세 이상까지 살 수 있다고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도 100세 이상 노인이 꽤 많다고 하니 놀랍다. 다만 주변에서 100세 노인들을 만나기란 드물어 고령의 노인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할 뿐이다.
머지않은 장래에는 100세 이상 노인들끼리 만나고 생활하는 하나의 사회 집단이 형성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어른으로 분류해왔지만, 앞으로는 이들이 살아가는 새로운 계층 또는 사회가 등장하는 것이다. 그들이 지금의 우리 당사자다. 회갑을 지나고도 40년 이상을 더 사는 셈이다.
돌이켜 보면, 지금까지는 부모님의 보살핌과 조상의 경험이라는 발자취를 따라 왔다. 그동안 인류라는 조상의 시행착오로부터 얻은 경험과 지혜라는 기준점이 있어 어찌 생각하면 참 쉬운 인생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는 그런 기준점이 사라졌다. 즉, 인류 조상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누구에게 물어 볼 사람도 없다. 지금까지 살아 온 호모 사피엔스 중 우리가 이런 생활을 처음으로 시작하는 신인류인 셈이다.
다시 돌아왔다는 환갑의 뜻 그대로 원점에서 다시 반복하면 아무런 문제는 없겠으나, 과거에 시작했던 원점과 지금의 원점은 워낙 다른 점이 많다. 우리가 겪어 왔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는 물론 시작의 원점에 대한 의미도 다르다. 과거의 원점은 부모로부터 시작되었지만, 현재의 원점은 나 자신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살아왔던 방식으로 살면 어딘지 모르게 불편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진화, 진보라는 의미로 보면 과거를 그대로 답습하며 살 수만은 없을 것이며, 주변 상황 또한 그대로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변해 버렸다.
다르게 살아 나가야 할 새로운 세상이고,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이다. 알아가면서 새롭게 개척해야 하는 세상.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 직면해 있다. 호모 사피엔스 인류가 만들어 놓은 새로운 세상에 우리는 적응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60 이후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전례 없는 뉴 패러다임 속에 있다. 인류 조상으로부터 답도 찾을 수 없고 힌트도 없지만, 지금까지의 경험과 지혜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해 봐야 할 때다.
여기 뉴 패러다임을 살아가기 위한 호모 사피엔스 신인류가 바로 50+세대다. 그들은 새로운 사회를 개척하기 위해 그간의 경험을 정리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려고 용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