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모두 안녕히!
‘학교안전관리지원단’을 만나다
_ 50+보람일자리 참여자 인터뷰 <구길용, 서기영 선생님>
아직 캠퍼스 직원들도 출근 중인 시간 8시 30분.
캠퍼스 내부 정원을 돌아보고 계신 선생님 한 분이 보입니다.
인터뷰를 약속한 시간은 9시인데, 혹시나 하고 여쭤봅니다.
“선생님, 혹시 오늘 인터뷰...?”
대답 대신 활짝 웃어 보이십니다.
찾았다! 부지런함, 바른 생활의 표본.
학교안전관리지원단의 서기영, 구길용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50+보람일자리사업 <학교안전관리지원단> 구길용, 서기영 선생님
인터뷰 내내 인상 깊었던 건 두 분의 끊이지 않는 미소였습니다.
40년이 조금 안 되는 시간 동안 각각 경찰관과 음악교사로 재직하시다
정년을 맞으신 이후 찾은 새로운 삶이 무척이나 만족스러우심을
두 분의 표정만으로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두 분의 인생 2막에는 바로
50+보람일자리 ‘학교안전관리지원단’이 있었습니다.
두 분이 들려주시는 행복한 인생2막의 이야기,
함께 만나보시죠!
A. (서기영) 저는 석관동에 있는 장위초등학교에서 학교안전관리지원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기영입니다.
상계동에 있는 중학교에서 음악 교사로 정년퇴직을 하고, 1년 반 정도를 쉬었어요.
그러다 재작년 8월 50+서부캠퍼스에서 모집한 ‘학교안전관리서포터즈’에 지원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선생님들의 손길이 미처 닿지 않는 곳에서 아이들의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너무 만족스럽고 행복해서 2016년부터 지금까지 활동 중입니다.
A. (구길용) 저는 광진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구길용입니다.
경찰로 지구대에서 35년간 근무하다가 퇴직 후 4년 반 정도를 쉬며 보냈습니다.
가족과 친구들과 등산 다니며 놀다보니 인생을 이렇게 보내는 게 맞나 싶은 시점이 왔어요.
그때 공무원연금공단에서 ‘학교안전관리지원단’ 모집에 관한 문자를 받았어요.
그렇게 도전해 3월부터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도 안녕히, 아무 일도 없게!
A. 학교안전관리지원단은 교육과 안전 관련 직업을 가져온 50+세대가
1, 2학년 저학년 학생들이 학교생활 중의 안전을 지키는 보람일자리사업입니다.
(서기영) 저희가 처음 활동을 위해 교육을 받을 때는 심폐소생술과 수영 강습까지 받았는데요.
실제 활동하다보니 그런 기술을 쓰게 되는 일은 거의 없더라고요(웃음).
그래서 활동을 하다 보면 어떤 분들은 저희가 그저 시간을 때우는 걸로 아시기도 해요. 다른 일들을 떠안기도 하고요.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순간들에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요.
담임선생님과 떨어져 있는 시간들, 이를테면 등하교길이나
점심시간 중에 아이들이 행여 뛰어다니거나 장난을 칠 때 발생할 수 있는 일들이 있어요.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일들을 미연에 방지하고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겁니다.
(구길용) 맞아요. 계단이나 복도에서 심하게 뛰어노는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다치지 않도록 알려주고 심하게 싸우지는 않나 관찰하는 게 일이예요.
점심시간에는 운동장 제일 높은 곳에서 아이들을 관찰하는 게 일이고요.
그게 매일 같고 반복이 되지만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니 아주 보람차고 기분이 좋습니다.
(서기영) 사실 기억에 남게 큰 역할을 한 건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게 하루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됐어요.
# 아저씨 친구, 초딩들을 만나다
A. (서기영)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기를 얻는다고 할까요?
아이들이 활발하게 모여 노는 걸 보면 제가 어린아이가 되는 기분이에요.
실제로 아이들에게도 어렵지 않게 다가가고 교감하려고 어린아이가 되려고 노력해요.
아이들의 언어로 말하고 하이파이브로 인사하고 그러면서요.
별명이요? 아이들은 뭐 아저씨라고 부르죠(웃음).
(구길용) '아저씨 친구'라고 부르기도 해요.
저희가 활동하는 걸 선생님들이 사진으로 찍어 보여주면서 어떤 역할을 하시는지 알려주셨나 봐요.
그래서 선생님, 아저씨 하면서 인사도 하고 그렇죠. 가끔 어떤 녀석들은 “할아버지”하고 부르기도 하고요.
#뭐라도 더 주고 해주고 싶은 예쁜 아이들
A. (구길용) 3학년 여자아이인데요.
어느 날 점심시간에 제게 오더니, “아저씨, 제가 물을 한잔 드리겠습니다.” 하는 거예요.
