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의  스트레스와 친구하기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다는 단어 <스트레스>

사는 동안 이것을 피할 수는 없다.

50플러스 캠퍼스와 센터에서 상담을 하면서 다양한 일로 내담자를 만난다. 은퇴 전후에 있는 50+세대는 스트레스 뿐 아니라 우울감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막연함으로 내방하셨다가 스스로의 상황을 털어 놓고 눈물도 보이신다. 지난 삶을 돌아보면 알 수 없는 억울함이 밀려온다는 분. 열심히 살며 부족함 없도록 자식 뒷바라지 했더니 아들과 대화조차 힘들다는 분. 돈 벌어 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아내 태도가 너무 다르다는 분, 재취업 하려니 서류에서 나이 때문에 다 퇴짜를 맞는다는 분 등.

한 내담자는 "그동안 일 많이 했으니 이제는 좀 쉬세요"라는 아내의 말에 힘을 얻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왠지 모르게 아내의 눈치가 보이고 돈 많이 쓴다는 잔소리 때문에 힘들다고 하셨다.

은퇴 후라도 옛 부하직원들에게 얻어먹을 위치가 아니라는 것도 딜레마다. '벌어다 준 돈이 얼만데, 왜 눈치 봐야하지?' 라는 생각이 드신단다.

은퇴 후 많은 남성들은 '집밥 다 챙겨 먹기 미안해서 지인의 전화가 오면 냉큼 달려 나간다'며 우스갯소리 하신다. 어떤 분은 아내가 바라던 여행도 하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아내가 행복할 것이라 생각했단다. 어느 날 아내가 대화 좀 하자는 말에 충격을 받으셨다. "이제는 혼자서 좀 놀아. 자기랑 같이 놀기 너무 힘들어....."

스트레스는 나쁜 일 뿐만 아니라 좋은 일에도 따른다.

재취업도 하고 자녀를 결혼시키고 손주도 보는 등 이러 저러한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나 많은 50+세대는 자녀 학업과 미취업과 결혼에 따르는 부대비용과 자신의 준비되지 않은 노후 등으로 또 다시 할 일을 찾아 나선다.

경제문제가 많지 않아도 갑자기 많은 시간들이 절벽처럼 다가온다. 그래서 일거리와 여가 해결을 위한 활동을 찾아 무작정 나서는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전직이 화려할수록 취업이 어렵다는 통계도 있다. 자신을 내려놓는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사 활동 선호도가 높다. 품위 유지에 도움 되고 가르치려는 성향 때문이다.

정보와 인맥을 잘 활용하는 분들은 재취업과 재기에 용이하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도 손주 돌보는 즐거움을 뒤로한 채 사회공헌과 봉사활동 등에 나선다. 그런데 그조차도 전쟁이 되어간다. 베이비 붐 세대의 위력은 무엇이든 치열한 삶을 살아 왔기 때문일까.

중장년의 발달과업의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 일과 가정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둘째 동료와 가족이 중요한 때다. 셋째 조기 퇴직으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위기를 맞는다. 넷째 은퇴설계와 건강에 대한 인식을 중요 관심영역으로 삼을 때다. 마지막으로 여가교육이 사회적으로 필요할 때다.

이런 과업수행을 못한 내담자들에게는 많은 지지와 격려가 필요하다.

이들에겐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돌아보아야 한다. 여태껏 가족을 위한 삶이라면 제2의 커리어는 좀 더 자신에게 집중하여 선택할 필요가 있다.

생계형 구직을 위한 활동도 더 긴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잠시라도 돌아 보아야한다. 스트레스가 자칫 병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매개체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은 시인의 시가 많은 함축적 메시지를 전해 온다.

노를 젓다가

노를 놓쳐 버렸다.

비로소 넓은 물을 들여다보았다.

ㅡ고은 <순간의 꽃 중에서>

자신의 숨은 재능을 발견하고 숙련된 경험과 결합되려면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이를 도와주는 조력자로 50+컨설턴트가 있는 것이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2016년 이전부터 은퇴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다양한 기획을 시작하였고, 상담은 캠퍼스와 센터의 중요한 관문이 되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극복하자.

그동안 웃는 것과 우는 것이 허용되지 않은 문화, 감정에도 답이 있는 교육제도로 감정을 억누르고 살아 왔다. 프로이드에 의하면 "감정억제는 더 추악한 사람으로 만들어 진다"고 한다. 무리하면 고통과 통증 등으로 신호를 보낸다.

부정적 감정은 동공을 커지게 하고, 침이 마르고 심장이 빨리 뛰는 등 호르몬 반응이 이성보다 더 빠르게 움직인다. 혈압이 오르고 근육은 싸울 준비를 하여 딱딱해지고 뭉쳐진다. 스트레스는 눈도 귀도 어둡게 한다. 실제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잘 신던 신발이 신겨지지 않는 이유다. 모든 활동에 영향을 미쳐 인간을 덜 창조적이게 한다. 감정의 수도꼭지가 고장 나는 신호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담에서 내담자가 털어 놓지 못하면 좋은 상담이 되지 않는 이유다. 참기위해 이를 악물면 이가 상하지만 말로 표현하면 한결 좋아진다. 스트레스를 친구처럼 인정하고 부교감 신경을 올리는 훈련으로 대처한다면 질병예방에 도움이 된다.

위의 신체반응은 나의 감정을 다스리라는 신호이므로 심호흡을 크게 하는 등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평생의 친구가 왔구나". 친구 맞을 준비를 하자.

조용한 음악과 노래로, 깊은 심호흡으로. 근육을 뭉치는 운동보다 수영이나 요가로, 근육을 완화하다보면 어느새 스트레스는 즐거운 동반자가 되어 있다. <건강하게 장수하는 사람>에 관한 수많은 연구결과가 말해주듯 스트레스를 부인하기보다 긍정적인 마음, 감사와 공감이 중요하다.

더 나아가 봉사와 사회공헌활동과 영성활동을 습관화하는 것은 부교감 신경을 활성을 크게 한다. 이와 더불어 주변을 관찰하여 칭찬으로 주변사람을 행복하게 해준다면 누구보다 자신의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