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를 위한 연금, 재무관리, 경제관리, 경제교육 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것!
9월 기자단 자유주제로 노후대비를 위한 연금, 재무관리, 경제관리, 경제교육 등이 올라왔다. 처음엔 노후생활을 위한 나만의 방법을 쓰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동안 나의 노후가 눈앞으로 다가오지 않았다고 생각했는지 나만의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이 쉬 떠오르지 않았다. 이러니 첫 문장을 쓸 수 없는 건 당연한 결과다. 연금이라면 나라에서 하는 국민연금이 전부요. 특별히 내세울 만큼 경제적 여유가 있지도 않으니 재무관리까지 거론할 만큼 특별히 관리가 필요한 돈도 없다. 경제관리 경제교육도 비슷한 상황이긴 마찬가지다.
사실 중년의 나이에 노후 대책이 완벽하게 마련되어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한 문장도 쓰지 못함을 합리화시키느라 자문자답하며 여러 가지 나의 상황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니 중년의 고개를 갸웃갸웃 넘어가는 나이에, 서울에 작은 아파트 한 채 내 이름으로 있고 아직은 소소한 일거리로 매달 수익이 있으며 당분간은 노력여하에 따라 이 상태가 지속 가능하리라는 희망적인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훅 다가오는 미처 대비하지 못한 상황을 피할 수만 있다면 지금 이대로도 혹은 당분간은 나쁘지 않다는 말이다. 하지만 인생이 어디 내 뜻대로만 흘러가던가? 삶에는 늘 예기치 못한 변수라는 게 있다. 바로 건강이다.
오래 사용한 기계가 녹슬고 망가지듯 사람의 몸도 중년 이후 이곳저곳 삐끗거릴 수밖에 없다. 당연한 듯 방심하고 자신하다 한순간 잃어버리는 게 중년 이후 건강이다 보니 부부 중 어느 한쪽이 건강을 잃으면 대부분 가정경제에 치명타를 입히게 되어있다. 그럴듯한 경제 대책을 세운 사람들도 어려움이 따르는데 자식 뒷바라지에 무일푼이 되어 오직 건강만을 자신하던 중년에게 닥친 질병은 곧바로 가족 전체의 재앙이 된다. 물론 한 사람의 질병이 가족 전체의 근심이 되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다.
▲ 자식들이 드린 용돈을 모아 금강산관광을 가셨던 부모님의 건강하시던 모습.
걸어서 한 번 더 가겠노라 좋아하셨는데 영 이룰 수 없는 꿈으로 남았다. ⓒ 시민기자단 정용자 기자
나 역시 60대이던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거동이 불편해지시고 오랜 병원 신세를 지면서 가족의 모든 관심이 아버지의 건강을 되찾으려는 쪽으로 모색하게 된 경험이 있다. 우리 가족의 경우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아버지의 입원 기간이 길어지면서 경제적인 문제로 남매간에 틈이 생기게 된 것인데 6남매 키우느라 보험은커녕 노후 대책이 하나도 없던 부모님의 생활비에 더해 아버지의 적잖은 치료비까지 우리 6남매의 몫이 되고 보니 가끔 누군가가 참여하지 못하게 되면 그만큼 나머지의 부담이 늘어 서로 주고받는 것 없이 부모님의 노후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관계가 불편해지는 상황이 되곤 하는 것이다.
▲ 뇌출혈 후유증으로 거동이 불편할 때도 늘 손잡고 운동을 하시던 부모님을 뒤따라가며 찍었던 사진.
이후 아버지를 돌보던 엄마가 패혈증으로 쓰러져 중환자실에서 생사를 오가는
한 달여를 보내면서 아버지는 요양원에 들어가셨다 ⓒ 시민기자단 정용자 기자
하나님이 한 가정에 형편이 나은 자식을 만들 때에는 행여 있을 어려운 형제를 기꺼이 즐거움으로 도우라는 뜻이라는데 이론적으로야 그럴듯하나 천만의 말씀. 양보란 없다. 서로의 형편이 어떻든 6분의 1이다. 현실적으로 부모 입장에서 편치 않을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다. 차라리 자식이 혼자라면 당연히 받아들일 상황을 다섯의 비교대상자가 있음으로 내가 왜? 하는 억울한 심정이 되는 것이다. 냉정하게 보면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니 참 서로 할 짓이 못 된다.
자식에게 헌신하며 평생을 바치고 노후에 병을 얻어 자신의 의지대로 살지 못하는 내 부모님을 지켜보며 내 생각도 많이 변했다. 내가 건강한 것이 결국 자식들을 위하는 일이라는 것을 늦게라도 깨달은 것이다. 전에는 만사 제치고 자식이 일 순위였다면 이제는 나를 위한 시간을 갖기도 한다. 예전이라면 고민하고 망설였을 나의 시간을 갖는 것이 길게 보면 자식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미안함도 줄었다.
▲ 요양원 입원 후 코로나 때 비대면으로 면회 날 찍은 아버지의 어두운 표정.
지금은 차마 사진을 찍기도 힘들 만큼 나빠지셨다. ⓒ 시민기자단 정용자 기자
자유주제로 던져진 질문에 대한 내 결론은 이렇다. 연금, 재무관리, 경제관리, 경제교육 등 다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년 이후 건강관리라는 것. 아직 건강할 때 사람 속으로 들어가 소통하고,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도모하며 여전히 사회인으로서 역할을 지속하는 것.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인정하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더불어 활동하는 정신적 안정이 경제적 안정보다 중요하다는 것. 그렇게 실천할 수 있다면 나머지 경제적 문제는 자연히 충당되어 가장 바람직한 중년 이후 노년의 삶으로 이어질 것이란 생각이다.
무엇보다 위에 언급한 건강한 활동을 지원하는 중장년을 위한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특별한 캠퍼스가 서울 곳곳에 있다는 것이다. 전업주부로 지내다 서부캠퍼스를 통해 다양한 강좌를 수료하고 수료자들과 커뮤니티 활동하며 현재까지 지속하는 내가 바로 수혜자이며 사례자이기 때문에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것도 다행이라 생각하며 중년 이후 마음 동하는 사람들과 활동하며 건강한 노후까지 보장받고 싶은 분들은 이제라도 링크를 클릭하시기를!
청년도 아닌 노년도 아닌 애매한 나이를 지나다
시민기자단 정용자 기자(jinju1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