그래서 “아저씨는 점심 먹고 물 많이 마셔서 괜찮아.” 그랬더니, “제가 드리는 건 그냥 물이 아니에요.”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친구가 주는 물을 마셨어요.
제가 점심시간에 햇빛을 보고 운동장에 있는 게 마음이 쓰였나 봐요. 참 똘똘하고 예쁘더라고요.
그 아이는 커서 뭐가 되도 되겠다 생각했어요.
(서기영) 저는 등하교길에 안전지도활동을 할 때마다 와서 90도로 꾸벅 인사를 하고 가는 남녀 친구 둘이 기억나네요.
그 중 여자아이는 이름이 효진인데 이제 5학년이예요.
효진이는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 한번, “감사합니다” 하고 꼭 인사를 두 번씩 하고 가요.
괜히 기분이 좋아지죠. 그래서 어떤 날엔 집에서 인형이나 볼펜 같은 걸 챙겨 와서 몰래 주곤 해요.
#얼굴빛이 달라졌대요
A. (구길용) 다들 그래요. 먹고 살 것도 있는데 여행이나 다니며 쉬지, 또 일을 하냐고요.
그러면 제가 그러죠. 놀아보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학교에 안전관리지원단으로 다니면서 보니 새로운 사람들도 만날 수 있고 좋아요.
아이들이 뛰어 노는 걸 보면서는 나도 이런 때가 있었나, 생각도 해보게 돼요.
선생님들 보면서는 청년 때 생각도 해보고요.
제가 이렇게 즐겁게 이 일을 하다 보니 주변에 다른 활동을 하는 친구들도
학교안전관리지원단 모집할 때 되면 알려달라고 해요. 같이 하자고요.
(서기영) 아내가 그래요.
“주현이 아빠, 놀 때에 비하면 얼굴빛이 달라졌어.”
돈벌이의 문제라기보다 책임을 가지고 활동을 할 때 빛이 나는 것 같다나요.
30년을 넘게 얽매인 생활을 해왔잖아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저희 때는 토요일까지도 근무를 했어요.
지금도 학교보안관처럼 매일 정해진 시간을 꽉 채워서 활동을 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근데 저는 그건 자신이 없더라고요. 그 친구들 보면 저보다 수입도 용돈도 넉넉하지만,
저는 지금처럼 하루에 3~4시간 정도, 일주일에 두세 번 활동하는 게 좋아요.
그 시간에 봉사활동 할 수 있는 것도 좋고 어딘가에 적을 두고 활동하는 것도 힘이 되고요.
무엇보다 여유로움이 좋아요.
#건강하게 오래오래
A. (구길용) 아침에 출근할 곳이 있다는 자체로 저는 행복합니다.
학교는 참 신선한 곳이거든요. 선생님도 아이들도 다 그래요.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내가 찾아서 하면 되니까요.
그동안의 나의 경력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이니 보람도 있고.
그래서 저는 앞으로 그저 오래 살면서 즐겁게 이 일을 하고 싶어요.
건강하게 수명 늘이기, 이게 제 목표입니다.
(서기영) 저도 적을 두고 활동을 하는 지금이 참 행복합니다.
초등학교 어린 학생들 덕분에 제가 젊어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주변에 동창들에게도 같이 하자고 권할 수 있어요.
저는 일을 하는 게 오래사는 비결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저의 인생 2막에는 장애가 있는 분들을 보조하는 일도 기회가 있다면 해보고 싶어요.
물론 지금은 학교안전관리지원단이 제일 좋고 열심히 할 거예요.
#흉내 낼 수 없는 백만불짜리 미소, 좋은 분 옆에 또 좋은 분
인터뷰를 마치고 지금껏 '학교안전관리지원단'을 지원하고 계신 보람일자리매니저 공명자 선생님과도 포즈를 취해주셨습니다.
이건 마치 '예쁜 애 옆에 또 예쁜 애'라는 어떤 걸그룹처럼, '좋은 분 옆에 또 좋은 분' 이네요.
세 분의 미소만 보더라도 마음이 참 편해지는 것 같습니다.
삶의 목적와 의미를 알고 앞으로 걸어가면 저도 언젠가는 저런 미소를 가질 수 있을까요?
"나중에 더 좋은 50+가 될 거예요"
라는 말씀으로 응원을 보내주시는 선생님들 덕분에 또 희망을 가져 봅니다!
“슈퍼스타가 된 것 같아요.”
사진 찍는 걸 유독 쑥스러워하시던 두 분 선생님은 포즈를 부탁 드리니 수줍게 브이를 하셨습니다.
그러나 수줍었지만 분명한 ‘승리의 V’!
두 분의 환한 미소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닌
열심히 일한만큼 누리는 인생 2막의 여유와 즐거움 때문임을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구길용, 서기영 선생님, 그리고 학교안전관리지원단 모든 분들!
오늘도 아무 일 없이 안녕한 어린이들과의 하루를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오늘도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