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알고 적당히 모르는 오십이 되었다>의 저자 이주희
20년 넘게 직장생활하다 퇴사, 육아에 집중하며 책써
1년 반 사이 ‘오십’ 주제로 두 권의 책 출간
중년들이 자기 결정권 갖고 살았으면 해
이미지=청림출판
- 첫 번째 책 <조금 알고 적당히 모르는 오십이 되었다>에 대한 설명 좀 해달라.
“첫 번째 책은 제목에 하고 싶은 말이 담겨있다. 오십은 조금 알고 적당히 몰라야 하는 나이다. 물론 이 말은 어른들이 자주 하던 말이기도 하다(웃음). 조금 알고 적당히 모르기 위해서는 과거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고민이 많이 담겨있는 게 첫 번째 책이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첫 번째 책을 더 깊게 실용적으로 해볼 수 있는 책이 두 번째 책인 <이토록 멋진 오십이라면>이다.”
- ‘오십’과 관련된 첫 번째 책과 두 번째 책의 차이를 좀 더 설명해준다면.
“첫번째 책은 제 생각을 많이 녹아냈다면, 두 번 째 책은 독자들에게 질문을 많이 던졌다. 그래서 두 번째 책은 자기에게 집중해 자기에 관해 쓸 수 있는 장치들을 만들어 책에 실었다. 그렇게 작가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에 집중하다 보면 누구든 나이 오십의 유망주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 중년을 앞두고 있거나 중년이 된 이들에게 이 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솔직히 ‘인생 2막엔 꿈을 펼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하는 데 누군가 내게 뭐를 하고 싶냐고 물으면 명확하게 답을 못할 것 같다. 어떨 때는 오늘 먹을 점심 메뉴조차 고르기 힘들 때도 있다. 그런 나를 보면서 나이 들수록 자기 결정권이 없어진다는 생각이 들더라. 오십대들이 적절하게 버려야 할 것에 대해서는 단념하고, 내 길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것에는 미련을 머리고 자기 결정권을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다. 내 나이 때 사람은 누구나 아는 광고 문구가 있는데, 바로 ‘난 나다’다. 정말 이 말처럼 살면 좋겠다.”
- 이야기를 듣다보니 첫 번째 직장이 궁금하다. 어떤 일을 했었나.
“대기업에서 21년을 근무했다. 일이 너무 좋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좋았던 시절이었다. 일을 너무 좋아하다 보니 직장에 다닐 때는 아이들을 일주일에 두 번밖에 보지 못했을 정도로 일에 집중했다. 이렇게 말하면 그렇지만, 당시의 나는 일이 우선이고 아이는 두 번째였다.”
- 그렇게 일이 좋았는데, 그만둔 이유가 있나.
“스트레스를 견딜 수 없었던 순간이 왔었다. 나한테 소중한 게 많은데 이 스트레스를 다 견디면서 일을 해야 해야 하느냐는 생각이 들었을 때 털어내고 나왔다.”
- 그럼 책은 언제 처음 쓴 건가.
“경쟁의 한복판에서 나오긴 했지만, 여전히 불같은 마음이 남아있었다. 그 열정을 담아 회사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을 2016년에 냈다. 그게 첫 번째 책이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반응이 좋아 강연도 꽤 다녔다. 직장생활과 관련된 책이다 보니 기업에서 강연 요청이 많았다. 여성으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겪은 어려움과 나름대로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던 노하우를 엮어서 두 번째 책인 <딸로 입사 엄마로 퇴사>를 출판했다.”
사진=정혜선
- 책을 내기 위해 글쓰기를 따로 배운건가.
“대학교 때 학보사에서 일하면서 기자가 되려는 꿈을 잠깐 꾸기도 했다. 회사에 다니면서는 위기의 순간이 왔을 때 드라마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에 등록해 시나리오 작성법을 배웠다. 그게 도움이 됐다.”
- 지금 준비 중인 책이 있나.
“현재 올 상반기 출간을 목표로 에세이를 쓰고 있다. 자주 가는 장소와 그 장소에 담긴 추억에 관한 이야기다.”
- 인생 2막의 궁극적인 목표는 뭔가.
“10년 이상이 걸리더라도 꼭 시나리오 한편을 완성해 신춘문예에 지원해보고 싶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목표가 당선이 아니라 지원이라는 점이다(웃음). 시나리오 한편 완성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 잘 알기 때문에, 지원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상기 이미지 및 원고 출처 : 라이프점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