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배려하고 도우며, 더불어 성장하는 남부캠퍼스 학습지원단

 

남부캠퍼스는 다시 꿈꾸는 어른들을 위해 많은 강좌들을 마련하고 수강생을 맞이하고 있다. 1학기 38개, 여름 계절학기 19개에 이어 2학기에는 60여 강좌가 개설될 예정이다. 남부캠퍼스가 문을 연 지 불과 5개월 만에 이처럼 성과를 내는 것은 50+세대의 니즈에 맞는 좋은 강의를 개설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강사와 수강생들 사이에서 헌신하는 학습지원단 선생님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다. 50+보람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학습지원단은 '사회적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50+들이 50+세대의 자기주도형, 맞춤형 학습설계, 학습상담·교육 운영지원·모니터링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한다. 불볕더위가 한창인 7월 하순, 남부캠퍼스에서 학습지원단 선생님들을 만났다.

 

▲남부캠퍼스 구성원들과 학습지원단 / 사진제공 : 남부캠퍼스

 

Q. 50+보람일자리가 그다지 널리 알려지지 않은 상황인데, 어떻게 처음 이 일을 알게 되셨습니까?

 

최은주 : 몇 년 전부터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고 싶어서 50+사업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서울시인생이모작지원센터'를 드나들었어요. 우리가 경력은 많지만 또 다시 사회에 진입하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잖아요. 그때 서울시인생이모작지원센터가 길을 찾아줌은 물론 일자리와 인생의 터전을 마련해 주었답니다. 그래서 50+에 한없는 고마움을 느끼지요.

 

윤성희 : 저는 중학교 위클래스 상담실에서 근무했는데, 2016년 퇴직을 결심하고 도심권 인생이모작센터를 찾아 문화해설사 자격증을 땄어요. 그 뒤 50+영등포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다 학습지원단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되었답니다. 올해로 50+ 활동 2년째인데 '일자리'보다 '일거리'가 생기고, 거기에 용돈까지 덤으로 따라오니 일석이조예요. 저는 보람일자리 중에서 학습지원단이 최고라고 생각해요.

 

강신학 : 62세에 퇴직을 하고 모든 것이 잘 될 줄 알았는데 3~4개월이 지나고 보니 찾는 전화도 줄어들고 할 일이 없어서 결국 스스로 일을 찾아나서야 했습니다. 저는 전경련의 퇴직자 일자리 관련 강의를 듣고 서울시 50플러스를 알게 되었어요. 그 후 서부캠퍼스에서 퇴직자 10명이 모여 택배사업 플랫폼을 만드는 일을 했는데, 퇴직자들에게는 돈보다 일거리를 찾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였죠. 저는 서부캠퍼스 PM님의 권유로 학습지원단을 지원했어요.

 

▲ 학습지원단 전체회의 / 사진제공 : 남부캠퍼스 학습지원단

 

Q. 학습지원단 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나 보람된 일은 무엇입니까

 

양해순 : 학습지원단은 아시다시피 남부캠퍼스에서 진행되는 모든 강좌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관리하고 모니터링 합니다. 날씨가 더우면 강의실에 에어컨을 틀어놓고, 재료가 필요한 강좌는 재료를 준비하는 등 수업시간 동안 불편함이 없도록 뒷바라지를 하지요. 지원단의 역할 중 하나가 강의를 듣고 평가하는 것인데, 이 평가가 향후 강의 개설에 반영되기도 해서 저희는 자부심을 가지고 임하고 있답니다. 제가 지난 학기에 지원했던 강좌를 들었던 수강생이 이번에도 제가 추천한 강좌를 수강 신청하는 걸 보면, 신뢰가 생긴 것 같아 정말 뿌듯합니다. 이 과정에서 제 자신도 성장하는 걸 느끼죠.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많은 강사와 수강생들이 학습지원단을 칠판이나 지우는 사람쯤으로 여긴다는 점입니다. 때로는 캠퍼스의 기본적인 규칙도 무시하는 수강생이나, 자신이 강사라고 우월의식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속상하고 난감합니다.

