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극한직업인 ‘엄마’의 일상을 사이다 문체로 풀어내어 화제가 된 <엄마 난중일기>의 저자 김정은 님이 엄마학교협동조합을 이끌게 된 인연도, 출판 마케팅 전문가 김태영 님이 아빠학교협동조합의 핵심 조합원이 된 인연도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공유사무실 스페이스 힘나에서 출발합니다. 이 두 협동조합이 만들고자 하는 새로운 엄마, 아빠의 역할은 무엇이기에 이들을 한 공간에 모이게 했을까요? 50+세대를 넘어 세상을 설레게 하는 김정은 님의 엄마이야기, 김태영 님의 아빠이야기에 빠져 봅니다.

 

 

(왼쪽부터 김태용 님, 김정은 님)

 

 

세상 모두에게 울타리가 되어줄 엄마, 아빠를 꿈꾸다 

 

 

(엄마학교협동조합·아빠학교협동조합 활동 모습)

 

 

Q. 먼저, 엄마학교협동조합, 아빠학교협동조합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정은 처음에는 제가 쓴 <엄마 난중일기>를 보고 찾아온 <엄마독립만세>의 박정옥 저자를 만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 후 인생여정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시작하게 되면서 비슷한 고민을 하는 30~40대 다양한 분들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뜻있는 사람들이 모이니 단체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활동을 해보자는 의견이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그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 엄마학교협동조합입니다. 지난 5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공모한 ‘50+단체 설립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스페이스 힘나에 공간을 가지게 된 것도 큰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김태영 아빠학교협동조합은 자녀를 대안학교에 보낸 부모들이 모여 만든 곳입니다. 대안학교를 운영하는 분도 계시고, 청소년 봉사단체에서 일하시는 분도 계시고, 학교폭력 대책 관련 단체에서 일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뜻을 함께 하는 엄마도 계십니다. 아빠학교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의 특이한 이력만큼 교육에 대한 색깔이 분명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빠학교협동조합에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건강한 아빠는 어떤 모습인지, 진짜 필요한 아빠 교육은 무엇인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 해결책이 교육에 있다는 믿음 하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사회혁신 활동가들의 강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Q.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공유사무실 스페이스 힘나에 들어오시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김태영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공유사무실 스페이스 힘나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은 우연히 찾아온 행운이었습니다. 아빠학교협동조합은 오랜 준비과정을 거쳤는데, 그 준비 기간에도 외부 강의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서 의뢰가 들어와 강의를 진행하였는데,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아빠란 무엇인가에 이어 어른학 강의를 진행하였습니다. 이 시대에 정말 필요한 어른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에 많은 분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연이어 강의에 대한 호평이 있자,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서 공유사무실 스페이스 힘나에 들어오는 것이 어떨지를 먼저 제안해 주셨습니다. 그 후 조합원들의 전문 PT경험을 살려 비교적 손쉽게 서류심사와 입주 PT를 거쳐 합격하여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그 인연으로 엄마학교협동조합과도 일을 함께 도모하게 되었고, 개인적으로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 홍보포스터 사진 모델로 되어보았습니다.

 

김정은 여기 아빠학교협동조합 김태영 님은 제가 <엄마 난중일기>를 낸 출판사의 대표님이셨습니다. 네, 특별한 인연이죠. 책을 내기 전 제가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에 관해 이야기 나누던 중, 제 이야기를 듣던 김태영 님이 아빠학교협동조합과 마찬가지로 엄마학교협동조합을 만들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해 주셨습니다. 물론 추후 활동이나 사무실 공간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으셨죠. 자연스럽게 아빠학교협동조합이 있는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를 먼저 염두에 두게 되었습니다. 함께 길을 걷는 최고의 동무와 터전을 얻은 셈입니다.

 

 

엄마(아빠)독립선언문

우리는 여기에 우리 엄마(아빠)가

독립인임과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

이로써 자손만대에 고하여

엄마(아빠) 자존의 정당한 권리를

영유하게 하노라

엄마(아빠)독립 만세! 만세! 만세!

 

* 지난 10월 21일 엄마학교협동조합, 아빠학교협동조합은

‘서울 50+축제 2017’에 참여해 엄마(아빠)독립선언문으로 큰 호응을 얻은 바 있습니다.

