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온도-두 번째 이야기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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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의 감정을 온도로 표현할 수 있을까?

큰 감정 기복 없는, 조금은 평범하기 그지없는 일상생활과 무언가에 의해 가슴 벅참이 시작된 설렘의 순간, 그리고 마음이 가득 차 터져버릴 것만 같은 놀라운 시간을 지나 그 마법이 하나도 남김없이 사라져 바닥 저 끝까지 떨어져 저리는 절망의 순간까지-

 

서울미술관 2021년 하반기 기획전연애의 온도-두 번째 이야기;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은 사람의 마음을 온도로 따라가는 흥미로운 실험을 시도하였다. 다시 없을 전 지구의 재난을 맞아 한껏 움츠려진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펴게 할 따뜻한 위로로 기억되길 바라는 전시의 기획 의도가 참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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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애의 온도-두 번째 이야기 포스터 (출처 : 서울미술관)

 

2016년 3월에 개최해 5개월 동안 9만 명에 이르는 기록적인 관람객을 동원한 전작 연애의 온도는 당시 청춘들의 마음을 전시하는 형태로 그 마음을 잘 대변했다’라는 평가와 함께 대중음악과 예술의 흥미로운 협업으로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유형의 전시라는 평가를 받았다.

 

2021년, 다시 돌아온 연애의 온도는 “플레이리스트”라는 독특한 기법으로 새로운 형태의 전시법을 제안한다. 출품하는 작가들의 나열로만 이루어지는 기존의 단체 기획전을 넘어 주제에 맞게 작품들이 ‘셔플’되는(뒤섞이는) [플레이리스트 존]이 바로 그것이다. 감상자의 심상 멜로디에 맞춰 감정선을 따라 관람하는 이 방식은, 어렵게만 느껴지던 미술관의 벽을 허물고 마치 영화를 보듯 소설을 읽듯 작가가 그려내는 마음의 온도를 따라 전시를 감상할 수 있게 한다. 일러스트레이션, 사진, 영상,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현대미술의 형태를 국내외 29명의 작가 작품들과 함께 지금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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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파정 서울미술관 야외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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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애의 온도 관람 가능 시간 (출처 : 서울미술관)

 

 

일상의 온도 36℃

일반적인 인간의 정상체온은 36.5℃다. 하지만 이번 전시의 시작은 정상체온에서 0.5℃ 부족한 일상의 온도 36℃. 대부분의 현대인은 항상 그리 행복하지는 않다. 그렇다고 절망의 나락에 떨어진 채 우울감에 사로잡힌 만큼 불행하지도 않다. 적당히 행복하고 적당히 외로운 우리, 그런 우리의 모습을 36.5℃에 담았다.

 

> 작품: 댄싱스네일, 서수연, 최다혜, 애니킴, 권아리, 박지영, 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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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애의 온도 전시 내부 - 일상의 온도 (출처 : 서울미술관)

 

설렘의 온도 36.7℃

우리는 사랑에 빠질 때뿐만 아니라 꿈을 꿀 때도, 성취하고픈 비전을 그릴 때도 설렌다. 수많은 설렘 중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었을 때, 그 대상을 향한 설렘만큼 두근거리고 신이 나거나 혹은 이루지 못해 애달파하는 일도 없다. 어떤 일이 시작되는 바로 그때, 그 찰나의 시간은 긴장의 옷을 입고 조용히 내게 다가와 마음을 두드린다. 나쁘지 않은, 조금 설레는 목소리로-

 

> 작품: 그림비, 신기루, 이연, 최다혜, 애니킴, 퍼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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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애의 온도 - 설렘의 온도

 

 

사랑의 온도 37℃

사랑이라는 감정은 언어나 글로, 이미지 또는 음악으로 오롯이 표현하기 어렵다. 작가들은 ‘사랑’을 자기들만의 언어로 작품에 ‘완전하게’ 담아내려 노력한다. 그래서 예술작품에 나타나는 사랑은 그 과정이자 사랑 그 자체이기도 하다. 동시에 인간의 역사에서 쉼 없이 반복적으로 사랑이 그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무도 설명할 수 없고, 모든 이에게 다른 얼굴을 보이는 사랑. 

 

> 작품: 호빈×선우정아, 서수연, 버지니아 모리, 정은희, 안상희, 청록, 신기루, 그림비, 이연, 애니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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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애의 온도 - 사랑의 온도

 

애증의 온도 38℃

넘치고 들끓는 사랑의 온도인 38℃에서 그 뜨거운 감정에 관한 이야기를 만나보자. 

많은 사람들은 사랑의 대상을 향해 대가 없이 감정을 담아내다, 어느 순간부터 대상 혹은 사람의 마음 그 자체에 집착하게 된다. 그리고 대상의 작은 움직임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며 스스로 마음을 어지럽히곤 한다. 사랑을 향한 넘치는 마음 ‘애증’은 건강하지 않거나 부정적인 감정은 아니다. 우리의 마음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일종의 과정인 것이다. 그 길을 지나 조금 더 긍정적이고 나은 상태가 되기 위해 경험해야 하는 ‘성장통’이다. 다소 아프고, 더러 슬프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 작품: 신기루, 안상희, 신형, 서수연, 이연, 권아리, 버지니아 모리, 댄싱스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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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애의 온도 - 애증의 온도


 

이별의 온도 35.2℃

상실감은 인간의 영혼을 무너뜨린다. 시간을 돌이켜 주워 담고 싶은, 혹은 지우고 싶은 순간은 우리를 복기시켜 하루에도 몇 번씩 곱씹게 만든다.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는 절망의 터널에 갇히면 어느새 우리의 마음은 영영 돌아올 수 없는 무채색의 덤덤함으로 가득 채워진다.

 

작품에서 만나는 현재의 객관화된 상실감은 시간이 지난 후 마주하게 될 새로운 희망의 단서를 제공해 줄 것이다. 작품을 통해 마음의 절망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길 바란다.

 

> 작품: 신형, 버지니아 모리, 서보형, 댄싱스네일, 안상희, 문지원, 서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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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애의 온도 - 이별의 온도 (출처 : 서울미술관)

 

 

시작의 온도 36.5℃

이번 전시 연애의 온도;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는 사랑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랑이 하고픈 당신을 향한 관심이다. 그 사랑의 대상은 사람일 수도, 꿈일 수도, 지나간 어떤 시간일 수도 있다. 마음의 온도를 따라 이곳에 다다른 당신의 마음에 작더라도 한 공간이 생겼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끝이 해피엔딩이라 새드엔딩 같은 전형적인 결론이 아니면 좋겠다.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고 평온하게 당신의 마음의 크기가 조금 더 커진, 그런 시작이 되면 좋겠다. 

 

36.5℃ - 시작의 온도는 당신이 가지고 있던 원래의 모습을 다시 만나게 되는 마음의 출발선이길 바란다. 

 

> 작품: 권아리, 서수연, 휘이, 신기루, 박지영, 안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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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애의 온도 - 시작의 온도



50+시민기자단 유은숙 기자 (dlxhrhf@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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