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현장에서 배우는 국제개발과 사회적경제
국제개발의 교과서, 필리핀 '타워빌'을 방문하여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을 통한 지속가능한 마을공동체를 직접 체험하기 위해 2016.11.14,월부터 11.18, 금까지, 4박 5일동안 필리핀 현장을 방문하였다.
참가자는 김다준 협동조합 활동가, 인생 후반기 커리어의 다양한 모색을 위해 정열적으로 활동하시는 이원진, 윤영 부부, 현직에서 퇴직하신지 10년이 지난 시점이지만 여전히 인권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하시는 박진호셈, 서북50플러스캠퍼스 교육운영을 총괄하시는 황윤주셈, 국제개발과 사회적경제 교육과정을 직접 운영하시는 협동조합 BINGO 변정희 팀장, 그리고 서북50플러스캠퍼스에서 또 다른 나를 찾아 나선 글쓴이 등 모두 7명이다.
첫날, 필리핀 대표적인 빈민촌 마닐라시 '사와타'를 방문하였다. 필리핀 NGO연합 ZOTO 사무총장이 안내하였다. 쓰레기 처리장에서 내려오는 폐수가 흐르는 강가 주변으로 형성된 빈민촌은 악취로 코를 내두를 수가 없는데 바로 그곳에서 생존을 유지하고 있었다.
강물에 떠있는 쓰레기와 함께 생활하는 빈민촌
다리 밑 교각 사이에 받침대를 만들어 마치 제비집처럼 그 속에서 생활하는 빈민들
여기 현장에서 체험한 빈민촌은 사람들이 살아갈 수 없는 환경임에도 이 곳 사람들은 웃음을 지으며 살아갈 수 있다고 한다. 수많은 NGO 단체들의 지원과 가까운 곳에 일터가 있어 굶어 죽지는 않는다고 한다. 한편 정부는 지속적으로 강제 이주를 시행하지만 전국에서 몰려드는 빈민들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극심한 빈부격차로 인해 절대빈곤에 허덕이는 국민들의 수가 전국민의 25% 정도에 이른다고 한다. 정치와 결탁한 부호들의 토지 소유, 수입에 비해 과도한 소비 문화를 조장하는 사회 분위기, 혼탁한 정부의 부정부패 등 필리핀의 정치, 경제, 사회적 복합 요인으로 인한 대다수 국민들의 절대적 빈곤 문제는 필리핀을 더욱 희망이 없게 만들고 있는 듯하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필리핀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까? 러시아를 따라 ICC 국제형사재판소를 탈퇴하겠다고 하면서, 빠른 성장을 이루고자 한다면 시끄러울 수밖에 없으므로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고 있는 듯.... 세계는 서민 출신 두테르테를 주시하고 있다.
현장실사는 사회적경제 활동뿐 아니라 활동가들과의 심도 있는 워크숍, 현장 실습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하루 하루 일정을 소화하기 힘들 정도의 빡셈 그 자체? 캠프 아시아 이철용 대표의 정열적 운영으로 보다 많은 부분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캠프에서 바라본 블라칸주 산호세 델몬테시 타워빌 이주 정착촌, 5만여명 거주, 마닐라 시내 빈민촌 '사와타' 지역 등에서 이주
2차로 진행된 이주 정착촌 가야가야 지역 37,000여명, 빈민촌 강제 이주정책에 의해 마닐라로부터 동북쪽으로 40여키로 떨어진 블라칸주 산호세 델몬테시 지역에 조성된 이주민 정착촌 2개 지역 주민 총 87,0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의 이주정책이 이주민들의 삶을 지원하는 방식이 아니고 강제적으로 진행이 되고, 외곽으로 치워버리는 데에 중점이 있어 보인다. 그런 이유로 이주 정착지 이주민의 삶을 황페화시켜 버린다. 먼저 먹고 살거리가 없다. 일터가 없다. 도로 교통이 열악해서 트라이시클, 지프니 등을 이용해서 일거리를 찾아 마닐라로 5시간을 이동하게 된다. 이지역 남자들은 마닐라로 가서 돈을 벌어 주말이면 가족과 상봉하는 생활을 하다가, 힘든 현지의 삶을 이기지 못하고 마닐라에서 또 다른 여자와 만나 삶을 이어가게 되면 이 곳 타워빌 지역의 남은 가족은 싱글맘으로 힘든 삶을 맞는다. 이 지점에서 캠프 아시아 이철용 대표의 투혼이 빛나게 된다.
캠프는 필리핀 마닐라에 현지법인 CAMP Asia를 설립하고 이곳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자립, 자활을 위해 사회적기업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교육, 보건 의료 사업을 전개하여 지속가능한 변화를 이루어 가고 있다.
