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고 쓰던 말, 과연 요즘에도 쓰일까?
간단 테스트로 알아보자. 익히 쓰던 단어만 바로 잡아도 ‘아재력’을 낮출 수 있다.
“빠데리 나갔네”
“사러 가는 김에 하드 사먹어야지”
“추우니까 돕빠 자끄 올리자”
위 문장이 자연스럽게 읽힌다면 어쩔 수 없는 아재. 입에서 자연스럽게 튀어나오기도 하는 말들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옳기만 한 것은 아니다. 최근 몇 년간 외래어를 순화하고 맞춤법을 개정하면서 달라진 단어가 많다. 내 머릿속에는 ‘정답’이지만 엄연히 틀린 단어일 수 있다. 틀린 단어의 정답 및 해설을 전한다. 처음에는 어색하겠지만, 몇 번 말하다 보면 입에 붙을 것.
국어사전 VS 현실 단어
돕바/잠바
[국어사전]
돕바: 일본어 돗파에서 온 단어. 순화어로 반코트, 토퍼, 잠바 등을 쓴다.
[현실 단어]
과잠바(대학교 학과에서 단체로 맞춤 잠바)를 두고 제작업체에서 ‘돕바’라고 홍보하곤 하지만, 정작 학생들은 ‘과잠(과 잠바)’ 혹은 ‘야잠(야구 잠바)’으로 약칭한다.
호프/맥주
[국어사전]
호프: 한 잔씩 잔에 담아 마시는 생맥주. 또는 그 생맥주를 파는 맥줏집.
[현실 단어]
젊은 세대에게 “호프 한잔?”이라는 말은 아버지뻘에서 쓸 법한 문장으로 여긴다. 호프라는 단어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 편이기 어리둥절해 할지도. 호프 대신 맥주가 더 익숙하게 쓰인다.
요오드/아이오딘
[국어사전]
할로겐족 원소의 하나. 원자 기호는 I, 원자 번호는 53.
[현실 단어]
과거 교과서에서 배운 ‘요오드’를 요즘 학생들은 ‘아이오딘’으로 배운다. 산업 자원부 기술 표준원에서 일본어식, 독일어식으로 써온 화학 용어를 국제 기준에 맞게 영어식으로 바꾸면서, 아이오딘으로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다.
다라이/대야
[국어사전]
다라이: 금속이나 경질 비닐 따위로 만든, 아가리가 넓게 벌어진 둥글넓적한 그릇. ‘대야’를 속되게 이르는 말. / 대야: 을 담아서 무엇을 씻을 때 쓰는 둥글넓적한 그릇.
[현실 단어]
“할머니는 언제나 짚수세미에 아궁이에서 긁어낸 고운 재를 묻혀 번쩍 광이 날 만큼 대야를 닦았다”(오정희 <중국인 거리> 중) 세면기에 익숙한 세대에서 다라이 혹은 대야(세숫대야)가 낯설 수 있다. 1995년 문화체육부는 일본어 투 생활 용어를 순화하도록 고시하면서 ‘다라이’ 대신 ‘대야’, ‘큰 대야’, ‘함지’, ‘함지박’만 쓰라고 명시했다.
아재, 순수 우리말
이모∙삼촌뻘을 희화화할 때 흔히 쓰는 ‘아재’는 어엿한 표준어다. 뜻은 ‘아저씨의 낮춤말’. 영남권에서는 5촌 당숙이나 7촌 재종숙 등 사촌 이상의 항렬 높은 친척을 부를 때 쓴다. 여성을 가리키는 비슷한 말로는 ‘아지매’, ‘아짐’이 있다. 모두 익히 알고 쓰는 단어겠지만, 20대 이하 독자가 있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설명을 늘어놓았다.
[상기 이미지 및 원고 출처 : KB골든라이프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