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며 살아가기

 

 

빠르게 편리해지는 세상에서 점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

 

2023년을 살아가는 59살의 필자는 가끔 "세상은 편리하게 발전하고 있다는데, 나는 왜 편리해지는 세상이 점점 불편해지는 걸까?"라고 스스로 물어보며, "혹시 내가 세상 변화에 뒤처져 낙오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막연한 불안감에 싸일 때가 있습니다.

 

몇 년 전에는 사람 대신 서 있는 키오스크에 당황하여 카페나 패스트푸드점 앞에서 머뭇거리게 만들더니, 지금은 그 발음도 어려운 'GPT' 열풍이 분다며 여러 매체에서 앞다투어 보도하고 있어, “이걸 또 배워서 세상 변화에 적응해야 하나...”라며 그 막막함에 한숨짓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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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령별 디지털정보화 수준 〈출처 : 정보통신기획평가원 [2021]〉 



그래서인가요, 이런 삶의 길을 먼저 걸어갔던 인생 선배들은 "새로운 배움은 풍부한 삶을 위한 필수 요소이고, 100년의 삶이란 100년의 공부를 의미하며, 새로운 기술과 정보를 습득하여 급변하는 세상에 적응하여 사는 것은 평생의 과업이 될 것이다."라고 후배들에게 충고했나 봅니다.

 

급속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중장년 시절부터 세상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하나하나 능동적으로 배우고 익숙해지는 노력을 해나가지 않는다면, 갈수록 디지털정보 격차는 심해지고 적응이 어려워져 결국은 수많은 사람이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세상으로부터 소외되어, 풍요롭지 못한 노년을 보낼 수도 있겠다는 씁쓸한 결론에 다다르게 됩니다.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식당, 거기에는 사람 대신 기계가 서 있었다

 

요즘의 키오스크는 식당이나 카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터치스크린의 무인 단말기를 가리키지만, 원래는 이슬람 건축물에서 볼 수 있는 원형 정자를 일컫는 말로 길거리의 간이 판매대나 작은 매점을 뜻하는 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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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에 등장하는 과거의 아날로그 키오스크 출처 : 미래아이 출판사 키오스크

 

필자가 '키오스크'라는 말을 처음 접한 것은 '키오스크'라는 제목의 그림책을 보고, 그것이 길거리에서 흔히 보는 가판대 또는 구멍가게의 외래어라고만 알았습니다.

그리고 '키오스크'라는 단어를 다시 접합 것은 2021년 서울50플러스재단의 '디지털이음단'이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키오스크' 교육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동안 알고 있던 키오스크와 지금의 키오스크는 전혀 다른 개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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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차표 영화표 등의 예매와 음식 주문을 위한 디지털 키오스크 ⓒ 시민기자단 유한진 기자 

 

 

모바일 뱅킹, 홈페이지나 웹 위주의 대중교통 및 철도 예매시스템, 무인 계산기, 키오스크를 이용한 음식 주문 등은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에게는 빠르고 편리한 시스템이지만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에게는 두려움이자 공포의 대상입니다.

또한 빠르게 발전하는 디지털 세상에서 늘어나고 있는 디지털 약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는 아직 차갑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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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을 위한 디지털은 없다? 있다?] 방송에서 받은 자료 〈출처 : KBS 다큐온〉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 혁신에 따른 디지털 기술의 발전 속도와 세상의 변화에 어르신들이 미처 적응하지 못하고, 일상이 되어버린 건물이나 음식점 출입 때의 방역을 위한 QR코드 접속이나 키오스크를 통한 음식 주문 등, 생활 주변의 디지털 기기에 대한 어려움을 온몸으로 체감하며 변화된 세상으로부터 소외감을 많이 느끼며 피곤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필자 역시 키오스크 앞에 처음 섰을 때 낯설어 진땀이 날 지경이었으며, 뒤에 줄 서 있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신경 쓰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지만 그게 뭐든 처음엔 누구나 다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을 이미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기에 차분하게 잘 버텨서 첫 주문을 성공할 수 있었으며, 그렇게 자꾸 하다 보니 점점 익숙해져서 지금은 키오스크와 친하게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언젠가는 기차역 대합실에서 예약된 기차를 기다리면서, 아무도 없는 키오스크 앞에 서서 돌아오는 기차 편을 예약하고 취소하기를 반복 연습했던 적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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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오스크 교육용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한 화면들 ⓒ 시민기자단 유한진 기자

 

 

지금은 키오스크 사용법을 미리 훈련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이 있어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면, 다양한 키오스크와 마주하여 그 작동 법을 쉽게 익힐 수 있습니다.

 

 

디지털 소외 계층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디지털 소외 해소를 위해 노력들

 

디지털 소외 계층이 삶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나라에서도 보이는 세계 공통의 문제입니다.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공공단체에서는 노년층의 디지털정보 격차 해소를 위한 여러 가지 방안들을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습니다.

 

점점 늘어나는 키오스크로 인한 디지털 소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 과도기가 지나갈 때까지 사람과의 대면 거래를 일정 수준 유지 시켜서 어려움을 겪는 고령의 어르신들이 이용에 불편함이 없게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키오스크 사용을 도와주는 봉사 인력을 양성하여 필요로 하는 곳곳에 배치하는 사회적 배려는 디지털 소외 해소에 기여할 것입니다.

 

또한, 디지털 정보화 접근이 어려운 고령의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가서 디지털 교육을 진행하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 <디지털이음단> 사업은 디지털 소외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 사례입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를 해소하는 주체로 어르신들에 대한 이해가 상대적으로 깊은 50플러스 세대를 주목하고, 어르신들의 디지털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해 2021<디지털이음단>이 출범하여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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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숫자로 보는 2021년 <디지털이음단> 활동 ⓒ 서울시50플러스재단    

 

 

<디지털이음단>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디지털정보 접근이 어려운 70세 이상의 고령층을 위한 맞춤형 눈높이 밀착 교육으로 어르신들의 디지털 고민을 그들에게 친숙한 아날로그 교육 방식으로 쉽게 배울 수 있도록 돕는, 50대 디지털 강사들의 사회공헌활동 단체입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편리함과 신속함, 효율성을 선물한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그 발전을 많은 사람이 함께 더불어 누리는 환경이 되었을 때 비로소 진정한 기술 발전이 이루어졌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 풍요롭고 행복한 삶'이라는 공동의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세상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이 없도록 디지털 약자를 좀 더 배려하고, 노년에 들어서도 배움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와 세상 변화에 대한 능동적이고 유연한 대처를 지속해야겠습니다.

 

시민기자단 유한진 기자(sericolo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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