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구제금융 요청 사태가 발생한 이듬해인 1998년에 우리 곁에 나타난 아나바다 운동.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의 준말인 아나바다는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자고 만든 운동이다. 요즘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 때문에 대략 난감한 상황이다. 서민들은 장바구니에 담긴 물건 개수에 비해 결제금액은 비싸서 힘들다. 

 

가벼워진 주머니를 조금이라도 두둑하게 만들기 위해서 서대문50플러스센터에서 10월 15일 아나바다 장터를 열었다. 사실 서대문50플러스센터에서 주최한 아나바다 장터는 단순히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는 의미에서 그치지 않는다. 아직은 쓸만한데 혹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는데 쓰레기통에 버려져서, 우리 삶의 터전인 지구를 병들게 하는 걸 줄이자는 환경 실천 운동의 뜻이 담겨 있다. 그래서 행사 이름도 ‘자연순환실천단과 함께하는 아나바다 장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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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대문50플러스센터의 아나바다 장터 안내 포스터.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서대문50플러스센터 옥상정원에서 열린 아나바다 장터에는 20개가 넘는 돗자리 부스가 설치됐다. 여느 아나바다 장터와 마찬가지로 중고 의류, 소품이나 직접 만든 수제품이 판매 대상 품목이다.

 

“평소 아나바다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의도가 너무 좋잖아요. 한번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품고 있었는데, 이번에 판매자로 동참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구매 후 한 번도 입지 않은 옷가지들을 들고 온 어머니와 딸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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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번 입지 않은 옷가지들을 가지고 온 판매자. ⓒ 50+시민기자단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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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뜨개질해서 만든 인테리어 소품을 가지고 온 판매자. ⓒ 50+시민기자단 김은정 기자

 

이번 서대문50플러스센터 아나바다 장터에는 특별히 아이들을 위한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체험 아이템은 매듭인형. 아직 야무지게 영글지 않은 손으로 매듭인형을 만드는 아이와 그를 바라보는 엄마의 모습에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준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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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듭인형 만들기에 재미를 붙인 꼬마 아가씨. ⓒ 50+시민기자단 김은정 기자

 

이뿐만 아니다. 서대문50플러스센터의 주요 관심사인 친환경을 콘셉트로 한 샴푸바 만들기 부스에도 아이들의 줄이 이어진다.

“일반적으로 샴푸는 플라스틱 통에 들어있잖아요. 플라스틱은 분해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고요. 그래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 만들어진 게 샴푸바예요.”

샴푸바는 비누처럼 바 형태로 만들어진 샴푸다.

“샴푸바를 만들 때 들어가는 재료는 모두 천연제품이에요. 계면활성제까지도요. 비누, 샴푸, 세제에는 계면활성제라는 게 들어가는데요. 일반적으로 합성계면활성제를 많이 사용해요. 가격은 저렴할지 몰라도 합성계면활성제를 사용하면 우리 건강과 환경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거든요. 이렇게 만들어서 사용하는 샴푸바가 시중에서 판매하는 샴푸보다 거품도 많이 나고 세척력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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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스틱 사용량도 줄이고, 건강에도 좋은 샴푸바 만들기 체험 부스. 

 

장터라면 빠질 수 없는 먹거리. 점심시간에 열린 장터이기에 시장기를 달래는 데 제격인 부침개도 눈앞에서 직접 부쳐서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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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장터에선 빠질 수 없는 음식, 부침개도 직접 만들어서 판매. 

 

장이 끝난 후 판매자들은 말한다. “떼돈 벌려고 여기 나온 건 아니잖아요. 지갑에 들어온 금액이 크지는 않지만, 사람들과 나누는 정이 있어서 참 뿌듯했어요.”라고.

 

이번  ‘자연순환실천단과 함께하는 아나바다 장터’ 참여자들은 총 428,500원의 수익금을 자원순환실천 활동에 기부했습니다. 자원순환실천단은 서대문50플러스센터 내 자원회수거점 공간으로 우유팩과 플라스틱 병뚜껑 등을 가지고 오는 분들에게 드릴  리워드 물품을 구입해 제로 웨이스트 운동에 동참하는 분들에게 제공할 계획입니다.(편집자 주)  

글 사진 50+시민기자단 김은정 기자 (twinkle01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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