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 카페가 생겼어요!

 

공덕역에서 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 가려면 오르막길이 기다리고 있다. 힘들게 걸어 도착하면 목마름을 해소시켜줄 음료가 생각난다.
점심때가 되면 한참을 내려가 식사를 하고 다시 무거운 몸으로 비탈길을 올라가야 한다. 이러다보니 1시간이라는 점심시간이 너무 짧다.
“중부캠퍼스에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나 식당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은 중부캠퍼스 직원뿐 아니라 이곳을 방문하는 수강생들도 한 번쯤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소망이 드디어 이루어졌다. 중부캠퍼스 1층에 ‘까페 슬로비’가 문을 연 것이다.

 

 

까페 슬로비는 흔히 보는 카페처럼 커피나 음료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곳이다. 가격도 매우 착하다. 아메리카노가 차갑건 뜨겁건 2,500원이다. 매실차, 자몽차도 있고 과일 주스나 탄산수도 마실 수 있다. 아침 식사를 못했을 경우 샌드위치나 샐러드 그리고 수프로 간단한 브런치를 즐길 수도 있다.

 

 

 

 

 

좋은 음식은 좋은 사람을 만나게 합니다.

 

우리는 흔히 누구를 만나고 싶을 때 “언제 밥이나 먹자”, “밥 한 번 살께”
이런 말을 자주 한다.
까페 슬로비의 슬로건인 “좋은 음식은 좋은 사람을 만나게 합니다.”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건 아닐까?

 

 

까페 슬로비에서는 점심 식사뿐 아니라 저녁 식사도 할 수 있다.
커피와 식사의 어색하지만 반가운 동거가 궁금하여 까페 슬로비의 한영미 대표를 만나보았다.

 

- 까페 슬로비라는 이름이 참 독특합니다. 슬로비는 무슨 뜻인가요?
- 슬로비(Slobbie : Slower but better working people)는 바쁜 삶 속에서 천천히 하지만 자신의 일을 잘 해내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 카페는 일반적으로 찻집인데, 까페 슬로비는 뭔가 다른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카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항상 음식이 필요합니다.
  그 음식이 커피이기도 하고 밥일수도 있습니다.

 

- 까페 슬로비와 슬로비 생활 글자 옆에 있는 작은 그림도 흥미로운데 설명 부탁드립니다.
- 그 그림은 돌아보는 사람의 모습을 표현한 것입니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가다가 이따금씩 말에서 내려 자기가 달려온 쪽을 한참동안 바라봅니다. 혹시 너무 빨리 달려 자기의 영혼이 미쳐 쫓아오지 못했을까봐 기다리는 것입니다.
슬로비는 아메리카 인디언의 돌아봄과 돌봄이 깃든 삶의 지혜를 느린 밥상을 통해 실천하고 있는 셈입니다.

 

 

집밥 같은 ‘그때그때 밥상’

 

점심시간에 까페 슬로비에 가면 카페 같은 분위기에서 밥을 먹을 수 있다. 매일 메뉴가 바뀌는 ‘그때그때 밥상’이 가장 인기다. 집에서 엄마가 차려주시는 소박한 밥상처럼 밥, 국이나 찌개, 반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매일 메뉴가 바뀐다.

 

오늘은 돼지고기숙주볶음이 메인 디쉬(main dish)인데, 육류를 채소와 볶아 영양과 건강을 동시에 배려하였다. 식재료는 대부분 유기농이며 지역의 작은 농가로부터 오는 제철 재료를 사용한다. 손님의 건강을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슬로비의 정신이 담겨 있다.

 

든든하게 식사를 하고 싶으면 ‘불끈 고기덮밥’이나 ‘카레 돈가스’를 주문하면 된다. 일반 식당과 달리 카페에서 식사를 하니 끓이거나 구우면서 먹는 음식이 아닌 정갈한 음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식사는 셀프 서비스로 제공되는데, 밥이나 반찬이 모자라면 리필이 가능하다.

 

점심식사는 11시 30분부터 14시 30분까지 가능하며, 저녁식사는 16시 30분부터 18시 30분까지 주문하면 가능하다. 도시락도 주문할 수 있다. 점심 도시락은 당일 10시 30분 이전까지, 저녁 도시락은 당일 17시 이전까지 주문하면 된다. 단, 10개 이상 도시락을 주문할 때는 이틀 전에 주문해야 한다.

 

 

 

 

 

 

‘모두의 부엌’과의 즐거운 동거

 

8월 초부터 영업을 시작한 까페 슬로비는 ‘모두의 부엌’과 동거를 하고 있다. 한 공간에 같이 있으면 불편할 것 같은데, 덧문을 닫으면 공간이 완전히 두 개로 분리된다. 카페의 안 쪽에  가정식 부엌이 자리 잡고 있어 요리교실이나 요리 관련 워크숍을 할 수 있다.

모두의 부엌에서는 남자의 부엌-가을음식과 남자의 부엌-겨울음식 강좌가 각각 9월과 11월에 4차례 있는데, 매주 화요일 14시~17시에 진행된다. 까페 슬로비는 이 강좌의 운영에 있어 메뉴 선정과 시설 관리 측면에서 도움을 주고 있다.

 

 

 

사회적 기업인 ‘까페 슬로비’

 

까페 슬로비의 모기업(母企業)은 서울시 비영리민간단체이면서 사회적 기업인 ‘오가니제이션요리’이다. 오가니제이션요리는 청소년과 여성들의 요리를 통한 성장과 자립을 위해 설립되었다.

안전한 먹거리로 요리하고, 다음 세대를 위해 사람을 키우고, 세상에 이로운 문화를 만드는 요리, 사람, 문화가 있는 공동체회사이다.

이 사회적 기업에서는 청소년요리대안학교인 ‘영셰프스쿨(Young Chef School)’을 2010년부터 운영하고 있는데 학비가 무료이다. 2년제 전일제 학교인데, 17세~22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요리로 자신과 다른 사람을 돌보며 인생도 요리하면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재학생이나 졸업생의 경우 까페 슬로비에서 실습을 하거나 인턴십을 한다. 졸업을 한 후에 직접 식당을 운영하기도 한다. 영셰프 로컬 푸드 레스토랑인 ‘제주슬로비’와 청년도시락가게인 ‘성북슬로비’가 2013년 오픈하였고, 2016년에는 경기 청년들의 커뮤니티 카페인 ‘수원 카페슬로비’가 영업을 시작하였다.

우리가 까페 슬로비에서 음식을 먹게 되면 그 수익금의 일부가 영셰프스쿨의 운영비로 사용된다. 즉 중부캠퍼스에 와서 차를 마시거나 밥을 먹으면 저절로 기부가 되는 셈이다. 착한 일을 가까이에서 실천할 수 있으니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