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표현을 위해 파인더를 들여다본다
사람+사진 교실
휴대전화기마다 장착된 촬영 기능으로 인해 오늘날 카메라는 우리 생활에서 시계만큼이나 흔전만전한 제품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50+세대들이 학창 시절이었을 때, 카메라는 만나기 쉽지 않은 물건이었다. 특히나 35mm 필름 카메라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고 싶어 하던 소원 목록 1호였다. 카메라를 갖고 있던 사람은 야유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이 되곤 했다. 그래서인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필름을 이용하지 않는 DSLR 카메라가 유행하는 오늘날에도 50+세대들은 카메라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카메라 관련 강좌는 어느 교육기관에서고 인기 있는 과목으로 자리한다. 어쩌면 서북 캠퍼스의 ‘사람+사진교실’도 그러한 50+세대들의 관심을 바탕으로 시작되었는지 모르겠다.
이 강좌는 원래 어느 정도 카메라를 다룰 줄 아는 등급자를 위한 것이다. 초보 수준을 막 벗어난 정도의 실력자들이 좀 더 진보된 촬영 기술을 익혀, 소위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그렇게 쌓은 실력으로 카메라맨이 필요한 여러 단체에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봉사의 정신을 실천하도록 하기 위해 개설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강좌 참여자들 대부분은 다양한 사회교육기관에서 카메라 초급 과정을 마친 50+세대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취재 당일의 수업은 야외 출사였고, 과제는 심도(depth of fields)였다. 이 과제는 촬영할 때 조리개를 열거나 조여서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을 강조하여 그림을 만들어내는 촬영 기법이다. 장소는 시청 일대 특히 유럽의 성채처럼 보이는 성공회 건물과 가을의 분위기를 풍기기 시작한 덕수궁 돌담길이다. 참여자들은 초보자가 아니기 때문에 자동 모드가 아닌, 조리개를 조작해가며 촬영에 열중했다.
“놀랄 만큼 열심히들 하십니다. 한 번 알려드리면 그걸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많이 보여요. 이렇게 열심히 하시다 보면 조만간 중급자가 다 되실 것 같아요.” 강좌를 책임지고 있는 나종민 바라봄사진관 대표는 수강생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완전 초보에서 막 벗어난 이들이 갖고 있는 열정이 대단하다고 강조한다.
수업 진행을 도와주는 박신미 모더레이터는 출사 활동 때문에 서북50+캠퍼스에 개설된 여타 과목에 비해 활동 반경이 훨씬 넓다는 점, 더군다나 학기말이 되면 전시회를 위한 성과물들을 만들어내야 하는 점 등이 걱정이지만, 이렇게 열심히들 참여하는 모습을 볼 때 기대가 크다고 한다.
한 참여자는 “파인더를 보고 대충 셔터를 눌러 찍어내는 사진이 아니라,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라는 점에서 모두가 자부심을 갖고 있다. 다만 이제 초보를 막 벗어나 미흡한 점이 많기에 작품을 잘 만들어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다른 참여자도 “예전에는 막 찍어댔는데,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에 확신이 생겼다.”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기기도 했다.
수업을 마친 후 가졌던 뒤풀이에서 더 많은 정보들이 오고갔다. 아무래도 카메라를 배우기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은 분들이라서 카메라 자체에 대한 궁금증들이 많은 듯했다. 수많은 DSLR 카메라와 렌즈들 중 어떤 것이 좋은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많고 이에 대한 의견들을 활발히 교환하는 등 열띤 자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결론은 현재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카메라와 렌즈를 충실히 사용하며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 후, 더 나은 작품세계를 펼치기 원할 때 상위 기종의 카메라와 렌즈를 이용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 모습을 보며 역시 50+들의 현명함에 감탄하였다.
이제 이 과정도 절반 정도가 끝나고 반환점을 돌았다. 학기말이 되면 이들은 또 자신이 전시할 작품을 위해 분주히 움직일 것이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사진 실력이 늘어날 것이고, 또 그렇게 성장함으로써 사회적으로 봉사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 큰 보람이 될 것이다.
글과 사진_김경일(50+홍보모더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