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존감의 원천

지하철 객실 안에서 물건을 파는 이동 상인은 눈빛과 말에서 강한 자신감을 보입니다. 이십여 년 전 세일즈를 배우고 나고 지하철 객실 안에서 세일즈를 하고 싶은 높은 충동을 느낄 때가 있었습니다. 자신감은 현재 자신의 상태와 연결됩니다. 자신이 하는 행위의 정당성과 수단의 우월성 또는 수단의 가치에 대한 자신의 높은 평가입니다. 더불어 객관적인 인정과 준비입니다.

자존감은 조금 다릅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물건을 팔고 있다고 자존감이 높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행위와 수단, 객관적인 인정과 외형적 모습이 자존감을 이루는 요소는 될 수 있을지언정 근본적인 실체는 아닙니다.

 

어느 날 귀금속상가가 밀집해 있는 골목 국수말이 음식점에서 옆자리의 떠들썩하니 국수를 먹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엿들었습니다. 떠들썩한 사람은 한사람입니다.

‘학교 다닐 때 너무 가난해서 신발도 못 신고 다녔어. 친구들이 나를 개 취급했어. 내가 돈 좀 벌었잖아. 이것들이 동창회 한다고 나를 허구한 날 득달같이 불러. 내가 학교에 기부금도 냈어.’

중년의 그는 어릴 적 친구들에게 개 취급당하며 무시당한 시절과 지금을 비교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말투는 자못 위압적이기까지 했습니다. 함께 국수를 먹고 있는 두 사람은 조용히 말이 없었습니다. 그 사람은 자신감이 차 보였지만 외롭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존감은 존재가치와 연결됩니다. 존재가치는 아주 근원적입니다. 나는 왜 세상에 태어났을까? 나는 누구인가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해답을 찾은 사람은 현재의 처지와 관계없이 자존감이 높습니다. 존재의 근원은 가족이고 가정입니다. 가족 속에서 한 사람의 존재가 만들어집니다. 존재의 의미가 부여되는 것이죠. 존재의 의미는 자존감과 직결됩니다. 따라서 자존감의 원천은 가정이라고 감히 주장합니다.

 

 

2. 자존감의 형성

상담자로서 늘 높은 자존감을 유지하려고 애씁니다. 내담자는 어떤 호소 문제를 가지고 오더라도 자존감이 낮아져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의 문제에 매몰되어 자존감이 떨어지거나 상해있습니다. 상담자가 자존감이 낮은 상태면 내담자의 자존감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습니다. 자존감은 관계와 깊이 연결됩니다. 나와 관계되는 사람들의 자존감과 연결되고 내 자존감 수준이 다른 사람들의 자존감에 영향을 미칩니다.

내담자는 자존감이 높아지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힘이 생기고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개 낮아지고 상한 내담자의 자존감 원인은 가정 안에 있습니다.

 

가정은 시스템입니다. 가족 사이에, 가정의 문화와 규칙으로 가족의 자존감이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내가 가족에게 자존감의 영향을 주고 나도 영향을 받습니다. 결국, 자존감 형성은 원 가족입니다.

 

3. 자존감과 원 가족

심리학자 너새니얼 브랜든(Nathaniel Branden, 1930~2014) 자존감의 본질이 자기 신뢰와 자기존중이라고 했습니다. 자기 신뢰와 자기존중은 자기 능력과 자기 가치에서 우러나오며, 자존감의 또 다른 근원인 자기효능감 또한 능력과 연관되어있다고 주장합니다. 자기 가치와 자기효능감이 자존감의 본질이라고 주장합니다.

 

브래든과 쿠퍼스미스(Coopersmith)가 말한 높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특징이 있습니다. 환경적 요구를 충족하는데 효과적인 경향과 활동적이고 주장적인 자세, 자기수용, 자율적이며 상대에 대한 배려, 탐험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을 좋아하고, 불안 수준, 부정적인 사회에의 저항입니다. 기쁨, 자기개방, 감사와 애정 표현도 있습니다.

 

어디서 배우고 체득할 수 있을까요? 가정입니다. 홈베이스인 가정, 아침에 나갔다. 저녁에 들어가는 곳, 멀리 여행 갔을 때 가장 돌아가고 싶은 곳, 사랑하는 가족이 모여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곳입니다.

 

삶의 과정은 다 다릅니다. 성인이 되어 사회인으로, 결혼하여 가장으로, 직장에서 책임자로 일터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 많은 고난과 어려움, 고통을 겪었습니다. 힘들고 고통스럽고 좌절과 절망, 말 그대로 온몸과 정신이 깊은 수렁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심정이었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원 가족인 어머니, 아버지, 형제들을 생각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살아온 과정들과 사건들과 함께했던 시간과 부모님의 가르침과 삶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사랑하고 인정하고 그대로 봐주고, 용기를 주고 격려해 주었던 것들이 이겨낼 힘이 되었습니다. 환경과 여건, 삶의 고통에 굴복하지 않을 배경이 되었습니다. 해낼 수 있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실체가 있고 나를 믿는 자신감과는 다른 내 존재에 대한 배경이 나를 가치 있는 사람으로 여기게 하여 극복할 힘을 준 자존감입니다.

 

4. 자존감 회복

너새니얼 브랜든은 자존감의 여섯 개 기둥으로 의식하며 살기, 자기수용, 자기 책임지기, 자기 주장하기, 자아 통합하기, 목적에 집중하기를 이야기합니다. 자존감이 떨어진 사람이 자존감을 끌어올릴 때 해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누구나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존재의 의미가 있습니다. 존재의 의미는 자존감과 직결됩니다. 가정 안에서 자존감은 생명체처럼 자라야 합니다. 가족이 서로 자양분이 되어야 합니다. 잃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쉽지 않은 삶을 살아가면서 잃어버린 자존감은 회복되어야 하고 회복할 수 있습니다.

 

 

가정 안에서 가족 구성원은 인격체로 존중하고 인정받아야 합니다. 남편이나 아내, 자녀를 각자는 인격체로 바라봐야 합니다. 퇴직해서 경제력을 상실한 남편, 갱년기를 겪는 아내와 남편, 역할을 찾아 외부 활동이 많아진 아내, 성인으로 독립하기 위해 부모와 다른 의견을 가진 자녀, 서로 인정하고 받아주고 격려 해주는 가족이 될 때 자존감은 올라갑니다. 잠시 겪는 어려움을 극복해 낼 힘이 됩니다.

 

가정은 모든 것을 용납하고, 모든 것이 받아들여지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가정은 존재 의미의 자양분을 공급하는 곳입니다.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