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컨설턴트가 바라보는 새로운 창
세상은 변하고 있습니다. 한 세기가 변화한 속도보다 지난 10년의 변화속도와 양이 더 크다고 할 정도로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50+세대가 살아온 시간은 우리나라의 경제?사회?문화가 이룬 급격한 변화의 물결 한가운데를 지나왔습니다. 그런데 정작 50+세대 본인들은 이런 변화하는 세상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혹 여전히 과거의 경험과 지식이라는 자신만의 유리가 끼워진 마음의 창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만약 새로운 시각으로 새로운 창을 열어 저 세상을 바라본다면 어떤 모습이 보일까요?
은퇴 후 달라진 삶,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야_
독자들에게 “은퇴 후 당신을 놀라게 할 일이 무엇일까요?”하고 물었던 미국 WSJ의 결과에 의하면, 첫째가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것, 둘째가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것, 셋째가 생각보다 지출이 많다는 것, 넷째가 예상했던 것보다 상실감이 크다는 것이고 다섯 번째가 새로운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다는 것 등을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들의 문화적인 배경과 상황이 우리나라 50+세대와는 매우 다르지만 그런데도 ‘상실감이 예상보다 크다’는 것이나 ‘생각보다 지출이 많다’ 등의 부정적 요소들이 공통으로 보입니다. 반면 우리와는 달리 새로운 일을 시도해 본다든지,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든지, 새로운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다든지 하는 긍정적인 시각들도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 퇴직한 50+세대들은 대부분 상실감이나 혼돈과 같은 부정적 정서를 경험하면서 좌절감이나 자신감의 축소 등으로 긍정적이고 새로운 시각을 갖기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사회 구조적으로 ‘일과 성취’라는 경제적 가치에 우선순위를 가졌기에 일이 없다는 것과 경제적 생산성이 없다는 것은 이들이 긍정적 정서를 갖고 새로운 창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어렵게 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이들에게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지 못합니다.
새로운 창으로 미래를 바라보고자 해도 어떤 것이 가능한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있다면 어떻게 첫 단추를 껴보아야 할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전혀 없습니다. 특히 사회공헌과 같은 일에 대해서는 개념조차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제, 사회공헌 활동에 눈을 떠야 할 때!_
‘프로보노’라고도 알려진 사회공헌은 미국에서 변호사들이 취약계층에 대한 법률서비스를 하는 공익활동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프로보노(pro bono)’란 ‘공익을 위하여’라는 의미의 라틴어 ‘pro bono publico’에서 나온 용어로 현재는 의료, 교육, 경영, 노무, 세무, 전문기술,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전문지식과 기술을 이용하여 펼치는 재능기부 활동이라는 뜻으로 그 의미가 확장되었습니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고 퇴직한 50+세대들이 다양한 프로보노 활동을 통해 사회봉사, 사회공헌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프로보노 활동에서 발전해 이익형 경제활동까지 이루는 예들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50+세대들이 퇴직 이후에도 계속되는 경제활동에만 집중하려는 시각에서 탈피하여 사회에서 지금껏 받았던 것들을 돌려주고 다음 세대를 이어가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보노 활동에 눈을 떠야 할 때가 되었다고 봅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얻지 못했던 삶의 보람과 만족을 얻고 나가서 자기계발과 성장을 이루는 경험으로 넓혀갈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오히려 프로보노 활동을 통해 경제활동에만 집중했을 때보다 훨씬 더 깊고 폭넓은 삶의 만족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나이가 들면서 사회의 일원으로서 진정한 성숙에 이르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미 프로보노 활동을 함으로써 삶의 만족감을 경험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50+세대에게 사회공헌에 대한 관심을 넓히라고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입니다.
다만, 한 가지 꼭 당부하고 싶은 것은 프로보노 활동은 절대 지식이나 전문성, 과거의 경험만을 앞세우는 것이 아닌, ‘공감과 신뢰’를 우선으로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경제적 가치를 우선하거나 이익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면 진정한 프로보노 활동을 이루지 못하고 결국 본인의 성숙에도 이르지 못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50+세대가 자신과 가족의 이익을 넘어서 사회의 이익을 위해 또 다른 50년의 삶을 공헌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맘으로 글을 마칩니다.
손홍택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50+컨설턴트
희망나눔세상 전문위원
* 디어 애비(abby)
칼럼니스트 폴린 프리드먼 필립스는 신문에 인생상담 연재 칼럼을 연재했는데 그녀의 상담 칼럼 ‘디어 애비’(Dear Abby)는 독자들의 공감을 얻으며 미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었습니다. ‘디어 애비’(Dear Abby)를 통해 50+캠퍼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상담 컨설턴트가 50+세대의 고민과 문제들에 대한 따뜻한 조언과 날카로운 해결책을 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