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풍에 돛 단 듯 항해하는 삶

운, 노력, 재능이 잘 버무려져 있다

 

 

1년의 신수(身數)와 운세를 알아보려는 심리는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올해 운세가 궁금해 사주를 본 사람들도 꽤 있을 것이다. 순풍에 돛 단 듯 잘 풀릴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질 불운은 없는지, 자다가도 떡이 생길 행운을 은근히 기대하며 새해 벽두에는 두 손 모으는 마음이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사이고 세상사다. 재능을 타고난 사람, 운이 좋은 사람, 노력해서 부귀와 명예를 한 번에 거머쥔 사람 등 잘 풀리는 사람들을 보면 반드시 그 이유가 있다.

 

금수저 2세가 아버지 덕에 성공한다는 소리 듣기 싫어서 무일푼으로 집을 나왔다. 그림 한 점 안 팔리는 무명 화가로 배회하다가 어느 날 한 사람이 그림이 좋다며 큰돈을 주고 사간다. 이후 승승장구하게 된 그 남자는 집안 도움 없이 오로지 자기 능력으로만 성공한 화가로 평가되고 스스로도 그렇게 말하고 다닌다. 그런데 그 그림을 비싸게 사갔던 사람이 바로 자기 아버지였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된다. 자신의 힘으로 부와 명성을 쌓았다고 생각했던 남자는 충격을 받는다. 드라마 속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우리 주변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스토리다. 이 남자의 부와 명성에서 어떤 것이 운이고 재능이고 노력일까. 사는 것이 잘 안 풀릴 때 우리는 무작정 운명 탓으로 돌려야 할까. 재능과 운과 노력의 조합이 최대화돼 잘 버무려졌을 때 우리는 그것을 성공이라고 말한다. 물론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노력6, 재능3, 운1과 같은 노력파도 있을 것이고 노력1, 재능1, 운8과 같은 억세게 운 좋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낭중지추(囊中之錐)라 했다.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드러난다. 그러나 여기서의 재능은 운과 노력을 포함한 재능일 테고 운과 노력 또한 홀로 작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더러는 노력과 재능이 있어도 운을 이기지 못할 때도 있고, 운이 있어도 노력과 재능이 없으면 무용지물이 될 때도 있다. 중요한 것은 노력과 재능 없이 절대로 운이라는 놈은 찾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노력과 재능은 운이라는 기회를 잡기 위해 늘 준비태세에 돌입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순조로운 항해의 기본은 재능과 운과 노력이라는 환상적인 조합이라는 것을 물론 독자분들이 더 잘 알고 있을 테지만 말이다.

 

 

김영순 기자 kys0701@etoday.co.kr  bravo_lo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