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여행 어때요, 관계인구가 되어 고령에서의 45

 

고령 살아보기 탐색이란 지역살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열세 명의 지원자들이 1016일부터 45일을 함께하며 관계인구가 되어 고령 사람들과 소통하고 느끼고 경험하며 지역살이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왔다. 중장년의 지역살이를 모색하는 기업 패스파인더가 고령군에서 진행한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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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동 고분군에서 시민기자단 신동춘 기자

 

 

최근 들어 지역을 방문하고 체류하며 지역에 실질적인 활력을 불어넣는 사람들도 인구로 보는 개념이 도입되었다. 바로 관계인구와 생활인구이다.

관계인구는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과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인구로 특정 지역을 정기·비정기적으로 방문하면서 지속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생활인구는 교통·통신의 발달로 이동성과 활동성이 증가하는 생활유형을 반영하기 위해 올해부터 도입된 제도로 기존 주민등록 인구뿐만 아니라 월 1, 하루 3시간 이상 체류하는 사람과 외국인으로 구성된다.

 

프로그램 진행사인 패스파인더(대표 김만희)의 말처럼 여행처럼 떠나 짧지만 진한 지역살이를 경험했다. 촘촘하게 짜인 스케줄에 따라 고령의 사람 책을 만나고 문화와 자연을 체험하고 느끼고 소통하는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이 경험은 글로 엮어져 고령에서 살아보기라는 가이드북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2019년 서울시 50플러스와 함께 시작한 남원에서 살아보기이후, 강릉, 인제에 이어 네 번째 지역살이 가이드북이다. 프로그램 운영하는 패스파인더에 의하면 관계인구 사업의 핵심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좋은 참여자와 함께 하는 것으로, 일회성 관광을 넘어, 서울과 지방의 좋은 사람 간의 지속 가능한 관계를 맺어주는 것이다. 짧은 일정 속에 성과를 내야 하니 참여자 선발과 사전 교육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 지역살이와 글쓰기에 친숙하고 열린 마음의 중장년을 선발하여 사전 교육을 통해 모둠을 구성하고 인터뷰 일정과 취재 방향 등을 조율해 놓아야 한다.

 

첫 집결지는 서대구역이다. 각자 KTXSRT 등 편리한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서대구역에 모여, 모둠별로 렌터카를 타고 고령으로 향했다. 문화예술관광부터 지역 비즈니스, 인구&귀농귀촌, 마을공동체사회적 경제 등 주제별로 모두 4개 모둠으로 구성된 참가자들은 모둠별로 함께 움직이며 고령 지역살이의 가이드북 자료를 수집해야 한다. 고령을 난생처음 방문한 기자는 서울에서 쉽게 올 수 있는 거리임에 내심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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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동고분군에서의 일출 시민기자단 신동춘 기자 

 

 

대구에서 고령에 접어들자, 곳곳에 현수막이 나부낀다. 세계유산 등재 기념 현수막이다. 지난 917일 가야 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 등재가 결정됨에 따라 후기 가야의 맹주 대가야의 근거지였던 고령군은 지금 축제 분위기다. 이번 일을 기회로 찾아오는 사람도 많이 생기고 지역 경제가 살아나면 인구절벽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으로 짐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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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마을 시민기자단 신동춘 기자

 

 

처음 방문한 고령, 실제 와보니 서울에서 쉽게 올 수 있는 곳에 놀라고 대도시 옆에 있음에도 비교적 한산한 도로를 보며 지역의 산업구조를 짐작하면서 살기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제부터 고령을 알아보는 시간, 그리고 즐기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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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야 테마파크 / 정견모주 상 시민기자단 신동춘 기자 

 

 

대가야 테마파크에 들어섰다. 가야 산신인 정견모주 상이 반겨준다. 테마파크와 이어진 지산동 고분군에 올랐다. 700여 기의 고분이 높이 310의 주산 산등성이를 줄줄이 덮고 있는 풍경이 평화롭게 다가왔다. 마음이 푸근해지는데 낯선 땅이라는 느낌이 안 들었다. 고령을 떠나기까지 두 번을 더 올랐다. 뉘엿뉘엿 해 넘어가는 시간 고분 앞에서, 가야금 연주를 들으며 시간이 한없이 늘어지는 경험을 했고, 동트기 전 산에 올라 장엄한 일출에 옛 가야인의 기상을 느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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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동고분군에서의 가야금연주회 시민기자단 신동춘 기자 

 

 

기자가 속한 모둠의 주제는 인구&귀농귀촌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공무원부터 관과 민의 중간조직, 그리고 일선 현장의 사람들을 두루 만나야 했다. 지역소멸위기 극복이라는 공통 과제를 앞에 두고 느끼는 결은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고민의 깊이는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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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마을 음악회 시민기자단 신동춘 기자 

 

 

첫날 묵은 예마을에서 지역상생 & 세대공감 음악회가 열렸다. 지역의 젊은이들도 함께 즐겼다. 고령군 이남철 군수와의 간담회를 비롯하여 여러 분야의 사람책을 만나 의견을 청취하고 조언을 들었다. 인구정책부서의 공무원들과 인터뷰를 갖고, 지역의 활동가와 주민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중장년층의 정착 가능성을 모색해 보았다. 토착 주민부터 새로 정착한 주민, 20대부터 60대까지 폭넓은 사람들의 의견을 들었다. 패스파인더에서 사전에 안내하고 조율한 덕에 사람책들과의 미팅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귀농귀촌에 대한 충고부터 신나는 고령의 삶 이야기까지 나눈 이야기도 가지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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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숙소 대가야생활촌 / 넷째 날 숙소 개실마을 한옥 시민기자단 신동춘 기자 

 

 

더욱 많은 체험을 하기 위해 잠자리는 매일 바뀌었다. 마을 전체가 영농조합법인인 예마을, 가야인의 삶을 체험할 수 있는 대가야생활촌, 지산동 고분군 아래 펜션, 점필재 종택으로 유명한 개실마을 한옥까지 매일 이동할 때마다 룸메이트도 바뀌었다. 그만큼 소통의 기회가 많아졌고 경험의 폭은 넓고 알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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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교 / 사람책과의 인터뷰 시민기자단 신동춘 기자 

 

 

사람책을 만나러 이동하는 사이사이 박물관과 전시관, 향교 등을 방문하고 때마침 열린 장도 구경할 수 있었다. 고령의 가능성을 느낀 시간이었다.

높을 고() 신령 령()자의 고령에서의 일정은 열정과 감동으로 마무리되었다. 고령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지역에서의 삶을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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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동 고분군에서 내려다본 대가야읍 시민기자단 신동춘 기자 

 

 

그러나 서울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가볍지만은 않다. ‘고령의 거리에서도 처음 보는 젊은 친구들을 우연히 마주치고 싶다는 이십 대 사람책의 말이 계속 귓가에 울렸기 때문이다. 뾰족한 대책이 없는 인구절벽문제, 그래도 관계인구로서 지역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다. 다시 고령을 찾을 것이다.

 

 

 

 

 

시민기자단 신동춘 기자(sdchoon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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