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대이음단 활동 현장 취재
「스마트한 시니어가 되어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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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했던 삶을 내려놓고 이제는 은퇴 후의 삶을 꾸려야 하는 시니어들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경제활동의 수요에서 밀려났어도 즐겁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고 세상과의 소통은 당연히 필요한 가치다. 그런데 코로나의 여파로 온라인 중심의 정보사회에 적응해야 하는 고충이 따르고 있다. 정보화 기기의 활용 역량이 시급한 때가 도래한 것이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90%를 넘어섰다. 지구촌 인류의 당연한 휴대 품목이 되어버린 세상이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속 비대면 소통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고령층의 디지털 역량 격차에 따른 문제가 생겨났다. 이와 직결된 해결 방안으로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는 스마트기기 관련 맞춤형 교육지원 서비스를 마련했다.
서울시에서는 지난 3월과 5월에 교육 수요조사 및 활동처 간담회를 시작으로,디지털 콘텐츠 제작을 마치고 100명의 참여자를 모집했다. 현재 4주간의 교육을 마친 참여자들이 7월부터 ‘50+디지털 세대이음단’ 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서울시 강서구 방화6종합사회복지관에서 디지털 세대이음단 교육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기에 찾아가 보았다. 가을볕이 환하게 드는 강의실에서 한 분의 강사와 두 분의 시니어 참여자가 학습 중이었다. 조용한 가운데 차근차근하게 일러주는 강사의 가르침에 두 분의 배움 욕구가 돋보인다. 끊임없는 질문과 눈높이 맞춤의 반복적 학습으로 기어이 문제 해결에 이르는 모습이 교육의 기쁨으로 이어진다.
-지금 무엇을 배우고 있는 중인가요?
참여자 이금순 님 : “해외에 사는 지인이 몇 명 있어요. 그래서 오늘은 그들과 시차에 따른 소통을 하려고 현지 시각 검색하는 방법과 가능한 시간에 통화나 답신을 하고 알람을 통한 시간 예약을 배우고 있어요. 이전에는 아이들의 도움을 종종 받았는데 이렇게 나와서 내가 알고 싶은 것을 직접 배워나가니 공부가 제대로 되고 너무 좋습니다”
참여자 권태두 님 : “나는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시간 맞추어 나가는 것을 하고 싶었어요. 젊은이들은 버스를 타도 딱 시간을 맞추어 나오잖아요. 어떤 때는 막연히 20분씩이나 기다려야 할 때도 있어요. 그런데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나가면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아서 좋죠. 사소한 것 같지만 배우면 이런 차이가 있거든.”
배우고 익히는 그 기쁨이 살아가는 일상에 소소한 행복을 안긴다. 급속도로 흘러가는 디지털의 생활화는 막을 수 없는 추세다. 그러나 이런 변화를 반기기에 앞서 시니어들에겐 심리적 부담이 커진다. 이럴 때 디지털 세대이음단 교육처럼 주어지는 사회적 작은 서비스가 고령층의 어르신들에게는 큰 만족감을 주는 것이다.
▲ 방화6종합복지관 디지털 세대이음단 담당자 김푸름 님
방화6종합복지관 김푸름 복지사는, 초기엔 일반 휴대폰 기능의 교육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정도였다고 한다. 그래서 원활한 교육 진행이 어려웠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적극 참여하며 만족도가 높아지는 게 느껴졌다고 한다. 코로나19에 따른 답답한 일상에서 집 밖의 활동이 활력소 역할을 한 셈이다. 이전에는 집에만 계시는 어르신들께 집에서 스트레칭하는 영상 등 다양한 영상을 보내드리곤 했는데 어르신들은 구글, 유튜브 접속조차 어렵다는 걸 파악하고 고민하던 중 디세이 사업을 접하게 되어 바로 신청하게 된 것이 주효했던 것이다.
특히 강사님의 노력과 수고가 기관의 사업 운영에 도움이 되어 감사하다고 말한다. 또한 내년에도 교육이 이어지기를 원하는 어르신들이 늘어났고 기왕이면 교육 후 금방 잊는 시기라서 주 1회보다는 2~3회 정도로 주기가 짧으면 좋겠다는 복지관 수요자들의 희망사항도 전한다.
-이곳에서 두 달 정도 교육을 진행하셨는데, 달라지고 있는 점이 많이 있겠지요.
