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인생, 귀 건강을 지켜야 행복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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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많은 기관 중 어머니 뱃속에서 제일 먼저 생기는 기관이 뭔지 아세요? 바로 소리를 듣는 귀라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떠날 때 가장 마지막으로 기능이 사라지는 기관 역시 귀라고 합니다. 한 생이 시작될 때 제일 먼저 소리로 세상을 만나고, 한 생이 마감될 때 마지막 순간에 소리로 세상과 이별을 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임산부들이 클래식 음악으로 태교를 하고 임종의 순간, 부모님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일들이 너무나 소중한 일인 셈입니다.
50+시민기자단 활동을 하고 있는 기자의 평상시 직업은 보청기센터의 원장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소중한 귀와 소리를 지키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50+인생을 잘 살아갈 방법 중 하나로 귀 건강과 난청 관리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
소리가 잘 안 들리는 난청 증상은 갑자기 발생하기보다는 양쪽 귀가 조금씩 천천히 안 들리게 되며, 30세부터 시작되기도 하지만 실제로 잘 안 들린다고 느끼게 되는 때는 40~60대가 많습니다. 실질적으로 50+ 인생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체로 남자에게 더 일찍 나타나기 시작하고 진행 속도도 여자보다 2배 정도 더 빠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빠르게 말하는 것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덜 익숙하거나 복잡한 단어, 소음, 혼란스러운 환경에서 들리는 말을 이해하기 힘들어합니다. 또 난청이 진행됨에 따라 소리가 어디서 나는지 구분이 힘들어지며 불분명하고 작게 들리게 됩니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와 국립노화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노인성 질환인 난청과 #치매는 서로 연관이 있다고 합니다. 난청이 있는 경우 치매 발병률이 평균의 약 두 배, 중도 난청의 경우에는 세 배, 고도 난청의 경우에는 다섯 배 높게 발생하였습니다. 난청이 심한 노인일수록 치매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결과인데 60세 이상의 노인에게 발생한 치매의 경우 약 3분의 1가량이 난청과 밀접한 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난청은 속 귀의 영역에서 발생하는 감각신경성 난청과 귓구멍과 고막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전음성 난청, 그리고 이 두 가지가 함께 나타나는 복합성 난청의 형태로 나타나며 전형적인 증상은 양측 고주파 영역의 청력 감소입니다. 더불어 말소리를 구별해서 알아듣는 능력인 어음 변별력이 감소하면서 청각 중추에서 정보처리 능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난청을 겪고 있는 분들은 소리를 듣지 못한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소리는 들리지만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으며 이러한 증상은 시끄러운 곳에서 더 심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또한 전화 받기가 불편해지고 사람을 만나더라도 동문서답하는 경우가 많아 자신감을 잃게 됩니다. 결국 외부 활동을 스스로 제한하여 대인 관계가 위축되고 무력감을 느끼게 되어 우울증에 빠지기도 합니다.
난청이 있을 때는 보청기나 인공와우를 통해 적절한 외부 자극을 줄 수 있다면 난청으로 생기는 불편함을 해소할 뿐 아니라 인지 기능의 장애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단순히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불편을 넘어 인지장애나 심리적 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는 난청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대부분 나이가 들면서 유전적 원인이나 환경적인 영향에 축적으로 청력이 나빠지지만, 큰 소리를 듣지 말라는 것 이외에는 뚜렷한 요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우선 평상시에 우리 귀를 소중히 여기고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귀는 혈류 변화에 민감한 기간으로 신체의 다른 부분은 평상시 혈류량이 절반 정도로 줄어든다고 해서 탈이 나타나진 않지만, 귀는 그렇지 않습니다. 혈류 변화에 영향을 주는 병들, 특히 당뇨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귀 관리를 잘해야 하고 스트레스나 흡연도 혈관 수축을 초래하여 내이로 가는 혈액 순환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잘 관리해야 합니다.
귀 건강과 난청을 예방할 수 있는 관리 생활 수칙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어폰을 자주 사용하는 등 큰소리에 장시간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요즘은 젊은 층에서도 난청이 심심찮게 발생하는 것을 봅니다. 장시간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거나 게임을 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제일 큰 원인입니다. 특히 지하철 안에서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것은 몹시 위험한 일입니다. 달리는 지하철의 소음은 생각보다 큽니다. 그 소음을 뚫고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이어폰의 출력이 소음보다 커야 합니다. 이런 큰 소리를 지속해서 듣는 것은 비행기가 이륙하는 공항에 오랫동안 서있는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귀에 부담을 주게 됩니다. 불가피하게 지하철 안에서 음악을 들어야 한다면 잠깐씩만 듣도록 해야 합니다.
소음으로 발생하는 청력 손상은 소음의 강도와 노출된 시간에 비례합니다. 따라서 소음이 심한 곳에서는 적합한 귀마개를 하는 것이 귀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합니다. 소음이 심한 작업장에서 근무해야 하는 경우라면 소음에 의한 난청 예방을 위해 반드시 청력 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합니다.
가능하면 담배는 끊고 담배 연기에 노출되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술과 담배는 혈관 질환의 주요 악화 요인으로 미세혈관 장애를 유발하여 난청을 일으킵니다.
스트레스는 혈관 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오는 여러 호르몬 중 베타 아드레날린은 혈관 수축을 유발해 청신경과 청각 세포 기능을 저하시켜 청력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뇨병, 신부전,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은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노년층에 많은 심혈관 질환은 미세 혈류 장애를 일으켜 난청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도 내이로 흘러가는 혈류에 장애를 일으켜 난청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신부전이 악화되면 고 음력의 난청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한번 손상된 청력은 다시 회복되지 않습니다. 난청이 왔을 때 보청기 등으로 귀를 지키지 않으면 청력 손상은 계속 악화의 방향으로 진행됩니다. 다행인 것은 의술과 기술의 발달로 보청기 같은 보조기기로 손상된 청력을 보상해서 다시 들을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건강한 내 귀에는 비길 바가 아니겠지요.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 창밖의 새소리, 아이들 웃음소리, 그리고 영혼을 울리는 음악 소리는 그저 의사소통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질을 좌우하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지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귀는 소리를 잃어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소리를 듣는 귀가 내게 전하는 비명은 나만이 들을 수 있습니다. 마음을 기울여보세요.
50+시민기자단 김재덕 기자 (hamoone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