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많은 사람들은 삶의 과정에서 부모세대의 삶을 보고 자신도 부모세대와 비슷한 삶을 살 것이라는 ‘착각 아닌 착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신중년에 접어들면서, 아니면 그 이전의 시점에서부터 부모의 삶과 자신의 삶이 다르다는 점을 점차 느낀다. 그런 생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바로 ‘기대수명의 연장’이다. 미래전문가들은 앞으로 100세 시대를 넘어서서 120세 시대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한다.
필자는 현장에서 생애설계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기대수명을 측정할 수 있는 워크시트를 이용하여 참여자들이 기대수명을 측정해보도록 한다. 결과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남성의 경우 80대 중반 혹은 후반에 이르는 기대수명이 나오고, 여성의 경우에는 90대 초반, 혹은 중반에 이르는 기대수명이 나온다. 드물지만 100세를 넘어서는 참여자도 보인다. 그런데 참여자들은 기대수명 연장을 반기기보다는 걱정하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 그들은 ‘건강하게 살아야지?’, ‘그때까지 의료비 등에 필요한 돈도 좀 있어야 하는데….’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필연적으로 그런 연령대까지 살게 된다는 상황을 접하는 신중년들은 어떻게 해야할까? 요즘 강조되는 ‘삶의 설계’, 즉 ‘생애설계’를 해보는 것이다.
먼저 아래에서 설명하는 다양한 생애설계 영역구분을 인식하고, 하부영역을 서로 연계시켜서 삶의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면서 시너지를 내는 방법을 채택해보면 어떨까?
생애설계 영역
생애설계 영역이란 우리 삶의 주요 구성요소를 의미한다. 먼저 일반적인 생각을 넘어서서 확장을 해보면 우리 삶을 구성하는 영역 크게 3가지로 구분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 설계 현장에서는 통상 아래의 영역구분. 2를 사용하는데, 영역구분. 2, 3도 생각해보아야만 한다.
영역구분. 1 : 과거 – 현재 - 미래. 이는 시계열적인 개념으로 전체적인 삶을 살펴보거나, 예상해보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과거를 뒤로하면서, 계속 미래를 향하는 가운데, 현재를 사는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현재는 순간적이고, 오로지 과거와 미래만 존재하는지 모른다. 많은 생애설계전문가들은 ”과거로부터 배우고, 미래를 희망하며, 현재를 살아라!”라고 말하면서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연계성을 강조하면서, 한 바구니 안에 담아서 같이 생각해보라는 통합성도 강조하고 있다. 결국, 생애설계는 그 3가지 사이의 연계성을 찾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차원에서 자신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이벤트, 즉, 성장, 변화, 성취, 고뇌 등을 기록해보면 자연스럽게 그 연계성이 눈에 들어온다. 어떤 차원에서는 자기 삶을 구성하는 특이한 패턴도 찾아볼 수 있는데, 그런 패턴에 기반하여 삶을 설계해보는 것이다. 자신의 과거, 현재, 그리고 예상이나 희망하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그속에 특이한 패턴이 존재하는가?
영역구분. 2 : 생애설계 0대 영역. 생애설계시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하부영역들이다. 이 영역의 구분은 정부기관의 책임부서나 민간전문기관에서 해당계층에 맞추거나,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면, 보건복지부의 노후준비지원법에서는 4대 영역(*재무, 건강, 여가, 관계)을, 서울특별시 50+재단의 경우는 7대 영역(*일, 재무, 건강, 여가, 사회적 관계, 가족, 사회공헌)을 규정하여 사용한다. 고려해야할 점은 책임부서나 계층별로 주요 영역을 기본적으로 설정하고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자신에게 주요한 영역이 무엇인지를 별도로 규정해볼 필요도 있다. 개인적으로 어떤 영역을 선택하든지 간에 그 영역들은 독립적이지 않고 서로 연계되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만 한다. 예를들어, 일하면서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게 되니, 자연스럽게 건강도 유지되면서 돈도 생기고, 벌이가 있으니 가족도 좋아하고, 돈이 생기니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여유도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에게 적합한 몇 가지 영역을 선택한 이후에 영역별로 목표를 설계한 이후에는 그중에서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영역부터 하나씩 처리해나가면 연계된 다른 영역의 목표들도 자연스럽게 동시적 혹은 순차적으로 달성된다. 우선순위는 ‘긴급성’, ‘중요성’ 정도를 따져보고 설정하면 된다. 자신의 우선순위나 영역별 목표는 무엇인가?
영역구분. 3 : 개인적 영역(=삶)과 사회적 영역(=일). 앞서 이야기한 2가지 영역구분에 이어서 생애설계 영역을 잘 살펴보면 ‘개인적 영역’과 ‘사회적 영역’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개인과 그가 사는 사회는 필수적으로 연계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은 그런 개념으로 구분하였으나, 개인의 생각에 따라서 다소 차이는 존재할 수 있다. 핵심은 ‘나의 삶’이라는 개인적 영역과 연계성이 높은 것인가, 아니면 ‘삶 속의 일’이라는 사회적 영역과 연계성이 높은 것인가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자신에게 적합한 위치에 하부영역들을 배치해보면 삶과 일에 대한 명확성을 가지고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 삶과 일의 연결 선상에서 나만의 개인적 영역과 사회적 영역을 배열해보자. 나 자신의 배열은 어떤 모습을 보일까?
영역들의 연계성 유지와 조화 추구가 관건
위 3가지 영역구분은 필요에 따라, 혹은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 있다. 대부분의 생애설계에서는 위의 영역구분. 2를 개인적으로 측정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잘 이야기하지 않는 영역구분. 1, 3도 유념해야 할 부분이라서 제시해본다. 우리는 하부영역 상호간의 연계성을 유지하면서, 그속에서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야만 한다. 일부에서는 ‘하부영역 간의 균형’을 강조하는데, 균형이라는 용어보다 조화라는 용어가 더욱 적합하다고 주장하고 싶다. 이해를 잘못할 경우에 ‘균형’이라는 의미는 ‘서로 같은 무게 혹은 크기’로 곡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많이 회자하는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워라벨, work and life balance)’는 잘못 이해하면, 워크 50%, 라이프 50%라는 융통성 없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필자는 ‘워크 앤 라이프 하모니(=워라하, work and life harmony)’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 무게나 크기와 관계없이 얼마나 자신의 삶 속에서 조화를 이루는지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전에 우리가 보던 부모세대의 삶을 벤치마킹한 삶이 아닌 진정한 100세, 120세 시대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위에 제시된 영역구분 중에 자신에게 적합한 구분을 선택하고, 부담 없는 하부영역별 목표들을 설정한 이후에 자신에게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하부영역부터 실행해보자. 또다른 삶이 펼쳐진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성숙해진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