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적으로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중장년
과거 우리나라 중장년은 취업률이 가장 높고 경제적으로도 안정되어 있는 계층으로 인식 되어져 왔으나 그들의 사회·경제적 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10여 년간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나이는 약 49세로 그 이후 가지게 되는 일자리는 불안정하고 급여도 열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비정규직 비율을 살펴보면 40대 16.2%였던 비율이 50대 21.1%, 60대 이상에서는 31.3%로 급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령별 월 평균급여도 40대 월 3,853천원에서 50대에 접어들면서 3,610천원으로 감소하고 60대에는 2,511천원으로 급감하였다. 유효 은퇴 연령이 70세 초반임을 감안할 때 중장년은 퇴직 이후 약 20년 동안 근로빈곤 등 사회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에 노출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박지혜, 2022).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1에서 중장년의 비율이 5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을 통해서도 그들이 겪는 위기의 심각성이 확인되고 있으며, 중장년 시기 사회·경제적 위기는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2이 다년간 OECD 국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즉, 중장년이 주된 일자리 퇴직 이후 안정적 일자리로의 이직과 지속적인 사회참여의 중요성이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러한 중장년의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서울시50플러스재단을 통해서 2015년부터 보람일자리사업을 추진해 왔다.
중장년을 위한 서울시 보람일자리사업과 그동안의 성과
보람일자리사업은 경륜과 전문성을 갖춘 중장년 시민들이 활력 있고 안정된 인생 후반기를 설계해 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사회참여 및 사회공헌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새로운 경력 형성의 기회 제공을 통해 활동, 취업, 창업 등 다양한 사회활동으로 진출하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지난 약 7년 간 사회공헌뿐만 아니라 경력전환, 이직 등의 욕구를 지닌 중장년들의 꾸준한 참여를 통해 사업이 성장해 왔다. 2015년 6개 사업 442명으로 시작된 사업은 2022년 35개 사업 4,675명으로 성장하였다.
재정지원일자리사업의 직접일자리사업 중 사회봉사·복지형에 해당되는 보람일자리사업은 유사사업과의 비교에서도 사업의 우수성이 확인된다. 보람일자리의 활동조건을 보면 최저임금 기준으로 월 최대 525,020원을 지원해 주며, 참여영역에 있어서도 복지, 안전, 교육·보육, 지역특화일자리 등 사회보장영역 내 다양한 활동의 길이 열려있는 등 유사사업인 신중년사회공헌활동지원사업에 비해 활동 여건이 우수함을 알 수 있다.
보람일자리사업은 참여자뿐만 아니라 수행기관, 수혜자의 만족도 또한 높은 사업이다. 2022년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서 실시된 만족도 조사에서 참여자, 활동처, 수혜자 모두 80점 이상의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보람일자리사업은 2023년부터 대상자를 기존 50~67세에서 40대까지 확장하였다. 퇴직을 앞둔 40대 중년에게도 참여의 문을 열어놓음으로써 이직, 창업 등을 준비하는 사람과 사회참여 경험이 없거나 경력이 단절된 사람에게도 새로운 분야에 대한 체험과 사회진출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다.
서울시 보람일자리사업 직면한 이슈
한편 지난 7년 동안 보람일자리사업이 운영되어오면서 향후 검토 및 개선되어야 할 사항들이 논의되고 있다.
먼저 보람일자리사업 참여 이후 일·활동으로 연계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다. 재정지원일자리사업의 기본적 취지는 취업취약계층의 사회참여 기회를 높이고 이를 통해 일·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보람일자리사업 또한 중장년의 인생후반기 설계를 지원하기 위해 사회참여 및 사회공헌활동 기회제공을 지침에 명시하고 있어 결을 같이 한다. 따라서 반복참여자 최소화, 사업 참여 종료 후 참여자의 민간일자리 및 활동으로의 이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도록 운영체계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활동시간 연장에 대한 요구가 있다. 현재 보람일자리사업 참여자 최대 활동시간은 월 57시간으로 60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월 60시간 이상 3개월 이상 활동하게 되면 근로기준법에 따라 근로계약 체결, 4대 보험 가입 등 다양한 이슈들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에 대해 실현 가능성을 두고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
셋째, 참여자들의 교육을 좀 더 고도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소양교육과 직무교육을 참여자 욕구에 맞게 개선하고 처음 참여자와 재참여자를 구분하여 교육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다.
