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50플러스 남부캠퍼스와 그리 멀지 않은 1호선 금천구청역 바로 앞에 금천구청이 자리하고 있다. 밖으로 비쳐진 청사의 모습은 주변이 고층 아파트와 상가건물들로 둘러싸인 대도시 안에 위치한 일반적인 관공서의 모습이다. 하지만 본 건물 2층과 이어진 옥상에는 푸르름을 항상 유지해주는 텃밭정원이 자리하고 있다. 금천구청의 텃밭정원을 관리하고 있는 김상구 반장을 찾아 정원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본 건물 외부에서 텃밭정원으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2층까지 경사로를 올라야 한다. 경사로 양 옆으로 상자텃밭에 옥수수가 무성하게 자라 푸르름을 더해주고 경사로의 끝에는 아치 형태로 텃밭정원 입구를 만들어 운치를 더해준다. 텃밭정원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텃밭과는 달리 다양한 텃밭 작물을 정원의 형태로 가꾸어 놓은 것을 의미한다.

 

   

 

무성하게 자란 옥수수를 보며 경사로를 올라 정원에 들어서면 오른편으로 울창한 대나무 숲을 마주하게 된다. 대나무 숲을 지나온 바람소리가 텃밭정원의 방문을 반겨주듯 속삭인다. 바람소리를 귀에 담고 몇 걸음 지나다보면 가을햇살에 벼이삭이 한 창 여물고 있는 가을들판을 발견할 수 있다.

 

   

 

   

 

벼가 익어가는 가을들판 뒤편으로는 사과가 주렁주렁 달려있는 과수원이 있다. 건물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도심안의 과수원에 붉게 익어가는 사과들이 탐스럽기만 하다. 도심에서 결코 흔하게 볼 수 없는 이색적인 풍경이다. 과수원 주변으로는 울금, 토란, 아마란스 등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식물들이 빼곡히 자리 잡고 있는데, 기자가 방문한 날에는 쉽게 볼 수 없다는 활짝 핀 울금 꽃을 보는 행운도 얻을 수 있었다.

 

   

 

이곳은 어린이집에서 견학을 오는 것은 물론 텃밭교육 프로그램의 체험교육장으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날도 과수원을 비롯해 정원 이곳저곳에서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견학 온 어린이들은 과수원 입구 작은 연못에 살고 있는 물고기에 관심이 많았다. 수련이 예쁘게 만개한 작은 연못에는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었고, 아이들은 고기밥 주는 놀이에 푹 빠져있는 모습이었다.

 

 

본 건물 2층 전면과 2층에서 위로 이어지는 완만한 외부계단에는 상자텃밭을 예쁘게 배치하고 무와 배추 등 다양한 종류의 잎채소들을 재배하고 있었다. 현재 배추는 500여 포기, 무는 300여 개를 모종했다고 한다. 줄지어 늘어선 이들 작물들은 어느 시골의 무와 배추밭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배추밭 울타리에는 순백색과 수줍은 듯 불그레하게 피어난 목화가 보이고 아래로 둥글게 달린 목화다래도 보였다. 목화다래를 보니 어린 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따 먹기도 하고 놀았던 생각이 문득 들어 혼자 웃음을 지어봤다.

 

   

 

작물을 수확하는 계절인 10월에는 많은 행사들이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우선 벼 베기 행사를 계획하고 있는데 어린이들을 초청해 직접 벼 베기와 탈곡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탈곡하고 난 볏짚을 이용해 집신을 만들어 보고 새끼 꼬기도 하는 체험과 함께 떡치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배추를 수확하면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김장 체험도 진행한다. 어머니들이 김장을 위한 각종 양념을 준비해 오면 배추를 제공해 김장을 하고 일부는 이웃과 나누기도 한다. 무는 자원봉사협력단에 전량 기부하기로 하였으며, 2모작을 하는 옥수수의 가을철 수확은 어린이들의 옥수수 수확 체험으로 활용된다.

 

   

 

금천구청의 텃밭정원에서 재배하고 있는 식물은 봄철에 가장 많으며 70여 종에 이른다고 한다. 상추, 양배추, 토마토, 오이, 가지, 고추 등 식용작물과 함께 관상용 식물들도 재배하고, 토종식물과 새로운 품종들도 재배하여 어린이 교육용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회색도시 한복판에서 푸르름을 가꾸고 있는 금천구청의 텃밭정은 도시인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되어주고 있다. 녹색 도심을 만들어주는 이와 같은 휴식공간이 많은 곳에 조성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