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회사에 다니는 안 과장은 하루에 알약 12종을 챙겨먹는다. 매일 오후 3시, 알약을 먹는 걸 놓칠까봐 알람까지 맞춰놓고. 눈에 좋은 루테인, 면역세포 생산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D, 간 건강에 좋다는 밀크시슬, 혈액순환과 염증에 좋다는 오메가3, 장 건강에 효과적인 프로바이오틱스, 피부 보습에 좋은 히알루론산... 나열하기에도 끝이 없는 건강기능성 식품. 이제 하루라도 챙겨 먹지 않으면 몸이 안 좋아 질 것 같다고 말한다.
글. 김준영
몸이 예전 같지 않아요, 건강부터 챙기자!
인간에게 있어 건강하지 않는 삶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성공도 명예도 돈도 좋지만, 건강이 없다면 실패한 인생이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건강을 챙기고 살기란 쉽지 않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말처럼 몸이 말을 걸면 이미 늦은 것이다.
기름진 음식이나 잘못된 식습관으로 늘 자신의 몸에 미안함을 안고 사는 현대인은 몸에 사죄하는 심정으로 어떻게든 건강을 지키려고 한다. 시장조사 전문 기업인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전국 16~65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건강기능식품’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건강에 신경은 쓰지만, 스스로 건강하다는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현대인이 ‘건강 기능성 식품’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절반 이상의 조사자가 코로나19로 인해 건강 기능 식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했지만, 대체로 건강 기능성 식품은 눈에 띄는 효과를 기대해서라기보다는 심리적 만족 때문에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68.7%가 건강 기능성 식품을 섭취하면 ‘건강을 지키고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생긴다는데 공감한 것이다. 그만큼 건강 기능성 식품 복용이 건강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준다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건강 기능성 식품을 복용하게 된 계기는 ‘이제 왠지 먹어야 할 나이가 된 것 같아서(49.9%, 중복응답)’, ‘하루하루 몸이 예전과 달라지는 것을 느껴서(48.4%)’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건강 기능성 식품을 먹으면서 가장 기대하는 효과로는 ‘면역력강화(64.6%, 중복응답)’와 ‘피로회복(60%)’이었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복용하고 있는 건강 기능성 식품으로는 비타민C(67.3%, 중복응답)와 오메가3 지방산(43.7%), 홍삼(43%), 프로바이오틱스(39.6%), 건강즙(37%), 비타민D(35.6%) 등으로 나타났다.
건강관리는 좋지만... 건강염려증 우려
건강 기능성 식품을 먹다가 하루라도 안 먹으면 컨디션이 안 좋아 진다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부류의 사람이라면 사소한 증상에도 걱정을 하며 건강염려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염려증이란 자신의 신체적 증세나 건강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이다. 실제 몸에 별 문제가 없는데도 몸 상태가 안 좋게 느껴지면 지나치게 불안해하는 것이 특징으로 강박적 행동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보건복지부 ‘OECD 보건통계 2019년’ 자료에 따르면, 호주(82.5%), 미국(87.9%), 뉴질랜드(88.2%) 등 오세아니아와 북미 지역 국가에서는 조사대상 10명 중 9명이 본인이 건강하다고 생각한다고 조사 되었다. 반면 한국(29.5%)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한국인이 상대적으로 자신의 건강에 대해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여기는 경향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신체적·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준다면 적당한 건강 기능성 식품 섭취는 필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부작용이나 오남용의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2~3가지 정도의 건강식품을 섭취하는 것은 나쁘지 않을 일이지만, 뭐든 과하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SNS의 각종 과대광고를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홈쇼핑 채널의 무분별한 맹신도 해가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에게 꼭 필요한 영양성분이 무엇인지를 체크하고, 그에 따른 건강 기능성 식품을 똑똑하게 잘 골라내는 일이 현명한 건강 지킴이가 되는 지름길일 것이다.
[상기 이미지 및 원고 출처 : 신한 미래설계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