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의 성장과 행복, 삶을 연결합니다'
신중년의 삶을 재설계하고 자원을 연결하는 서비스,
'라이프앤코칭플랫폼'을 창업한 류정화 대표를 소개합니다.
"사람들의 아지트가 되는 삶을 살고 싶어요."
딸, 엄마, 주부이자 직장인, 교사, 프리랜서 등 다양한 정체성으로 사람들을 만나온 류정화 대표는
인생 3분기를 맞아 사회적 기업가로서의 새로운 자아실현을 모색하고 있다.
개인 간의 연대감과 소통이 도시 자생력과 활력의 원천이라고 말하는 그는
<점프업 5060>을 통해 신중년의 경험과 자원을 연결하는 ‘라이프엔코칭플랫폼’을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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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반갑습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라이프엔코칭플랫폼의 류정화입니다. 최근 50세를 넘기면서 인생의 100년 중 3분기를 맞았네요. 첫 25년간 저는 괜찮은 자녀였고, 이후 25년은 괜찮은 아내이자 부모였다고 생각해요. 다음 25년은 ‘괜찮은 나’로 살고 싶어서, 사회적 기업가로서 창업을 결심하게 됐어요.
Q. ‘괜찮은 나’의 정체성을 사회적 기업가로 설정하신 계기가 있을까요?
어릴 때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사업가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있었어요. 육아 전까지는 외국계 증권회사에서 일하다가 그만두었고, 30대 초반부터는 코칭 공부를 해서 4년간 진로상담교사로 근무를 했어요. 이후로는 주부였으니 파트타임 코칭을 주로 했고요. 상담 일을 하다 보면 몇 년 후 아이들이나 학부모에게서 종종 연락이 와요. 주로 “그때 선생님이 해주셨던 말씀 때문에 나아진 삶을 살게 됐어요.”와 같은 피드백이죠. 저는 누군가에게 좋은 역할을 했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마다 영혼이 채워지는 느낌을 받아요. 이제 제 아이들은 따뜻한 성인으로 잘 자랐으니, 본격적으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펼쳐나가려고 해요.
Q. 어떤 아이템으로 사회적 가치 실현을 하고 싶으신가요?
저는 신중년과 경력단절 여성의 생애를 재설계하는 ‘코칭’, 그리고 이들이 가진 삶의 자원을 연결하는 ‘링킹’ 플랫폼을 구축하고 싶어요. 전문성을 가진 시니어들이 많지만, TV에 나올 정도의 분들은 이미 무대가 있잖아요. 하지만 모든 사람이 대학교수거나 TV에 나올 만한 활동을 하는 건 아니거든요. 충분히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었더라도요. 시니어의 진로와 생애를 재설계할 수 있는 코칭 전문가들을 연결하고, 자신의 재능을 선보일 수 있는 프로그램과 클래스를 구성할 계획이에요.
특히 저의 플랫폼은 지역과 일상에 좀 더 밀착되어서 지역 내 사람들을 연결하는 아지트로 기능했으면 해요. 장소와 사람, 감정과 정서의 연대를 만들어내는 것이 제 사업의 핵심 가치고요. <라이프엔코칭플랫폼>에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았어요. 라이프 ‘앤(and)’ 코칭이기도 하면서, 삶‘에는’ 무엇무엇이 필요하다는 뜻을 살리고 싶었죠. 서로의 필요와 콘텐츠를 연결하고, 그 과정에서 지역의 활력과 연대를 만들어내고 싶어요.
Q. 경력단절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건 대표님의 개인적인 삶의 경험 때문일까요? 육아나 주부로서의 상황 때문에 일을 그만두신 적이 있는 것 같아서요.
제 서비스는 개인적인 경험들의 총체죠. 경력단절뿐만 아니라, 전문직임에도 직장에서 여성으로서 겪었던 불이익이나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느꼈던 불합리, 완전히 전업주부였던 시기도 있었으니 자아 정체성의 문제도 경험했고요. 유년기도 1남 5녀 중 가운데 딸로 자라서, 남아선호사상이 강하던 시대에서의 생존 본능마저 길러진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사회적 소수자라는 건 ‘메인 파워’에서 밀려난 상태잖아요. 여성으로서의 경험 외적으로도, 오랫동안 프리랜서로 살아왔는데 이제 나이까지 들어가는 거예요. 사회구조의 중심에서 더 밀려나게 된 거죠. 재작년에 외할머니가 100세가 되셨는데 축하잔치를 하던 날 불현듯 남은 세월에 대한 압박감을 느꼈어요. 100세의 할머니를 눈앞에 두고서야, 살아온 만큼의 50년을 앞으로 더 채워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체감한 거죠. 그때 더욱 시니어의 무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Q. 그러고 보면 50플러스재단의 기업 버전, 코칭 특화 버전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기존 재능 거래 플랫폼들의 시니어 버전 같기도 하고요.
