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의 50대를 위해,
나의 70대를 위해 오늘도 달린다!
50+보람일자리 ‘50+자활기업 펠로우십’ 참여자 인터뷰 <박종민 선생님>
가을의 끝자락, 곧 겨울을 맞이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11월도 어느덧 중순을 지나 한해를 겨우 한 달 반 남짓 남겨놓은 지금,
50+보람일자리는 그동안의 성과를 돌아보며 한해의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 8월, 뒤늦게 시작했지만 그만큼 열심히 달려온 ‘50+자활기업 펠로우십’ 역시 한해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50+자활기업 펠로우십’을 함께 이끌고 계신 김가현 매니저님으로부터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올해 열심히 달린 보람일자리 참여자 선생님을 모시고 인터뷰를 진행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이었습니다.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듣기 어려운 저희에게는 너무도 반가운 제안이었습니다.
자활기업, 펠로우십...온통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던 전혀 새로운 일자리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무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어색하지만 밝은 미소를 지어주시는 '50+자활기업 펠로우십' 코디네이터 박종민 선생님
그렇게 만나뵙게 된 박종민 선생님은 햇볕에 그을린 건강한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니신 분이었습니다.
멀리서 봐도 ‘와, 정말 좋으신 분 같다!’하는 인상을 주셨는데요.
현역에서 물러나면 캐주얼 복장이 편하실 법도한데, 넥타이까지 갖춘 정장차림으로 악수를 건네시는 모습은
여전히 현역의 프로페셔널함이 느껴졌답니다.
#쿵짝 쿵짝 자활기업·펠로우·코디네이터의 삼박자
‘50+자활기업 펠로우십’은 자활기업과 펠로우, 이들의 다리를 놓는 코디네이터의 삼박자로 이루어지는데요.
박종민 선생님은 손이 필요한 자활기업과 이곳에 투입된 펠로우들 사이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과 협력을 돕는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선생님을 통해 올해 처음 도전한 ‘50+자활기업 펠로우십’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50+자활기업 펠로우십'의 대들보 박종민 코디네이터, 김가현 보람매니저 선생님
#자활기업이 대체 뭔가요?
Q. 선생님, ‘50+자활기업 펠로우십’ 어떤 보람일자리 사업인지 설명을 부탁 드려요.
A. ‘자활기업’ 생소한 개념이죠? 저도 참여자 교육을 받으며 좀 더 깊이 있게 알게 되었는데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저소득층에게 근로의 기회를 제공해 자활기반을 조성하도록 운영되고 있는 기업입니다.
일할 수 있는 능력을 발견하고 활용하여 스스로 근로를 통해 생활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을 하죠.
이런 자활기업들은 영세하기도 하고, 사업이 좀 더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해 필요한 인력을 보완하기가 힘듭니다.
‘50+자활기업 펠로우십’은 이런 자활기업에 필요한 인력수요를 파악해
경험과 지혜를 가진 50+세대 펠로우를 파견하고, 다소 까다로운 펠로우십 운영을 위해
자활기업과 펠로우 사이의 다리가 되어주는 코디네이터를 함께 파견해 자활기업을 지원하고 있는 사업입니다.
Q.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일자리네요!
A. 맞습니다. 저도 이전까지는 자활기업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는데
이번 사업에 참여하면서 얼마나 다양한 자활기업이 있는지 처음 알게 됐습니다.
현장을 보니, 이런 기업들에게 우리 50+세대들이 경험과 지식이 꽤 도움이 되더라고요.
이런 일자리를 찾아주신 우리 PM님과 매니저님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이 얘기를 꼭 넣어주세요. 그래야 힘내서 또 일하시죠! (웃음)
비록 4개월간의 짧은 시간이지만 앞으로 꼭 필요한 일자리라는 것을 확인하기에는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앞으로 더 길게 꾸준히 이루어져야 하는 사업이기도 하고요.
