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뜨끈 국물요리, 돼지콩탕&콩전
남자의 부엌, 겨울학기 수업 스케치_
“선생님 어슷썰기가 뭔가요?”
“채수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죠?”
“디포리라고요? 처음 들어보네요.”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모두의 부엌’이 새 모습을 갖췄습니다. 공간이 아담해진 대신 후드 시설을 강화하고 장비를 정비하는 등 소규모 집중 강좌에 걸맞은 모습으로 변신했습니다. 슬로비 카페 공간을 활용하는 여지까지 있어 진행에는 도리어 활기가 잡힌 듯 보입니다. 모두의 부엌에서 이루어지는 남자의 부엌 겨울강좌 첫 시간의 모습도 활기가 가득했습니다. 처음 보는 분들이 모였는데도, 금세 인사를 나누며 얼굴을 익혔습니다. 젬마 조리장과 단디 보조 셰프, 색색들이 레시피가 수강생들을 맞았습니다. 두 아들을 위해 주말에 요리를 해보고 싶다는 아빠, 아내가 좋아하는 메뉴가 있어서 찾게 되었다는 남편, 귀농을 준비하며 혼자 밥 정도는 해 먹고자 해서 찾아왔다는 분까지 각각의 사연들이 가득합니다. 각자의 소망을 응원하며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처음 하는 요리에 질문은 사소한 것부터 가득합니다. 썰기의 모양, 식재료 다듬는 법까지 젬마 조리장은 하나하나 설명을 해줍니다. 첫 시간부터 너무나 근사하게 완성되어 가는 요리들. 그러나 돌발 상황은 늘 벌어집니다. 노련한 주부들도 사용하기 힘든 스테인리스 프라이팬에 콩전이 눌어붙기 시작한 것입니다. 조금 탄 요리지만 그릇에 담기니 맛깔스럽게만 보입니다. 모두 한바탕 함께 웃어넘기며, 둘러앉아 맛있게 식사를 했습니다. 이 기회에 스테인리스 프라이팬 사용법을 확실히 배웠다고 너스레를 부립니다. 돼지콩탕은 순하고 깊은 맛이 일품이고, 콩전은 빈대떡과 비슷한데 고소함이 몇 배가 더해진 별미입니다. 여기에 젬마 조리장이 따로 준비해온 양념장이 한몫합니다. 양념장에 관해 묻는 수강생들로 수업을 끝날 줄을 모릅니다. 이번 남자의 부엌 겨울학기 수업에도 삶을 맛있게 만들어갈 줄 아는 남자들이 모였습니다.
Mini Interview_김현자(젬마) 조리장
"힐링이 되는 음식, 계속 나누고 싶어요."
이렇게 뉴스레터를 통해 다시 인사드리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해요.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는 봄학기부터 이번 겨울학기까지 꼬박 일 년을 함께 해온 곳이라 이제 저에게도 큰 의미가 있어요. 강좌는 매번 다른 레시피로 계절에 맞는 식재료로 구성해 오고 있지요. 연령대가 있는 남성분들이 수강하시는 경우가 많아 되도록 초보자도 하기 쉽도록, 특히 이번 겨울학기에는 엄마의 손맛이 기억나는 따뜻한 국물요리로 몸도 마음도 위로해줄 레시피들로 구성했어요. 다행히 한번 들으신 분들이 다시 신청하셔서 계속 듣는 경우도 많고 수강 반응도 좋아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다 느끼곤 해요.
아직은 개인적인 소망일 뿐이지만,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사찰음식을 구성해 가르치고 싶어요. 최소한의 간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음식을 전하고 싶어요. 이제까지 모두의 부엌을 통해 점차 간을 줄이는 레시피로 접근해 보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수강생분들도 센 간보다는 순하고 속이 편한 간을 좋아하시니 곧 실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고 있어요.
저는 여전히 업장 관리와 청(소)년 요리대안학교인 영셰프스쿨 강의, 이곳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남자의 부엌 수업까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남자의 부엌은 늘 배워가는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답니다. 50+세대의 남성분들에게 꼭 필요한 수업이라는 자부심도 있고요. 앞으로도 많은 남성분이 보다 마음 편히 찾아올 수 있는 요리 수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50+ 돼지콩탕 레시피_
추운 날씨에 뜨끈하게 한 그릇 즐기면 건강까지 확실히 챙겨보는 건 어떨까요?
콩을 갈아서 만드는 돼지콩탕은 돼지비지찌개와는 크게 다르답니다. 맛도 더 진하고 고소한데, 영양까지 꽉 차 있습니다.
자, 돼지콩탕의 핫한 레시피를 함께 알아볼까요?
* 재료(2인분)
주재료 : 다진 돼지고기 50g(한 줌), 흰콩 50g, 무 50g, 채수 2컵
* 채수(Vegetable broth): 다시마 4~5cm 1장, 멸치 5마리
- 자투리 채소를 끓여 준비하면 되는데, 되도록 멸치(디포리)와 다시마를 함께 넣어 끓여 만드는 것이 채수에 깊은 맛이 난다고 하네요.
부재료 : 대파 15cm정도(한 대), 새우젓 1T, 양파 1/8개, 마늘 1T
새우젓 양념 재료 : 고춧가루 약간, 다진 파 약간, 마늘 약간, 통깨 약간, 후추 약간, 물 2T
고기 양념 재료 : 후추 약간, 맛술 약간, 마늘 약간, 참기름 약간
* 만드는 방법
- 흰콩을 씻어 8시간 이상 불린 후 껍질째 믹서에 조금씩 물을 부어가면서 곱게 갈아 준비한다.
- 돼지고기는 양념에 재우고, 대파는 어슷하게 썰고 무와 양파는 채를 썬다.
- 냄비에 기름을 두르고 고기와 무를 볶다가 양파, 마늘, 물을 자작하게 부어 끓인다.
- 무와 고기가 익으면 갈아놓은 콩을 부어 약불에 저어가면서 끓이다가 대파를 넣고 마무리한다.
- 간은 먹기 직전에 새우젓으로 조절한다.
50+ 콩전 레시피_
고소한 맛이 특별한 콩전이 빠지면 섭섭합니다. 꼭 함께 만들어 드셔 보십시오.
* 재료(2인분)
주재료 : 흰콩 50g
부재료 : 찹쌀 1T, 물 1/4컵, 김치 30g(2T), 다진 돼지고기 50g(한 줌), 소금 한 꼬집, 홍고추 1/4개, 대파 5cm, 식용유 적당량
* 만드는 방법
- 흰콩을 깨끗이 씻어서 8시간 이상 불린다.
- 불린 콩을 찹쌀과 함께 블렌더에 넣고, 물(콩:물=1:2)을 조금씩 부어가며 곱고 되지게 갈아 준비해둔다.
- 돼지고기는 밑간해 두고 홍고추는 어슷, 김치는 송송 썰고, 대파는 다진다.
- 예열한 팬에 기름을 두르고 잘 섞은 재료를 한 숟가락씩 올리고, 홍고추를 얹어 모양을 내어 약불에서 앞뒤를 노릇하게 구워내면 완성이다.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