 

최숙란 : 제가 금천구에 사는데 집에서 가까운 센터를 두고도 이곳을 선택한 것은 금천구 대표로서 활동하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제가 학습지원단으로 활동하는 것을 본 지인들이 "50+가 뭐하는 곳이냐?", "나도 그런 일 하고 싶다."는 등 관심을 보이죠. 저는 50+ 홍보대사라는 자부심으로 활동하는데 일부 수강생이나 강사들은 학습지원단을 학습도우미 정도로 여기는 것 같아요. 어떤 강사는 제게 물을 떠오라고 시키더라고요. 그런 일을 못할 바는 아니지만 많이 속상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해볼 참입니다.


 

Q. 학습지원단 선생님들을 보며 "나도 그 일을 하고 싶다"고 느끼는 분들이 계실 텐데요.

학습지원단으로 활동하는 데 꼭 필요한 요건은 무엇일까요?

 

강신학 : 제가 생각하는 덕목은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누군가를 도와주려는 마음'입니다. 많은 사람들을 대하는 일을 하자면 아무래도 친화력이 있어야 하고 이타적인 마음이 필요하겠죠.

 

양해순 : 현실적으로 컴퓨터를 활용한 기본적인 문서나 엑셀을 다룰 줄 알아야 해요. 그밖에도 빔프로젝터 등을 다룰 줄 알면 도움이 되겠지요. 하지만 컴퓨터나 관련 기기들에 익숙하지 않아도 동료들에게 배우고 도움을 받으면서 하면 되니까 크게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Q. 학습지원단으로서 꼭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추천 강좌와 그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시겠어요?

 

윤성희 : ‘따뜻한 생활도예'와 '서양 정통 수채화 교실'을 추천하고 싶네요. 일단 흙을 만지는 자체로 힐링이 되고요. 내 노력으로 하나의 작품을 완성했을 때의 성취감은 말로 하기 힘들 만큼 멋진 경험이에요. 수채화 물감에 물을 칠할 때, 예상치 않게 색이 번져가는 것이 정말 매력적이랍니다.

 

최은주 : 여름 계절학기 강좌였던 '영화로 역사 읽기'를 추천해요. 장이머우(장예모) 감독의 <인생>이란 영화를 다뤘는데, 영화를 통해 1940년대에서 1960년대의 중국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어요.

 

최숙란 : '훌쩍 떠나는 여행의 기술'을 추천해요. 이 강좌는 비행기표를 사는 법부터 숙박업소 예약하기에 이르기까지 여행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주지요. 또 하나 '새활용(업사이클링) 활동 시작하기'도 권합니다. 서울시 새활용플라자를 방문해 페트병 등 폐품으로 만든 예술 작품을 보고 청바지나 가죽 옷을 리폼해 가방, 옷 등으로 재탄생시키는 과정을 체험했는데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도 되고, 집에 있는 물건을 재활용하는 아이디어를 얻게 돼서 좋았습니다.


      

 

학습지원단 선생님들의 점심시간은 언제나 즐겁다. 한 사람이 여러 사람 몫의 도시락을 준비해, 도시락을 싸오지 않은 사람도 함께 밥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밥을 같이 먹는 식구여서 일까? 선생님들의 친밀감이 예사롭지 않았다. 선생님들이 스스로를 인화력과 친화력이 뛰어난 사람들이라고 자평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8월에는 선생님들 스스로 준비한 자체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선생님들이 서로 강사가 되고 학생이 되어, 자신들이 가진 노하우를 가르치고 배우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초창기 캠퍼스의 어려움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선생님들이 있어 남부캠퍼스는 튼튼한 나무로 성장 중이다. 머지않아 거목이 되어 방문자들에게 넉넉한 그늘을 내어 줄 그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