지난 8월, 무더위를 이기고 활동을 시작한 50+자활기업 펠로우십 참여자 분들
#다리를 놓는 사람이라는 사명감
Q. ‘50+자활기업 펠로우십’에는 펠로우와 코디네이터라는 직무가 나뉘어 있던데요.
선생님께서 하고 계신 코디네이터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A. 말 그대로 자활기업과 펠로우 사이에서 조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자활기업에서는 필요한 업무들이 있지만, 펠로우 선생님들께 직접 말씀 드리기 어려워하시는 것들이 있어요.
펠로우 선생님들도 자활기업의 사정을 뻔히 알기 때문에 업무를 하며 어려운 부분들을 직접 말씀하시기 어려운 내용들이 있고요.
저는 이 분들의 요구사항을 듣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조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갈등도 관리하고요.
최근에는 앞으로의 사업을 위해서 자활기업 수요처들을 발굴하는 업무도 하고 있습니다.
각 자치구에 있는 자활센터에 가서 담당자들을 귀찮게 하면서라도
우리의 성과를 알리고 이러한 수요처들이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일할 자리를 찾는 일이기도 하며, 후배들을 위한 일자리를 발굴하는 일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코디네이터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래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직무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코디네이터의 중요한 역할에 따라 별도 오리엔테이션을 진행중인 모습
Q. 어떻게 지원하고, 시작하시게 되었나요?
A. 저는 한 건설회사의 해외영업파트에서 오랜 시간 근무를 해왔습니다.
가깝고도 먼 일본 동경에서 지점장으로 13년 정도 근무도 했었고요.
국토교통부 장관상까지는 받았으니 나름 열심히 일해 온 거죠? (웃음)
열심히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 달리고 나서 퇴직을 하고 나니, 이제는 그동안 누린 걸 나눌 시간이 왔구나 싶더군요.
집에 있어봤자 등산이나 하지, 그동안의 경험과 지식을 그냥 놓고 살기에는 아깝기도 했고요.
그래서 퇴직 후 지난 3년간 경로당 코디네이터로 일했습니다.
제게는 보람된 시간이었기 때문에 계속 하고 싶었는데, 이 일이 올해부터 어르신복지의 영역으로 넘어가게 된 겁니다.
그래서 새로운 활동을 찾던 중, 자활기업 펠로우십에 대해 알게 되었고,
제가 가진 경험이 이런 기업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고 지원하게 됐습니다.
꽤 높은 경쟁률이었는데 이렇게 기회를 갖게 되어 매우 기쁘고 감사하죠(뿌듯).
#자활기업의 성과, 펠로우와 코디네이터가 함께 만들어가다
Q. 참여하시며 보람된 순간이 참 많으셨을 것 같아요.
A. 일단은 함께 하는 펠로우 김덕원 선생님과 자활기업 미래 앤 나래의 사례가 꼭 자랑하고 싶은 사례입니다.
오늘 이 인터뷰도 김덕원 선생님과 함께 했어야 했는데, 극구 사양하셔서 제가 홀로 하게 되었어요.
미래앤나래는 건물청소를 하는 자활기업입니다.
사장님께서 1인 기업으로 운영을 하고 계시며 자활인력들과 함께 하시는데요.
이 기업 같은 경우에는 홍보를 통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게 아주 큰 과제였어요.
그러나 실제 밤낮으로 청소업무를 하느라 시간이 없으신 사장님은 그럴 여력이 없으셨죠.
여기에 홍보맨 김덕원 선생님이 투입이 되신 겁니다.
기업의 수요를 잘 전달 드리고 나니, 김덕원 선생님은 3년간 휴점 상태였던 블로그를 다시 되살리는 일부터 시작하셨습니다.
진실과 열정으로 미래앤나래가 그동한 아파트 베란다, 공공화장실 등을 청소한 내역을 자세히 소개하기 시작했고,
블로그 이웃들을 통해 청소 수요처를 찾아 밤샘 집중공략도 펼치셨습니다.