실제로 50플러스재단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규모로 봤을 때 50플러스재단이 일종의 백화점이고 타 플랫폼이 편의점이라면, 저는 동네의 사랑방인 작은 구멍가게를 하는 거죠. 가능하다면 ‘힙hip’한 구멍가게가 되고 싶고요. (웃음) 작은 만큼 밀착성의 장점이 있으니, 사람들을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면 빠르게 새로운 걸 시도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물론 대다수는 백화점을 더 좋아하겠죠. 하지만 구멍가게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있거든요. 모두가 즐기는 치킨도 브랜드가 여러 종류잖아요? 사람마다 특별히 찾는 것이 있기 마련이고, 저는 그 선택의 다양성을 위해 꿋꿋이 존재하고 싶어요.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강의에서도 어느 한 개인에게 도움이 된다면 전 그 강의가 충분했다고 만족하는 편이거든요.
Q. 지역의 활력과 개인 간의 연대감 이야기도 하셨는데요.
라이프엔코칭플랫폼과 도시재생의 연관성을 좀 더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도시가 자생력을 갖추고 활성화되려면 그 도시의 인프라를 활용하고 즐기는 사람이 존재해야 하죠. 하지만 부수고 짓는 도시개발의 과정에서는 반드시 소외되는 사람들이 생기고 말아요.
저는 개인의 성장과 활력, 주민 간의 연대가 도시재생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 라이프엔코칭플랫폼은 도시 안의 ‘사람재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죠. 오래된 장소가 시간으로 물든 근사한 매력을 가지고 있듯이, 사람의 늙음도 ‘낡은 것’이 아니라 ‘원숙해지고 익어간다는 것’이라는 가치 공유를 하고 싶어요. 사람이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의 소통을 모색하고 싶고요.
Q. <점프업 5060>에 참여하시면서 얻으신 성과나 도움이 되었던 지점은 무엇인가요?
구체적으로 자신을 점검할 수 있었다는 점이요. 특히 성과 보고회를 위한 PT를 준비하는 시간이 제겐 가장 큰 도움이 되었어요. 일을 추진하다 보면 중간중간 망설이게 되는 시점들이 생기거든요. 그냥 안 하면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더러 들고. 그런데 수행해야만 하는, 누군가로부터 요구받는, 일종의 결과물을 위한 과제들이 계속 있는 거죠. 데드라인은 이 과제들에 스스로 마침표를 찍어 완성하도록 하는 채찍질이 됐어요.
<점프업 5060>에서 만난 동기들은 큰 자극이었어요. 그동안 친구들과 다른 컬러를 지닌 데서 오는 정서적 외로움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50플러스재단을 발견했고, ‘나와 같은 가치를 지향하는 사람들’,
심지어는 ‘나보다 먼저 이 길을 걸어온 사람들’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 거예요.
더는 외롭지 않았고, 같은 길을 바라보는 동료들에 대한 연대감과 존경심을 통해
큰 힘을 얻어 나아갈 수 있었어요."
Q. 가까운 미래의 계획이나 최종 목표가 있으시다면요?
본래 업인 코칭은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었지만, 펜더믹으로 불가능해지자 앱 개발을 통한 온라인 플랫폼으로 방향을 틀었어요. IT에는 문외한인데 다행히 도와주시는 분이 있어서 추진할 수 있었죠. 코로나 이후, 온라인으로 서로 연결이 필요하다는 데 대한 합의와 수요가 조성되었으니 어쩌면 온라인 서비스가 시대적 니즈를 충족하기에는 적합한 면도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정서적 가치를 채우기에 온라인은 다소 부족한 측면이 있어요. 현재의 온라인 플랫폼은 오프라인으로 뻗어가기 위한 초석으로 삼을 생각이에요.
나아가 제 인생의 3분기인 앞으로의 25년은 사람들의 아지트가 되는 삶이었으면 해요. 사람을 만나는 일은 즉각적인 반응이 오거든요. 그 반응이 항상 제 삶의 원동력이 되겠죠. 그만큼 사람과의 교감을 통해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가끔은 돈이 없어도 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경제적인 걸 무시할 수는 없으니까요. 어딘가의 독지가가 나타나서 후원을 해주신다면 정말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쁘고 돈은 많은데, 너무 바빠서 좋은 일을 못 하는 분이 있으시다면 저를 꼭 기억해주시길 부탁드릴게요. (하하)
Q. 끝으로 도시재생 창업을 준비하는 신중년 세대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점프업 5060>을 통해 제가 느꼈던 건, “죽지 않았다, 시니어.” 나이가 들면 루저loser 취급을 하기도 하는데, 저는 올해 여전히 불타오르는 마음을 가진 신중년들을 만났어요. 사람은 모두가 늙고, 심지어는 더욱 오래 살 거란 말이에요. 그렇다면 잘 살아남아야겠죠. 사람이, 우리가 사는 도시와 지구가, 지속가능한 형태로 잘 살아남을 수 있도록. 서로에게 이로운 일을 하면서요.
그냥, 저질러 보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생각하고 고민하는 동안에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걸 우리는 이미 알고 있잖아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