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산옹기테마공원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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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화산옹기테마공원 입구
6호선 봉화산역에서 4번 출구로 나가면 봉화산옹기테마공원 안내판과 만난다. 500m 직진하여 횡단보도를 건너면 공원 입구에 다다른다. 봉화산 자락에 있는 옹기테마공원은 사계절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산책하기에도 그만이다. 특히 봄에는 향긋한 배꽃 향을 맡을 수 있고 가을에는 알록달록 단풍이 고와서 멀리 단풍놀이 가는 사람들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옹기」는 질감이나 색깔, 펑퍼짐한 모양새에서 왠지 친근감이 생기고 추억을 불러일으키게 해 더 정감 가는 중랑구에 있는 도심 속 공원이다.
▲ 옹기테마공원 가을 풍경
지금이야 흙 빛깔의 아늑함으로 방문객을 맞이하는 옹기테마공원이지만 한때는 불안감을 주는 곳이기도 했다. 폭약과 도화선, 불꽃류, 화약류가 저장되어 있었던 곳이다. 일대에 6개 동의 건물에 10톤이나 되는 양이 저장되어 있었다니 가까이 사는 사람들 마음이 오죽했을까. 불안감을 끌어안은 지역 주민들의 끊이지 않는 민원의 호소로 2014년 화약고는 비로소 이전하게 되었다.
▲ 옹기테마공원 한지 목공 체험장
폭약 등 위험물을 저장하는 건물이 들어서기 전 신내동 언저리에는 옹기가마가 8개나 있었다고 한다. 이곳에 옹기 가마터가 형성될 수 있었던 이유는 양호한 토양을 수급하기가 좋았고, 봉화산 구릉이 있어 지형적으로 적합했다고 한다. 예전엔 옹기 굽는 일에 종사했던 사람들이 200여 명이나 되었다니 플라스틱 제품이 생활화되기 전에는 옹기 제작이 번창했다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다. 그런 유래를 바탕으로 이곳에 가마를 짓고 옹기 체험장이 들어섰다. 화산옹기테마공원에는 전통 옹기가마뿐만 아니라 옹기체험장, 한지 체험장, 목공예체험장이 있다. 주변 배밭과 어우러져 체험 공간이자 휴식의 공간으로 데크광장, 옹기 정원, 전망대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북카페도 있다. 도심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 귀한 체험 거리가 될 옹기 관련 전통문화「장 담그는 날」,「물 긷기」,「메주 넣기」,「간 보기」 등의 장면을 인물 조형물로 만들어 놓아 옹기테마공원에는 사계절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 봉화산 옹기가마
현재 봉화산옹기테마공원 전통 옹기 가마는 중부지역의 특징인 용가마 형태로 신내동에 거주하는 (前)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30호였던 옹기장 배요섭(1926~)의 자문을 받아 지어졌다. 우리말「독」인 한자어「옹기(甕器)」는 쓰임새가 많았을 것이다. 궁궐을 비롯하여 양반 귀족은 물론이고 서민에 이르기까지 사용했으니 말이다. 저장성이 좋고 바람이 드나드는 통기성까지 갖추었으니 그 안에서 발효되는 김치나 장맛 좋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 민족만이 가지는 독특한 음식 저장 용기인 옹기를 구워낼 수 있는 가마를 점점 보기 어려워 아쉽던 차에 봉화산옹기테마공원은 더 의미가 있고 반갑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가마를 실제 보고 안의 구조를 살필 수 있으니 살아 있는 학습이 가능한 곳이다. 코로나로 현재 가마에 불을 지피지 못하지만, 전에는 체험 활동으로 빚은 컵이나 장식품, 옹기를 구워낼 수 있어 자기만의 작품을 소장할 수 있었다.
▲ 옹기테마공원 겨울과 가을 풍경
주변에 텃밭 농원도 있어 흙내도 마음껏 맡을 수 있는 자연 친화적인 봉화산옹기테마공원은 봄철 배꽃도 눈부시고 여름 신록도 청청하고 가을 단풍은 꽃등을 켜 놓은 듯하고 겨울에 가봐도 눈 이불을 덮은 올망졸망한 옹기들이 정겹고 포근하다. 올겨울, 머플러 따스하게 두르고 봉화산옹기테마공원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50+시민기자단 김경희 기자 (bomsky6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