그동안 미래앤나래가 하지 못했던 온라인 홍보활동을 통해 창업 이후 처음으로 온라인 주문이 들어오고,
서울시 사회적경제 온라인몰 입점을 통해 첫 공공수주도 성사하게 되는 쾌거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매출지표가 올라가는 것을 함께 눈으로 확인하니 자활기업 미래앤나래 사장님도 기쁘고 저희도 모두 보람을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미래앤나래 사장님과 포즈를 취해주신 김덕원 펠로우 선생님
Q.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도 또 있으신가요?
A. 꼭 아름다운 순간만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자활기업은 부도도 부지기수입니다.
어느 날, 활동을 시작한 펠로우 선생님께서 노기가 탱천하셔서 연락을 주신 거예요.
활동을 위해 찾아간 기업이 부도가 나 당장의 활동처가 사라진 겁니다.
길거리에서 저를 만난 펠로우 선생님께서 화가 많이 나셔서 큰소리로 하소연을 늘어놓으시는 것을 한참 들었습니다.
그렇게 한참 이야기를 듣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꼭 길거리에서 부부싸움을 하는 사람들 같더라고요.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지만, 순간 얼굴이 빨개졌던 기억이 있어요.
#봉사의식, 사명감 없이는 너무 힘든 일!
Q. ‘50+자활기업 펠로우십’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A. 길게 보아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까 말씀 드린 김덕원 펠로우 선생님과 미래앤나래의 성공적인 사례는 4개월 밖에 안 된 시간동안 거의 기적에 가까웠던 일입니다.
꼭 필요한 건 이 긴 시간 동안 마음을 열기 어려운 자활기업의 사정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기다리며,
계속 거절을 당하더라고 함께 하자고 다가가는 마음가짐입니다.
봉사의식, 사명감을 갖지 않으면 참 힘든 일입니다.
불편하더라도 한번이라도 더 얼굴을 비추고 자활기업에 정말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아내는 것,
저는 요즘은 이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게 이 분들의 일자리가 되고, 우리의 일자리가 되고,
앞으로 우리 후배들의 일자리가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사명감이 더욱 생깁니다.
#후배들의 일자리를 위해, 나의 70대를 위해 달립니다
Q. 이렇게 좋은 선배님을 만나 뵙게 되어 행복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신지 궁금해요.
A. 저는 곧 50+를 졸업하게 됩니다.
지금 70대를 살고 계신 저희 선배님들은 이미 시니어클럽을 만들어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시더라구요.
저 역시도 좋은 선배님들이 계신 겁니다.
거기에는 주례 클럽이라는 것도 있어서, 결혼하는 인생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인생 이야기를
짧고 굵게 전달하는 것도 있는데 그것도 관심이 많이 가고요.
제가 일본어를 한 경험 덕분에 통번역을 통해 할 수 있는 일도 있을 것 같고,
기업경영 상담이나 자활기업의 일들, 중견기업 자문하는 일들까지 다양하게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어 여전히 달려야 할 것 같습니다.
#함께 살아가는 세대들에게 전하는 응원의 한마디!
Q. 선생님 동료 50+세대들에게, 그리고 후배세대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을 전해주신다면요?
A. 50+세대 여러분, 우리 현직에 있을 때부터 미리 준비합시다.
그리고 우리가 가진 경험과 지식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으니, 우리 노력합시다.
그리고 후배 여러분, 여러분의 미래는 아주 밝다고 믿습니다.
위기를 극복하면 기회가 온다고 믿습니다. 저는 걱정하지 않습니다.
우리도 열심히 여러분의 미래를 위해 노력할테니 더 좋은 사회를 위해 여러분도 노력해주세요.
박종민 선생님과의 짧지만 깊은 인터뷰를 마치며, 선생님께서는 오드리 햅번의 봉사하는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감동에 가득해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런 삶에 대한 소망으로 노력하시는 선생님의 얼굴에도 편안하고 따뜻한 미소가 가득했습니다.
자리로 돌아오는 제 손에는 선생님께서 직접 댁에서 들고 오신 예쁜 귤이 쥐어져 있었습니다.
날씨는 쌀쌀해지지만 마음은 따뜻해짐을 느낍니다.
더 따뜻한 모두를 위한 ‘50+자활기업 펠로우십’ 노력,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