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서울시 50+재단 보람일자리 사업인 모더레이터에 참여하여 커뮤니티+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커뮤니티+ 사업은 50+ 서울시민 3명 이상으로 구성된 커뮤니티가 활동계획을 제안하면 

이를 심사 선발하여 지원하는 초기 커뮤니티 지원사업이다.

 

"100여개 이상의 커뮤니티를 만났다. 이 일도 하다보니 감이 생긴다.
이제는 지원서 보고 대표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 보면,
해당 커뮤니티가 진성인지 급조인지, 잘 될지 안될지 어느 정도는 보인다.
일정 기간 지나서 보면 나의 예측은 거의 틀리지 않는다."

 

몇가지 특징을 정리해 보면
 - 남성 위주 보다는 여성이 포함된 커뮤니티가 잘된다.
 - 광역보다는 동네를 기반으로 한 지역 커뮤니티가 잘된다.
 - 가치지향이 뚜렷한 모임이 잘된다.
 - 인터뷰에 대표 포함 여러 명이 참석한 커뮤니티가 잘된다.
 - 사적인 모임으로 보이는 폐쇄적인 커뮤니티는 가능한 지원 대상에서 배제한다.
 - 지원금에 민감한 커뮤니티는 대체로 잘 안된다.
 - 대표가 자신이 원해서 된 것이 아니라 떠 밀려 된 듯해 보이는 커뮤니티 또한 잘 안된다.
 - 의미없이 많은 회원 명단을 자랑하는 커뮤니티도 잘 안된다.
 - 스펙 좋은 회원들이 많은 커뮤니티도 잘 안된다.
 - 너무 고차원적인 사회적가치와 다양한 활동을 하겠다는 커뮤니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웬만하면 선정을 하고 지원을 한다. 왜냐하면 사업의 의미 자체가 심사하고 탈락시키기 보다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커뮤니티 활동을 경험하는 것 자체가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이것은 내 개인 생각이 아니라 재단의 정책의도이다.)

이 작은 지원을 통해 단순 친목모임이 의미를 찾아 가기도 하고, 누군가는 평생 동지를 만나기도 하고, 또 언젠가는 우리 사회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킬 단체의 씨앗을 키울 수도 있을 것이다. 적지 않은 경우 커뮤니티에서 갈등을 겪기도 할 것이고, 일부 커뮤니티는 깨지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소중한 경험이다.

돈 안되는 사람들을 만나고 돈 안되는 일을 해보는 과정 속에서 진정한 관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성장을 경험하는 커뮤니티에는 어김없이 커뮤니티를 소중히 여기는 충성도 높은 펠로우들이 있다.

우리도 이제 스스로 깨어 있는 펠로우가 되어야 한다. 대충 뽑은 리더와 그를 외면하는 구성원들, 그 사이에 모든 문제가 싹튼다.

 

 


김수동(50+모더레이터/커뮤니티플러스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