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모처럼만에 바빴던 일상을 잠시 잊고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북카페의 편안한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다. 형형색색의 전등이 반짝거리고 있고그 옆에 놓여있는 키큰 선인장이 초록색 빛깔을 자랑하고 서있다. 오늘따라 북 카페 안에는 다양한 사람들로 가득하다. 앞 테이블에서는 아빠와 초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딸이 손을 흔들며 누가 눈을 깜빡이나 놀이를 하고 있다. 딸이 이겼는지 얼굴가득 웃음을 머금고 있다. 동화책을 함께 보고 있는 모녀, 여럿이 모여서 왁자지껄 수다를 즐기고 있는 대학생들, 차를 마시며 소근 소근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여성 두 사람의 모습이 정겨워 보인다. 반대편 구석에서는 중년의 남성이 조용히 책을 보고 있고, 그 옆에서는 여성 한 사람이 노트북을 드려다 보면서 열중해서 무엇인가 작업을 하고 있다. 불현듯 눈을 들어 왁자지껄한 사람들의 목소리와 웃움소리 가득한 북카페 전체공간을 바라보았다. 오늘 이 공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 보였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행복한 기운이 가득한 이 공간에 함께 있는 나 자신도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요즈음에 누군가가 “미래의 꿈이 무엇 입니까?” 하고 물어보면 “행복하게 사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할 때가 있다. 인생후반전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는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한다. 사람들마다 자신의 삶의 가치관에 따라 행복의 조건이 다를 것이다. 50+세대에 대한 상담을 하면서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려고 전문가들의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해답을 안다면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지금 우리가 어디에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떻게 객관적으로 행복의 조건을 찾아낼 수 있을까. 인생 전체를 한꺼번에 펼쳐서 한눈에 살펴본다면 어떨까? 사람들의 십대 시절부터 노년까지 온전히 연구한다면 무엇이 사람들을 진정으로 행복하고 건강하게 하는지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75년간 남성 724명의 인생을 추적한 하버드대학교 성인 발달연구이다. 이 연구는 "행복을 결정하는 건 돈이나 명예가 아니라, 바로 사람들 간의 좋은 관계(good relationship)다. 가장 행복한 삶을 산 사람들은 그들이 의지할 가족과 친구와 공동체가 있는 사람들이었다."라는 결론을 찾아냈다. 또한 관계에 대한 유의미한 3가지의 교훈을 제시했다.

 

 

1. 사회적 연결은 유익하되 고독은 해롭다.

가족, 친구, 공동체와의 사회적 연결이 더 긴밀할수록 더 행복하고, 신체적으로도 건강하며, 더 오래 산다. 자신이 원하는 것 이상으로 고립되어 있는 사람들은 행복감을 덜 느낄 뿐만 아니라, 중년기에 건강이 더 빨리 악화되고, 뇌 기능이 일찍 저하되며, 외롭지 않은 사람들 보다 수명이 짧다

 

2. 관계의 양보다도 중요한 건 관계의 질이다.

갈등 속에서 사는 것은 우리 몸에 아주 나쁘다. 일례로 애정 없이 갈등만 잦은 결혼은 이혼보다 더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반면 바람직하고 따뜻한 관계는 건강을 지켜준다. 50세에 관계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은 사람들이 80세에 가장 건강했다.

 

3. 좋은 관계는 우리의 몸뿐만 아니라 뇌도 보호해준다.

관계를 맺고 있는 상대방이 자신들이 힘들 때면 의지가 되어줄 거라고 여기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기억력이 더 선명하고 오래 간다. 반면 관계를 맺고 있는 상대방이 의지가 되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좀 더 빠른 기억력 감퇴를 보였다.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좋은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은 사실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하지만 75년간의 객관적 연구를 통해서 증명했다는 것은 우리가 주목해 볼만 하다. 50+세대가 행복한 삶을 살기위해서 가족, 친구, 공동체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오늘부터 노력해 보자.

 

가족, 친구, 공동체 사람들과의 좋은 인간관계 맺기

앞으로 우리에게 남아있는 많은 시간들은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조건인 좋은 인간관계 맺기의 시작은 상대방의 보이지 않은 마음 까지도 헤아려 보려는 따듯한 마음을 갖는 것이 아닌가 싶다. 가족관계에 있어서는 아내의 말과 행동에 관심을 갖고 보이지 않는 마음까지 이해하려 노력해 보자. 또한 공통의 관심사를 찾아내어 작은 것이라도 함께 해 보는 인생동반자이자 친구로서 살아가 보자. 자식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시각으로 따듯한 격려의 말과 함께 혼자 굳건하게 일어 설 수 있도록 지켜봐 주고 기다려 주는 인내심을 발휘 해 보자. 인생을 함께하고 같이 늙어 갈 좋은 친구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진정성을 가지고 대하고 친구가 어려울 때는 진심으로 위로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마음을 갖자. 오랫동안 일과 사회공헌활동을 하면서 살아가야 할 50+세대에게 있어서 공동체 속에서의 좋은 인간관계 맺기는 행복의 필수 조건이다. 항상 긍정적이고 따듯한 시선으로 상대방을 바라봐 주고 나눔과 베품을 실천함으로써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어 보자.

 

 

 

어느덧 북카페 창밖으로 검은 어둠이 내려앉았다. 행복의 조건을 생각하면서 불현 듯 몇 일전에 상담실에서 뵈었던 김준(가명)선생님 생각이 났다. 70대이신 김준(가명)선생님은 아내와의 대화단절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상담센터를 찾아오신 분이다. 70대에도 건강하게 현직에서 열정적으로 일하고 계시는 역량을 가지고 계신 분이었다. 하지만 건강이 좋지 않은 아내가 걱정되고,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살고 싶으나 아내와의 대화단절로 힘들고 행복하지 않다고 고민을 호소하고 있었다. 적극적으로 상담에 참여하고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한 덕분에 조금씩 아내와의 대화의 물꼬를 트고 관계개선을 실천해 가고 있는 중이다. 김준(가명) 선생님을 통해 50+세대가 노후에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돈이나 명예보다 질적인 좋은 인간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