캠프 아시아 프로젝트는 기승전 '익팅'이다.(igting 따갈로그어로 '불을 붙이다' ignite 라는 의미다.)
1. 지역개발 협력사업; 사회적기업 봉제센터, 직업기술훈련센터, 베이커리, 케이터링 협동조합을 주민 자치조직으로 운영하고 있다.
2011년 설립한 사회적기업 '익팅'봉제 센터는 직업훈련센터에서 4개월간의 드레스 메이킹 교육을 수료하고 필리핀 기술교육청 TESDA 국가기술자격증 취득자 중에서 채용한다. 교육이수 기간에는 훈련생들에게 쌀과 부식이 지급된다. 안정적 일자리를 위해 센터 내에 유치원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2015년부터는 가야가야 지역에 제2봉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익팅' 운영진들과의 워크숍 진행 과정에서 멤버들의 일에 대한 높은 만족도와 자긍심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는 나나이(아주머니)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워크숍, 비전 공유, 초청강연, 팀빌딩 등 다양한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지역개발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속가능한 지역개발을 위한 일자리 창출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2. 보건의료 사업; 클리닉센터, 24시간 응급구조단 ETS(Emergency Transportation System)
이주민지역은 의료 사각지대다. 의사가 상주하고 조산사와 의료인력이 상주하는 클리닉은 위 사진에서 처럼 언제나 사람들로 붐빈다.
이주민의 건강은 빈곤으로부터 시작되는 구조적인 문제다. 비전염성 질환인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등은 빈곤으로부터 비롯된다. 균형을 갖춘 영양식을 섭취할 수 없는 문제를 안고 있다. 24시간 응급의료체계는 분만, 심장 질환 등 응급 질환으로부터 이들의 생명을 구해내는 꼭 필요한 조직이다. 주민자율로 24시간 운영하는데 한국 실정으론 별 필요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 곳 현실을 모르는 얘기란다. 이 곳 주민들은 통신수단이 없고 설사 연락에 성공한다해도 구급차량이 잘 움직이질 않는다고 한다. 한마디로 빈민지역 주민들의 생명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서북 50플러스 캠퍼스 필리핀 현지실사단은 타워빌 이주정착촌 주민들을 직접 방문하여 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면서 이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3. 교육 사업; '캄포 리브로' 도서관, 차세대 꿈나무 육성사업, 장학사업, 유치원
캠프의 이철용 대표는 특히 필리핀 미래를 위해 야심차게 투자하는 사업이다. 미래 세대에 대한 교육은 이 사람들의 미래를 위한 희망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우리 부모 세대들의 교육에 대한 의욕적인 투자가 그대로 우리의 발전을 담보하지 않았던가?
4. 유기농 양계장(돈사)
이 사업은 주민 소득증대를 위해 중요한 사업이다. 특히 유기농 양계사업이 성공하여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소득 증대로 이어지게 되면 이 지역 남자들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효과를 보게 된다는 점에서 꼭 성공해야하는 사업으로 보인다. '익팅'은 나나이(아주머니) 사업일뿐이어서 남자들의 일자리가 절실한 측면이 있었는데, 그 대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분야로 판단된다.
이 기술은 한국의 기독교 공동체 보나콤의 기술을 도입하여 시험 단계에 있는데, 지난 조류 독감에도 피해없이 지나갔던 효과를 보았고, 시장가격도 일반 계란의 2배를 받고 있다고 한다. 금년부터 야심차게 병아리 750마리를 새로 입식하여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다. 꼭 성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와 같은 캠프 아시아의 지역개발 프로젝트는 2006년부터 약 10여년 동안 일군 성과이며, 이러한 연륜을 바탕으로 지금은 한국과 필리핀 주요기관의 협력으로 지난해 말 코이카 민간단체 우수사업으로 선정되었으며, 필리핀 주택개발청 40주년 기념 베스트 파트너상을 수상하였다. 캠프 아시아 현지 스뎁과 모든 자원봉사자분들의 땀과 노력으로 일군 성과로 크게 축하드린다.
우리 필리핀 현지 실사단은 캠프 아시아가 펼치고 있는 필리핀 타워빌 지역개발 사업과 사회적기업을 체험함으로써 국제개발 협력과 사회적경제가 마을공동체에 미치는 지속가능성의 의미와 개념을 보다 명확히 할 수 있었으며, 더욱 중요한 것은 50+세대가 이 분야에서 어떤 스탠스를 유지해야 하는가를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글과 사진_김가영
http://blog.naver.com/haegayou/220867430230
국제개발과 사회적경제, 필리핀 타워빌 현지실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