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살다가 내가 강아지랑 외국인인 손녀사위랑 리조트에서 자고 여행하다니...”
올해로 96세 친정엄마는 강원도 홍천으로 여행다녀온지 3일이나 지났건만 보는 사람마다
붙잡고 얘기합니다.
실은 60줄이 내일인 저도 그런 면에서는 엄마랑 같은 마음입니다.
모처럼 엄마는 못된 효녀처럼 이래야한다 저래야한다는 저의 잔소리에서 해방되어 손녀들이 해주는 얼굴맛사지며 이야기꽃에 웃음꽃주름이 봄꽃처럼 활짝 피어올랐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휴지로 눈물을 닦으시는 겁니다.
이유를 모르는 가족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까닭은 넘 행복해서랍니다.
이렇게 이 나이에 걸을 수 있으며, 왜 강원도여행을 왔는지, 아는게 얼마나 좋은지, 그래서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합니다.
가족들 모두 당신의 말을 듣는 순간 함께 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뭐가 그렇게들 바빴을까요?
부모는 자식이 철들 때까지 기다린다는 건강보장이 없는데 말이죠.
‘나의 부모돌봄이야기‘에 글이 당선된 탓에(친정엄마는 제가 손꾸락을 잘놀린 탓이랍니다)
큰딸의 강아지탓에 온가족 6명이 처음으로 오붓하게 시간을 함께 보낸 지난 주말을 오래 오래 기억하렵니다. 핸드폰 사진들을 모아 사진첩도 만들어 보려합니다. 오래 걷는게 힘든 엄마의 다리 사정으로 인해 양떼목장과 남이섬에서 충분히 구경은 못했어도 우리의 마음속 행복창고는 차고도 넘쳤습니다.
백세건강!!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누구나 하고싶은 과제일 겁니다.
어렵고도 행운도 따라야 하는 과업이 이제 4년 남았다며, 지금처럼만 건강을 유지하길 소원하는 엄마.
막내딸과 온가족들이 응원하며 손과 발이 되어드릴 것을 약속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