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세대 중에 적지 않은 분들이 공통으로 하는 얘기가 하나 있다. 젊은 사람보다 기성세대가 오히려 눈치를 더 본다는 것이다. 그만큼 기성세대가 요즘 젊은 세대와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누가 먼저 소통의 물꼬를 터야 할까? 조직에서는 리더가, 가정에서는 부모가 그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예외는 있겠지만, 기성세대가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야 한다. 약자보다는 권력을 가진 자가 어른으로서 더 배려하는 게 모양새가 더 낫지 않은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 있다. 밀레니엄 세대가 원하는 소통이 무엇인지 알 필요가 있다. 희대의 바람둥이 카사노바가 했던 얘기에 귀 기울여보자. “내가 남들과 다른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기 위하여 내 전부를 걸었다는 점이다.”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이 있었기에 당대 뭇 여성들의 마음을 뺏지 않았을까? 대한민국 요즘 세대의 마음을 얻고 싶다면, 그들이 보이는 소통의 특징을 알 필요가 있다. 지난 시간에 살펴본 요즘 세대의 특징을 기억하는가? 그들의 일곱 가지 특징에 맞춰 소통의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요즘 세대 소통의 특징>
첫째, 질문자인 요즘 것들은 말을 자르는 순간 마음을 닫는다.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면, 그들은 얘기하지 않는다. 둘째, 조급증 어른이인 요즘 것들은 10분 이상 답을 기다리지 않는다. 셋째, 학습자인 요즘 것들은 배울 게 없으면 무시한다. 소위 말해서, ‘쌩깐다’는 것이다. 넷째, 최신기술 숙련자인 요즘 것들은 혼자가 편한 온라인 소통 전문가이다. 다섯째, 의미추구자인 요즘 것들은 명확한 설득 논리를 원한다. 여섯째, 현실주의자인 요즘 것들은 멘토가 아니라 진솔한 소통의 파트너를 원한다. 일곱째, 성취주의자인 요즘 것들은 연줄 따윈 관심 없고 공정한 평가와 대우를 원한다.
이렇듯 기성세대와 너무 다른 특징을 가진 요즘 세대와 어떻게 소통해야 할까? 기성세대가 옳다고 생각했던 소통 방식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세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우선, ‘권위적 언어’ 대신 ‘사적인 언어’를 써보자.
팀 페리스가 쓴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라는 책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타인과 대화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이유는 ‘사적인 언어’를 모르기 때문이다. ‘회사의 언어’를 그대로 가정에서 쓰다 보니 자녀와 대화를 나누지 못하는 것이다.“ 잘되는 부서, 잘되는 집안은 다 이유가 있다. 공통점은 대화가 많다는 것이다. 대화의 주제나 사용하는 단어부터 다르다. 자신의 삶을 공유하면서 사적인 언어 즉 또래 언어를 곧잘 활용한다. 관종, 소확행, 케바케, 사바사... 필자가 잘 아는 베이비붐 세대 김 소장은 직원들과 일할 때 이런 단어를 정말 자연스럽게 잘 쓴다. 그는 자녀뻘인 밀레니얼 세대 직원과 소통에 어려움이 없다.
둘째, 빨리, 자주, 정확하게 피드백하자.
밀레니얼 세대는 컴퓨터, 인터넷 등 최신 기기의 영향으로 빠른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하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되도록 빠른 피드백이 효과적이다. 실제 요즘 세대는 피드백이나 의사결정이 빠른 리더를 유능한 리더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밀레니얼 세대 54%가 일주일 내지는 매일 피드백 받기를 원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혹시 평가 시즌이나 그럴싸한 기회가 만들어져야만 마지못해 대화하는가? 평상시에 티타임을 통해 스몰 토크(Small Talk)를 하면서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보자. 또 밀레니얼 세대는 칭찬에 익숙하다. 특권의식도 강한 편이다. 그래서 충고, 질책 등 부정적인 피드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되도록 감정을 배제하고 정확하게 할 얘기를 솔직하게 전달하는 기술은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말하기’보다는 ‘듣기’위해 노력하자.
나이가 들면 자연히 말이 많아진다. 인생 경험이 쌓이면서 하고 싶은 얘기도 많아지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경청이 갈수록 더 어려워진다. 의식적으로 처음 5분은 질문을 하며 요즘 세대의 얘기를 듣는 연습을 해보자. 최근 기업에서는 후배가 선배에게 조언을 하는 역 멘토링(Reverse Mentoring)이라는 게 점차 유행하고 있다. 역 멘토링을 통해 신입사원이 경영에 훈수를 두기도 한다. 실제 구찌, 버버리 같은 회사들은 역 멘토링을 활용해 밀레니얼 세대의 의견을 사업에 반영하면서 새로운 성장의 계기를 맞은 대표적인 회사이다.
<요즘 세대와 소통하는 방법>
물론 세대 간 원활한 소통은 기성세대의 일방적인 노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밀레니얼 세대도 소통을 위해 함께 힘써야 한다. 그들은 기성세대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하고, 좀 더 세련되게 자기주장을 하는 기술도 익혀야 한다. 아울러 기분 좋게 요청하고 거절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모든 세대는 자기 세대가 앞선 세대보다 더 많이 알고 다음 세대보다 더 현명하다고 믿는다.”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의 말이다. 세대 간 소통은 말처럼 그렇게 쉬운 게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기성세대가 먼저 어른답게 젊은 세대를 더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진심으로 다가갈 필요가 있다.
<요즘 것들> 저자, (주)데이비스스톤 대표이사 허두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