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점프×경기도일자리재단] ■ 임수진 가벽닷컴 대표
드레스룸 가벽 설치하다 창업 아이디어 얻어
경기도일자리재단, 여성발명협회 등 도움 받아 창업
디자인 개선 위해 ‘2022 강한 소상공인 오디션’ 지원
▶글 싣는 순서
장윤희 리즈코퍼레이션 대표
정보경·배차선 더플라워팩토리 대표
임수진 가벽닷컴 대표
경기도일자리재단은 경기도내 여성의 창업을 촉진하고 기업인을 양성하기 위한 지원사업 중 하나로 ‘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내에 주소를 둔 여성 예비창업자나 창업 후 3년 이내의 여성 기업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다양한 지원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서울경제 라이프점프는 창업보육센터를 통해 다양한 지원을 받아 성장한 여성 창업기업 대표를 만나 성장 스토리에 대해 들어봤다.
“나이들어서도 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일을 하고 싶다.”
결혼해 전업주부로 살던 임수진 가벽닷컴 대표의 꿈은 창업이었다. 창업이 은퇴 없이 지속할 수 있는 일을 업(業)으로 삼을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창업 아이템을 찾고 있을 때, 떠오른 아이템이 ‘가벽’이었다. 아이디어는 곧 제품화로 이어졌다. 2018년 한국여성발명협회가 주최하는 생활발명코리아에 지원해 최종 39위 안에 들어 받은 지원금으로 첫 시제품을 만들었다. 그게 지금의 가벽닷컴의 대표 상품인 ‘셀프가벽’의 첫 모습이다. 이후 2020년 8월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현재 가벽닷컴은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이후 내실과 외실을 다져나가는 단계다. 임수진 대표는 “창업 이후 굽이마다 고비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평생직업을 갖고 싶다는 소망이 원동력이 돼줬다”라고 말했다.
- 만나서 반갑다. ‘강한 소상공인 오디션’ 출전을 위해 인터뷰가 한차례 미뤄졌는데, 오디션 출전은 잘했나.
“서류와 대면평가를 통해 선발된 100팀을 대상으로 30팀을 선정하는 1차 오디션이 예정돼 있었는데 미뤄졌다.”
- 오늘 좋은 소식을 들을 줄 알고 기대하고 왔는데, 아쉽다. 오디션 준비를 많이 한 만큼 오디션이 미뤄져서 허무했을 것 같은데, 어떤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준비할 시간이 많아져 좋다(웃음).”
- 1차 오디션에 선발되면 어떤 혜택이 있나.
“1차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30팀에는 최소 2,000만원에서 최대 5,000만원의 지원금이 주어진다. 이 지원급을 받아 봉없이 설치 가능한 가벽을 개발하려고 강한 소상공인 오디션에 지원하게 됐다.”
- 앞서 이야기를 통해 살짝 언급됐지만, ‘가벽닷컴’이 어떤 제품을 만드는 곳인지 설명해달라.
“가벽닷컴은 소상공인을 위한 조립가벽을 주로 만들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점포 인테리어를 하는 데 있어 원상회복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느끼더라. 점포 운영상 가벽이 필요해 설치했는데, 주로 임대점포다 보니 나중에는 그 가벽을 철거해야 한다. 이런 부담감을 줄여줄 수 있는 게 손쉽게 설치와 해체가 가능한 조립가벽이다.”
- 인터넷 검색창에 ‘가벽닷컴’을 쳐보니 셀프 가벽 상품이 가장 먼저 나오더라. 이 셀프 가벽이 가벽닷컴의 주요 상품인가.
“맞다. 셀프가벽설치가 우리 회사의 주요 상품이다.”
- 이 셀프가벽은 직접 아이디어를 내 디자인한건가.
“맞다. 2017년도에 인테리어 관련 채널을 틀면 가벽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당시 집의 드레스룸이 작아 확장하고자 가벽을 설치하고 싶어 알아봤다. 그러다 책장을 가벽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알게 돼 배치했는데 지저분한 느낌이 강했다. 그때 압축봉을 이용해 벽을 세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 생각에서 시작돼 지금에 이르게 됐다.”
