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70년 장수를 누리는 솔개는

삶의 어느 순간 부리를 뽑고 발톱과 깃털을 뽑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합니다.

그리고 힘차게 하늘로 날아올라 더 긴 수명을 누립니다.

 

사람의 일생이란 세월이 가면서 항상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맞게 마련이고 이것에 대응하는 선택에 따라 삶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유아기를 거쳐 대략 7세가 되면 간니가 나오면서 몸이 급격하게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신체적으로 부모로부터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변화하는 것입니다. 14세 무렵이면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부모로부터 정신적으로 독립하려는 변화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때가 되면 청소년들은 이성에 호기심을 갖게 되고 부모의 간섭에 저항하며, 질풍노도와 같은 감성의 변화를 겪게 됩니다.

 

21세가 되면 신체적, 정신적으로 성숙하여 성인으로서 사리판단을 하게 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나이가 됩니다. 28세 무렵에는 사회생활에서도 안정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면서 가정을 꾸리고 부모의 역할이 시작되는 나이입니다.

 

35세 정도가 되면 자녀들이 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자녀들에 대한 책임 그리고 사회에서도 중간간부의 책임이 커지기 시작하는 나이가 됩니다. 42세가 되면 자녀들이 사춘기에 들어가게 되고 자녀와의 갈등, 사회적으로도 더 큰 책임을 주면서 어깨가 더 무거워지는 부담감, 그런 것들을 꿋꿋하게 견디고 참아내며, 경험과 지혜로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면서 인생에 대한 가치관이 뚜렷해지는 시기가 이때부터이며 49세, 56세 정도가 되어 정점에 이른다고 보입니다.

 

신체적으로는 49세가 되면서 노화가 시작됩니다. 노안이 오고 치아도 문제가 생기고 다른 대사성 증후군에 시달리게 되는 나이입니다. 노화가 시작되는 나이 이후는 본인의 의지와 자기관리에 따라 젊음을 유지하면서 살 수도 있고, 나이보다도 더 늙게 살 수도 있습니다. 요즘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관리를 잘하는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그래도 나이가 들수록 변화는 생기기 마련이고 그 변화에 잘 적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은퇴 나이가 평균 53세 정도라고 하는데 상담을 해보면 대다수가 자녀들도 공부 중이고 신체적으로도 건강한 편이어서 계속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 이 연령의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이미 100세 시대는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81세(남자 77.6세, 여자 84.4세)로 알려져 있는데, 최빈사망연령(가장 많은 수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연령)은 이미 85세를 넘어섰고 2020년 무렵이면 90세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50대, 60대인 베이비부머들은 최소한 90세 이상을 산다고 가정하고 지금부터 인생 후반 30년의 노후설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솔개라는 새는 가장 장수하는 새로 알려져 있는데 최고 70세의 수명을 누린다고 합니다. 이렇게 장수하려면 약 40세가 되었을 때 매우 고통스럽고 중요한 결심을 해야만 합니다. 솔개는 약 40세가 되면 발톱이 노화하여 사냥감을 효과적으로 잡아챌 수 없고, 부리도 길게 자라고 구부러져 가슴에 닿을 정도가 되고, 깃털이 두껍게 자라 날개가 매우 무거워지면서 하늘로 날아오르기도 힘들게 됩니다. 이때 솔개는 두 가지 선택이 있을 뿐인데, 그대로 죽을 날을 기다리던가 아니면 다시 살기 위해서 매우 고통스러운 과정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은 먼저 부리로 바위를 쪼아 부리가 깨지면서 빠지게 만듭니다. 그러면 새로운 부리가 돋아나기 시작하는데 새로 돋아난 부리로 발톱을 하나하나 뽑아냅니다. 그리고 새로 발톱이 돋아나면 이번에는 날개의 깃털을 하나하나 뽑아냅니다. 이리하여 약 반년이 지나면 새 깃털이 돋아나면서 솔개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힘차게 하늘로 날아올라 30년의 수명을 더 누리게 됩니다.

 

나는 일자리를 찾아오시는 퇴직한 중장년 분들에게 생계형 일자리를 찾는 경우가 아니라면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갖고 진정으로 관심 두고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할 수 있는 일을 찾으시도록 권유해드립니다. 그러려면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고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탐구해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마치 솔개가 변화를 위해 고통스러운 시간을 갖는 것처럼,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분들에게도 불안하고 조급해질 수 있는 시간을 이겨내고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으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국내 굴지 제조업체 해외법인장에서 하루아침에 절망으로,

다시 희망으로...

 

내가 상담을 한 내담자분은 한국에서 유명한 제조업체에서 약 34년간 근무하셨고 해외 법인장도 하셨으며, 임원 진급을 바라보면서 열심히 근무하셨는데 어느 순간에 등 떠밀리듯 회사를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 좌절감과 분노 때문에 아무 일도 할 수 없었고 누구를 만나기도 싫어서 집에서 잠과 TV 시청으로만 하루를 보내셨다고 합니다. 이렇게 3개월이 흘러가고 나니 자신이 폐인이 되어 있었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과 절망감에 빠져있었는데 이것을 보다 못한 부인이 직접 자신을 끌다시피 심리 상담을 받도록 하였고, 심리 상담을 4차례 받고 나서 자신이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는 각성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이후 유튜브를 통해 재미있는 영상을 찾다가 한자의 구성을 설명해주는 영상에 심취하여 한자 공부, 중국어 공부에 이어서 명리학 공부를 하면서 삶의 의미를 되찾게 되었고, 자신과 같은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50플러스들을 위한 정책에 대해 연구를 해서 서울시 정책에 반영시킬 수 있는 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주셨습니다. 회사에서 쌓은 전문적 지식과 경험 그리고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해보고 싶은 일은 없으신지 질문드렸더니, 단호하게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았는데 그 전으로 돌아갈 생각은 없다고 하시면서 강한 의지를 보여주셨습니다. 현재 일본어 공부를 하고 계시고 일본의 50플러스정책을 연구할 계획을 갖고 계십니다.

힘든 시간을 거치면서 새로운 길을 찾으신 것이 정말 다행이었고 좋은 결과가 있기를 응원하는 마음입니다.

 

 

 

 

 

 

 

장영수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 50+컨설턴트

  

 


* 디어 애비(abby) 

칼럼니스트 폴린 프리드먼 필립스는 신문에 인생상담 연재 칼럼을 연재했는데 그녀의 상담 칼럼 ‘디어 애비’(Dear Abby)는 독자들의 공감을 얻으며 미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었습니다. ‘디어 애비’(Dear Abby)를 통해 50+캠퍼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상담 컨설턴트가 50+세대의 고민과 문제들에 대한 따뜻한 조언과 날카로운 해결책을 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