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 미아동에 있는 성암국제무역고등학교 지하1층에 있는 취업지원실 안에서는  다섯 명의 학생들이 김용근 취업지원관으로부터 입사지원서와 자기소개서 쓰는 법에 대해 강의를 듣고 있었다. ‘회사에서 사람을 선발할 때 입사지원서와 자기소개서가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미리 좀 알면 훨씬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말을 시작으로 전문적 노하우가 묻어나는 강의가 이어졌다. 팩트 중심으로 꼼꼼하게 기술해야하는 입사지원서는 물론 학생들이 가장 막연해하는 자기소개서를 잘 쓰는 요령까지 30여 분간 족집게 같은 활용 팁이 학생들에게 전달됐다.

 

 

 

10여년 넘게 논·구술 지도하며 쌓은 노하우 쏟아낸 족집게 강의 

 

자시소개서를 쓸 때는 많은 자기소개서들을 읽어야 하는 담당자들의 심리상 회사가 요구하는 분량의 70~80%만 써야 한다는 것, 그렇고 그런 자기소개서들 가운데 뽑히기 위해서는 반드시 소제목을 달아 눈길을 빼앗아야 한다는 것, 흥미를 유발시키기 위해 결론을 먼저 내는 두괄식의 형태를 꼭 취하라는 것 등이 형식적인 면에서 그가 학생들에게 제안한 팁이다.

 

‘자기소개서는 자기PR이다’라고 강조한 그는 내용에 있어서는 어떤 질문이든 지원한 회사의 직무와 관련된 내용을 써야 한다는 것, 입사한 후 대인관계에 문제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과 금방 회사를 그만두지 않을 것을 피력하는 것, 지원 동기는 회사의 지원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지원 분야에서 활동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했는지를 제시하며 자신이 준비된 사람임을 충분히 어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기소개서에 빠지지 않는 항목 중 하나인 성장과정도 일반적인 내용이 아닌 직무와 관련된 가장 인상적인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소개해야 하고, 성격의 장·단점을 기술하는 항목에서도 단점은 쓰지 않아야 하고 장점은 직무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찾아 언급해야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학교생활 역시 직무와 관련된 역량을 갖추기 위해 겪었던 이야기라야 설득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입사 후 포부를 묻는 질문에는 각오와 다짐이 아닌 입사 후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며 전문성 확보를 위해 단계별로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며 실천 계획을 밝혀야 한다고 전달했다. 듣고 있던 기자도 자기소개서를 써야 할 땐 염두에 둬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설득력이 있는 제안들이었다.

 

 

졸업하기 전에 반드시 취업을 해야 한다는 각오로 2학년을 보내야

 

입사지원서와 자기소개서 쓰기의 일목요연한 강의가 끝나고 김용근 취업지원관은 진심을 담아 졸업하기 전에 반드시 취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졸업한 후엔 대졸자들이나 경력이 많은 이들과 경쟁해야하기 때문에 취업의 문이 좁아질 수도 있으니 절실함을 갖고 취업 준비를 미리미리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특성화고 학생들은 3학년 1학기에 좋은 회사에 취업이 많이 된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2학년 때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2학년 때부터 많은 이야기꺼리를 염두에 둔 다양한 경험을 쌓는 학교활동들을 많이 해야 함을 전했다.

 

성암국제무역고등학교 2·3학생들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취업지원실에서 김용근 취업지원관에게 입사지원서와 자기소개서 쓰기, 면접 관련 노하우를 배우고 있다. 지난 3월부터 그가 취업지원관으로 활동을 하면서 올해 취업률이 높아져 학교 측에서도 취업지원관의 활동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라 한다. 현재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을 제외한 110여명의 3학년 학생들 중 50명이 벌써 취업한 상태다.

학생들을 지도하다보니 학기 초에 놓친 부분이 많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는 그는 1학기에는 3학년 학생들을 지도했고, 2학기부터는 학교 측에 요청해서 2학년 학생들에게 미리 취업 대비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 부탁했다. 김용근 취업지원관의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던 학교 측에서는 신속하게 2학년 학생들을 모아 전체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일주일 단위로 조를 편성해 2학년 학생들에게 입사지원서와 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 준비 등에 대한 강의를 듣게 했다. 불편사항을 물어오고 바로 시정해 주는 학교 측의 배려 덕에 그는 자신이 취업지원관으로 활동하는 동안엔 조금이라도 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마음이 저절로 생긴단다. 성암국제무역고등학교는 50+취업지원관의 활동 취지를 정확하게 알고, 잘 활용하고 있는 사례로 꼽힌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취업 길라잡이 취업지원관

 

전국의 비평준화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10여년 넘게 대학 진학을 위한 논·구술을 지도해 온 김용근 취업지원관은 전직(轉職)을 고민하며 2015년 1급 사회복지사,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즈음 북부고용지원센터 상담사로부터 50+보람일자리 취업지원관 활동을 권유 받게 됐다.

“그동안은 대학을 가려는 학생들에게 논·구술 지도로 도움을 줬다면 이제는 대학보다 더 중요한 취업을 하려는 학생들에게 입사지원서와 자기소개서, 면접 준비 등을 돕게 된다면 제가 갖고 있는 10여 년간의 노하우가 틀림없이 도움이 되겠다는 확신이 있었어요.”

2016년 후반 서울시 보람일자리 영역 중 하나인 취업지원관으로 약 3개월 반가량 활동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취업지원관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전직의 커리어를 십분 살려 특성화고 학생들의 입사 준비를 돕고 있다. 일주일에 2번 정도 학생들과 만나다 보니 연속성이 좀 떨어지는 것이 좀 안타까운 일이다. 이럴 땐 이메일로 자기소개서와 입사지원서를 검토하거나 출근하지 않는 날 오전에 잠시 나와 학생들이 작성한 것을 수정 보완해 주기도 한다.

“활동을 하다 보니, 50+취업지원관 활동은 꼭 필요한 활동이란 생각이 듭니다. 실질적으로 기업에 가서 합격할 수 있는 노하우를 많은 학생들이 필요로 할 것이기 때문이죠. 특성화고 뿐 아니라 대학생들, 40~50대에 전직(轉職)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이들에게도 기회가 된다면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50+취업지원관으로 활동 중인 그는 특성화고 학생들뿐만 아니라 대학생들의 취업 활동을 조력할 수 있는 기회도 찾는 중이다. 평균 수명 100세 시대를 맞아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나이가 늘어난 이들의 전직 선택에도 도움을 주고 싶은 것이 그의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