넷째, 참여자 및 활동처 등의 관리시스템에 대한 개선 의견이 있다. 현재 구성된 시스템은 참여자의 활동 신청, 선발, 교육, 배치 등단계별 통합관리에 제한되고 활동처에 대한 종합관리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마지막으로 40대로 참여자가 확대됨에 따라 50·60대와 욕구가 다른 40대 맞춤형 사회공헌일자리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러한 이슈들은 결과적으로 보람일자리사업 참여자들의 지속적인 사회참여와 일·활동 연계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사업의 목적에 수렴된다.
보람일자리를 통한 중장년의 역할과 일·활동으로 연계 가능성 강화
보람일자리의 최종 성과 목표인 참여자들의 지속적인 일·활동으로의 연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은 무엇일까? 2021년도 사업참여자 분석에서 전체 참여자의 약 7% 정도가 일·활동으로 이어졌음이 확인되었으나 좀 더 적극적으로 일·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먼저, 참여자들의 욕구에 기반한 사회공헌일자리 연계시스템 강화이다. 참여자들이 보람일자리사업 참여 시 본인의 경력과 관심 분야에 적합한 사회공헌일자리로 연계될 수 있도록 참여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 참여활동에 대한 충분한 사전 이해와 앞으로의 일·활동 연계 분야에 대한 안내를 통해 활동 참여 이후를 참여자 스스로 계획해 볼 수 있도록 프로세스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효율적인 사업운영을 위해 실무자의 시각에서 참여자 및 활동처를 관리하는 온라인 시스템을 체계화하는 등 개선 작업이 선제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각 유형별로 적합한 전문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소양교육은 기본적으로 이루어지고 직무 교육은 일부 사업에서 실시되고 있으나 교육 내용 및 시간 면에서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 존재한다. 즉, 참여자들이 활동처에서 단순 업무에서 벗어나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역할이 가능하도록 교육 과정의 고도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세부사업별 특성을 파악하고 참여 이전에 활동에 적합한 교육이 이루어져 활동처에서 적절한 역할 부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 각 사업 유형별 목적을 명확히 할 필요성이 있다. 사회참여에 의의를 두는 사회공헌에 초점을 둔 활동과 일자리 등으로의 연계에 초점을 둔 활동 등으로 구분하고 목적에 맞도록 운영 프로세스에 차별을 두는 것이 좀 더 적절한 일·활동으로의 연계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특히, 활동 이후의 연계프로그램을 구체화하여 취업, 창업, 활동 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한다면 현재보다 더 많은 참여자들이 재정지원일자리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일·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중장년에게 적합한 사회공헌일자리 모델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고용노동부의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2020)에 따르면 향후 인구고령화에 따른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여 돌봄, 보건 및 개인 생활서비스직 인력수요도 크게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ICT 기술 발전과 디지털 전환 관련 인력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래사회를 대비하여 중장년의 역할이 기대되는 영역으로 이들에게 적합한 사회공헌일자리 모델 개발을 통해 새로운 분야로의 전직 또는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야 할 것이다.
* 본 원고의 내용은 연구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1 고숙자외(2022).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 2020년도 기준 우리나라 노인(만65세 이상)의 빈곤율은 40.4%로 OECD국가 평균 15.5%의 두배를 넘어서고 있다(OECD, 2022).
참고문헌
•고용노동부.(2021). 2021년 신중년 사회공헌활동지원사업 운영지침
•박지혜.(2022). 늦어지는 은퇴, 생애주기수지 적자에 대비하라. 미래에셋투자와연금리포트
•방글, 김진영.(2022).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 2020-2030. 고용노동부한국고용정봉원
•산림청(2023). 2023년도 재정지원일자리사업 종합지침
•서울시.(2023). 2023년 보람일자리 운영지침
•이석환, 이정인, 이성철.(2022). 50+세대 사회공헌일자리 지속가능성에 관한 연구. 서울시50플러스재단
•통계청.(2023).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경제활동인구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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