- 아이디어가 떠오르자마자 창업한건가.
“사실 평소 창업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주변을 보면 경제적으로 풍족해도 은퇴 이후 일이 없어 무료해하는 분들이 많더라. 그래서 지속 가능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다. 일이 지속되려면 내가 나를 고용해야 하는데, 그럴 방법은 창업밖에 없다.”
- ‘가벽닷컴’의 창업 과정이 궁금하다. 창업하고 시제품을 만들었나.
“아이디어를 제품화하고자 2018년에 한국여성발명협회에서 주최하는 생활발명코리아에 지원해 최종 39위 안에 들었다. 그때 지원금을 받아 시제품을 만들었다. 시제품은 뒤판이 있고, 길이가 더 길어 천장까지 닿았다. 사실 판이 비싸다 보니 뒤 판을 넣으니까 가격이 비싸지더라. 그래서 뒤판을 버리고 집마다 천장의 높이가 다른 점을 고려해 가벽의 높이를 줄였다.”
- 그럼 ‘셀프 가벽’은 주로 가정용으로 판매되나.
“처음 제품을 만들 때 타깃은 일반 가정이었다. 만들고 나서보니 미용실이나 배달전문점 등 소상공인들이 구매를 많이 하더라. 그래서 지금은 ‘소상공인을 위한’ 셀프 가벽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판매를 통해 타깃이 명확해지니 좋더라.”
- 시제품 제작 후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것은 언제인가.
“시제품 제작 후 제품을 더 만들어야 판매를 시작할 수 있으니까 여성벤처협회에서 하는 창업케어프로그램에 지원했다. 그게 2019년도다. 당시 지원 조건 중 하나가 사업자등록을 하는 거여서 그때 ‘가벽닷컴’이 만들어졌다. 온라인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그다음 해 8월이었다.”
- 창업을 준비하면서나 창업 초 겪은 어려움이 있다면.
“현재 제품을 직접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소유하고 있지 않아 우리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계를 보유한 곳에 제작 의뢰를 해야 한다. 그 기계를 모두 가진 곳이 많지 않다 보니 제품 제작 일정을 그 공장 상황에 맞춰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실제로 올 1월에 한 달에만 3,000만원의 매출이 발생했는데, 이후 제품 판매가 중지됐다. 판매할 제품이 없는데, 공장에서 5월이 돼야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때 적극적으로 알아봐 현재는 공장 두 곳에서 공정을 나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 그런 어려움이 있는데도 일을 계속하는 이유가 있다면.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내 아이한테 끝까지 해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다. 창업 후 제품 제작을 의뢰할 공장을 찾아다니거나 가벽을 설치할 때 아이와 함께 다녔다. 아이가 엄마가 일하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 배우는 게 있는지 많이 달라졌다. 두 번째는 항상 평생직업을 갖고 싶었다. 그 소망을 이루려면 내가 나를 고용할 수밖에 없지 않나. 사실 두 번째 이유가 이 일을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 경기도일자리재단의 창업보육센터는 어떻게 알게 됐나.
“앞서 말한 여성벤처협회의 창업케어프로그램을 들을 때, 멘토가 경기도여성창업보육센터를 소개해줬다. 그때 지원해 3년간 그곳에 있었다.”
- 창업 전에는 어떤 일을 했는지 궁금하다.
“결혼 전에는 한국표준협회와 반도체 관련 기업에서 일했다. 결혼 후엔 남편 직업 특성상 이사가 잦아 직장을 잡기 어려웠다. 그래도 틈틈이 아르바이트하며 일을 손에서 놓지 않으려고 했다.”
- 창업 후 좋은 점이 있다면.
“삶이 정체되지 않아 좋다. 창업 후 정말 배운 게 많다. 옆에서 그 과정을 다 지켜본 남편이 석사, 박사과정 밟는거랑 똑같다고 이야기했을 정도다(웃음).”
- 가벽닷컴의 올해 목표가 궁금하다.
“올해 목표는 디자인과 질이 우수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제품 생산에 필요한 기계를 구매해 직접 생산이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게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