강사 황승임님 : “물론이지요. 워크북의 목차가 있고 단계가 있어요. 그런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개인차가 있으니 원하는 것을 가르치기도 합니다. 처음엔 전화를 걸거나 받기만 하다가 기초적인 진동모드 소리 모드를 배워 교회 예배시간이나 합창단 시간에 매너모드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기본 전화 예의를 실행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보람 있죠. 이제는 누구라도 배려만 바라지 말고 사회적 시스템에서 배울 것은 배우고 활용할 것은 활용하며 살아야 하는 때니까요.”
“앞으로 백세 시대에 활용할 기계는 더 많아질 것입니다. 특히 외부로 자유롭게 다니기 편리하도록 교통 관련 길 찾기 교육을 많이 원하십니다. 교통수단 예약은 물론이고, 노선버스를 탈지 지하철을 탈지 걸어갈지를 판단하게 되니 다니는 게 두렵지 않다는 겁니다. 5년 후에는 자율 자동차도 나온다니 스마트폰 기능만 잘 활용해도 자동차로 편리하게 여행도 할 수 있을 텐데요. 디지털 활용법은 시니어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입니다.”
-시니어 교육의 어려움은 없을까요.
강사 황승임님 : “가르치고 배운다는 것이 재미있다는 인식만 있으면 호응이 있죠. 어떤 분은 여기 나오는 것이 인생의 낙이라고도 합니다. 어려움보다는 책임감이 생깁니다. 반복이 기적을 낳는다고 하잖아요. 인내심을 가지고 마음으로 다가가 어르신들이 잘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적으로 알려드리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침에 나오는데 기온이 뚝 떨어진다는 예보에 헬스 기사에서 얻은 정보를 문자로 보냈습니다. 기온차가 크니 따뜻한 물 한잔 마시면 혈류 수축 예방에 좋다 하니 꼭 한 잔 마시고 나오시라고요.”
이 또한 세대차이가 크지 않은 시니어 강사이기에 더욱 가능한 일이 아닐까. 상대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공감 능력은 그 입장에 가까이 다가가면 쉬워진다. 단순히 나 자신의 한 치 앞만 바라보는 편협한 삶이 아닌 내 앞의 세상을 사랑하고 주변 사람을 돌아보는 마음. 50플러스세대 교육의 순기능이다.
-교육을 받고 달라진 것이 어떤 것들이 있나요.
참여자 이금순님 : “우선 손주들과의 소통이 쉬워졌어요. 파파고 번역 앱을 깔아서 손주들과의 질문이나 소통도 어렵지 않아졌어요. 집에만 있으면 무기력해지고 허무할 때도 있는데 이런 배움 자체가 좋아요. 영어와 한문 공부도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요즘은 친구 만나러 나갔을 때 QR코드 대신 개인안심번호를 씁니다. 그게 뭐냐면서 주변에서 놀라죠. 키오스크는 아주 쉽고요. 길을 가다가도 몰랐던 식물이름 검색을 하고 활용이 다양하죠. 계속 더 배우고 싶은데 한 달이라는 교육기간은 너무 짧아요”
참여자 권태두님 : “스마트폰 교육이 있다 해서 늘 부족한 걸 느껴왔기에 얼른 신청했지. 나이 들면 많은 기능들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그걸 노출하기 싫거든. 그런 우려를 잘 이해하는 프로그램을 이렇게 만들어 내놓으면 누구나 반깁니다. 사실 안 해서 그렇지 해보면 어려운 게 아니잖아요. 이용해야 할 것들이 많은데 못하니까 답답했는데 이렇게 조금만 깨우쳐 주면 아주 쉽고 재미있잖아요. 이젠 코로나 시대에 오픈 마켓보다는 모바일이 중요하니까 모바일 뱅크 활용을 익히려는 중입니다.”
강사와 참여자 모두 이제는 복지관에 디지털 교육하는 날이 기다려진다. 배움 자체가 즐겁다. 복습을 위한 수업 내용이 빼곡히 적힌 노트가 그 즐거움을 짐작케 한다. 그뿐 아니라 외출이 즐거워졌다고 한다. 외부에서도 불편함을 내 손 안의 스마트폰으로 해결할 수 있으니 두려움이 없다. 그리고 세상 속으로 들어갈 용기가 생겼고 생활이 달라졌다.
50+시민기자단 이현숙 기자 (newtree14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