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저 & 라이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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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저(Bleisure)!’ 

비즈니스(Business)와 레저(Leisure)의 합성어로, 출장 중에 짬을 내어 쇼핑이나 관광 등 여가활동을 하거나 출장 전후로 개인의 휴가 일정을 덧붙여 여행을 즐기는 것을 말한다. 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이내 비즈니스 목적으로 출국한 경험이 있는 중국, 인도, 일본, 베트남, 미국 등 5개국 1,560명을 상대로 블레저 경험을 물은 결과 응답자 89.2%(1,392)가 이에 해당한다고 응답하여 높은 비율을 보였다. (한국관광공사 관광객 조사 보고서2020.12) 블레저 여행 시 경험한 관광 활동은 쇼핑’, ‘자연경관 감상’, ‘음식/미식 탐방’, ‘유명 관광지/랜드마크 방문 등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여행이 제한된 일반 관광객에 비해 상대적으로 입출국 제한이 완화된 비즈니스 관광객들의 블레저의 욕구는 더욱 높아질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볼일도 보고 견문도 넓힐 수 있어 양수겸장(兩手兼將)인 블레저 경험이 뉴스나 인사청문회 때 보면 이따금 주객이 전도되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인 적이 많다. 본업보다 부업에 신경 쓰다 보면 가끔 본의 아니게 가십거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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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스포츠 레저 업무를 주로 했던 현역 시절, 빠듯한 출장 일정 속에서도 소소한 여가활동을 즐겼다. 단골 활동은 걷기였다. 프랑스 한적인 애즈마을에서 발견한 니체의 길, 뉴질랜드의 보석 같은 밀퍼드 사운드, 부탄의 탁상 서원, 네덜란드 북해의 바닷길, 미국 동부의 아우터 뱅크스, 영주 무섬마을의 외나무다리, 새로운 외국 친구, 냉장고에 아직도 붙어있는 마그네틱 기념품, 이색 맛집 등등은 무미건조하고 곧 빛바랜 출장 보고서보다 더 멋진 비즈니스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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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라보르(Homo Labor)!’ *일하는 인간 

태초부터 일을 해야 했던 숙명적 인간에게 직장 일이나 비즈니스가 사역이나 의무가 되기보다는 삶의 에너지, 충전소가 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현대 직장인들에게 나타나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일로서 승부하려는 무모한 생각이다. 자신의 열정과 꿈을 일로 표현하고, 일을 통해 성취감과 사회적 인정을 받으려는 경향으로 인해 자칫 일은 왕관이자 독이 될 수 있는 양날의 칼이다

일만 하다가 온 인생, 출세만 추구하는 직장, 학점에만 올인하는 공부는 삶의 애드립(ad-lib)이 없어 무미건조하다.

 

 

라이레저(Lileisure)!’

'(Life)이 즐거움(leisure)이 되는 인생'을 블레저에 빗대 '라이레저'로 불러봤다. 일이 사람을 이끌어 가고 일에 치여 살며, 일을 하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것은 일 중독(Workaholic)이다. 하지만 일이 목표가 아닌 보람과 자부심이 될 때 일은 즐겁다. 일 중독자가 아닌 일을 즐기는 사람(Workafrolic, work+frolic=진정으로 일을 즐기는 자)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애쓰는 자는 즐기는 자를 당해내지 못한다. (知之者 不如好之子好之者 不如樂之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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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도 그렇다. 국영수(國英數)의 학창 시절을 거쳐 문사철(文史哲)로 지난 인생, 이제는 음체미(音體美)에 여가(레저)를 레시피로 추가한다면 색다른 맛에 풍미도 한결 풍부해질 것이다.불꽃인들 오뉴월 저 붉은 장밋빛을 더할 것이며, 불로초인들 가는 세월을 멈추겠는가? 그러므로 누구를 위하여 삶을 염려하고 걱정하려 애쓰지 말라.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한다. 코미디 Comedy! ‘함께(com)’라는 뜻과 노래(edy)’로 구성된 단어이다. 사심 없이 사람을 사랑하고 욕심 없이 자연을 즐기다 보면, 젊은 날 그토록 손에 쥐고자 했던 출세, 명예, 자산, 자랑 등은 한마디로 appendix, 별책부록에 불과함을 알 수 있다!

 

삶은 바로 그대를 위하여 오나니 인생의 일은 인생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고락은 그날로 족하다.

요컨대 그대는 단지 독백처럼 되뇌이라.

“Lileisure! That's Enough, Feeling so Good!!” 원더풀 내 인생, 브라보 마이 라이프, 즐거운 내 인생!

 


50+시민기자단 황용필 기자(yphwang@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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