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이나 체험을 되돌아보고 기록하는 '자기사' 쓰기에 도전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은 자기다움을 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자기사 작성 방법을 조언해 주는 고노 대표이사(왼쪽)
종래부터 존재하는 자서전은 성공한 개인의 평생에 걸친 사업이나 업적을 중심으로 한 입지전이 많다. 그에 비해 자기사(자기 역사)는 평범하게 살아온 사람이 자신의 지금까지의 생애를 엮어낸 것이다.
자기사라는 말은 일본의 역사가인 이로카와 다이키치 씨(95)의 책 「어느 쇼와사(昭和史)-자기사의 시도」(1975년)에서 처음 사용한 이후 널리 퍼졌다. 사단법인 「자기사 활용 추진협의회」 대표이사 고노 여사는 "전쟁, 지진, 코로나 등등 재해를 당하면서, 어떤 나날을 살아왔는지, 많은 사람이 글로 써서 남기게 되면, 그것이 모여 그 시대 전체의 역사가 드러난다. 코로나 사태로 집에 머물며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진 지금이야말로, 자기사를 쓰는 좋은 기회이다"라고 강조한다.
다음 세대에 대한 삶의 지침
도쿄에 사는 마루노 여사(84)는 자신이 겪은 전쟁 체험을 남기려고, 약 반년에 걸쳐 자기사를 써서 2020년 4월에 자비 출판했다. 8세 때 도쿄 대공습을 당해, 간신히 도망쳐 살아난 경험이 있었다. 전쟁을 모르는 세대가 늘어가는 가운데 자신의 체험을 기록하여 전쟁의 비참함을 세대에게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쓰려고 해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랐다.
그러다가 「자기사 활용 추진협의회」의 고노 대표(69)가 주최하는 '자기사 살롱'이 있어 자기사 쓰기를 가르쳐 준다는 것을 들었다. 거기에 가서 고노 대표의 조언에 따라 자기사 쓰기 작업을 시작했다.
마루노 여사는 자기사 쓰기 작업을 하면서 어릴 적 앨범을 몇 번이나 꺼내 보면서 기억을 되살렸다. 또 도쿄 대공습과 전쟁에 의한 피해 자료센터를 몇 번이나 방문하여 당시 지도를 찾아 자신이 도망쳤던 경로를 확인해 지도에 집어넣었다.
게다가 전쟁 체험자이기 때문에 전쟁을 겪으며 느꼈던 삶의 기쁨을 글로 써서 남기려고 2차 대전이 끝난 뒤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자신의 행보도 적었다. 또 문장으로 써나가는 가운데서 지금까지 의식하지 않고 살았던 것들에 대해 깨달을 수 있어서 마음이 뿌듯했다고 말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빛나는 생명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담아 책 제목은 「생명은 빛나고」로 정했다.
자기사는 '살아온 증거'가 된다. 체험을 남기는 것은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다음 세대에게는 삶의 지침이 되기도 한다.
연대표 작성부터
실제로 자기 역사를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노 대표는 "누구나 만들 수 있다"라고 먼저 전제한 다음, 우선 자기 자신을 위해서인지, 가족이나 친구에게 읽히기 위해서인지, 누구를 위해서 만들 것인가를 생각하는 게 좋다고 한다.
처음은 자신이 살아온 걸음을 대략적인 연표로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앨범이나 일기를 뒤적이거나 사회에서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를 덧붙여 가거나 하면 당시를 떠올리기 쉬워진다. 추억의 장소를 방문하거나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보는 것도 효과적이다. 고노 여사는 "머리와 발을 사용해 기억을 불러일으키고, 손을 사용해 쓴다. 온몸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자기 역사 만들기의 즐거움이기도 하다"라고 이야기한다.
실수의 경험에서 배운다
자기사 쓰기에서 중요한 것은 자기 자랑만 늘어놓는 자기사가 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살다 보면 좋은 일이 있기도 하지만, 밑바닥을 경험하는 일도 있다. 다시 실패를 되돌아보고, 그 경험으로부터 얻은 것을 생각해 보면서 과거에 대한 시각이 바뀔 수도 있다.
인생 100세 시대는 자기답게 살아간다는 의미에서 자기 역사의 시대이기도 하다. 자기답게 산다는 목표의 답은 사람이 걸어온 과거의 만남이나 사건 속에 들어 있다. 그러므로 자기답게 살기 위해서는 자기 역사를 써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출처: 1) 마이니치 신문 2) 自分史活用推進協議会(https://jibun-shi.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