‘서울 50+축제 2017’은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50+세대를 이해하고 50대 이후의 삶을 바로 보기 위해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마련한 모두의 축제입니다.

 

 

Q. 서울 50+축제 2017에서의 활약이 대단하셨습니다. 두 협동조합이 함께 운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고, 이번 행사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김태영 엄마가 하는 일에 아빠는 숟가락만 놓았습니다. 하하. 처음에는 서울 50+축제에서 북 콘서트를 하려고 했는데, 각자 본업이 따로 있는 아빠학교협동조합 조합원만으로는 준비에 부담이 되었습니다.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같은 엄마학교협동조합에 도움을 요청했는데, 선뜻 함께 준비해 주셨습니다. 부스를 하나로 합치고 아이디어가 합쳐지니 참관객들의 눈에도 더 띄고 반응도 좋았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나의 의견이 나왔을 때 적절한 분담과 협업으로 바로 실현해 주었던 엄마학교협동조합의 세심함과 추진력에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김정은 함께 해주셔서 엄마학교협동조합이야말로 기쁩니다. 우스갯소리로 남편보다도 아빠학교협동조합 조합원분들을 더 많이 만난다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서울 50+축제 2017 준비과정에서도 목표가 분명한 두 단체가 함께하니 아이디어가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정말 함께해서 즐거웠던 행사입니다. 영상을 담당해주는 분이 계셨고, 콘텐츠라이터로 독립선언문을 구성해주신 분, 홍보와 진행을 맡아주시는 분 등 엄마학교협동조합 조합원 한명 한명이 모두 한 마음으로 참여해서 얻은 성과입니다. 명함, 엄마(아빠)독립선언서 뒤의 엄마지도, 스티커 등의 그림을 그린 사람은 제 딸이기도 합니다. 뒤늦게 그림을 공부하기 시작한 딸은 <엄마 난중일기> 제작 때부터 제게 큰 힘이 되어 주었는데, 엄마학교협동조합을 통해 더욱 큰 가정의 의미를 만드는데 딸과 함께 참여하고 싶어 제가 적극 참여를 권했답니다. 이번 서울 50+축제 2017은 강의와는 다른 엄마학교협동조합의 폭넓은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장이 되어 주었습니다.

 

 

Q.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공유사무실 스페이스 힘나에는 여러 입주자와 단체들이 모여 50+세대가 주축이 된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서 엄마학교협동조합, 아빠학교협동조합이 만들고 싶은 새로운 문화는 무엇일까요?

김정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엄마학교협동조합의 이름을 걸고 추진된 일은 벌써 3가지입니다. 첫째는 ‘엄마독립여행’입니다. 엄마들끼리 자전거 여행을 하며 그 모습을 실시간 영상으로 전했습니다. 영화 12도의 날씨를 뚫고 익숙하지 않은 자전거와 영상 촬영에 애를 먹이면서도 새로운 도전에 참여자 모두가 즐거웠습니다. 두 번째가 바로 서울 50+축제 2017에서 활약한 엄마독립지도입니다. 엄마독립지도는 엄마의 행복한 독립과 홀로서기를 위해 제작된 소책자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생각 여행지도입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엄마학교 기자단’ 강의입니다. 1시간~1시간 30분의 강의와 작은 부엌에서 함께 음식을 나눠 먹는 활동으로 이루어집니다. 엄마로 살면서 무너진 네트워크를 새로 만들고 스스로 행복해지는 연습을 하는 과정입니다. 50+세대는 자신을 돌아봐야 하는 나이입니다. 엄마인 내가 먼저 행복해야 가족이 행복한 것임을 스스로 돌아보는 문화를 만들고자 합니다.

 

김태영 50+세대의 엄마가 여전히 얽매여 있는 가족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독립해야 하는 시기라면, 50+세대의 아빠는 갑작스레 가족, 사회의 모든 관계에서 억지로 멀어지는 시기입니다. 이때야말로 아빠의 역할을 다시 세워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50+세대의 아빠는 어린 자녀를 둔 좋은 아빠의 개념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아빠학교협동조합이 조언하는 50+세대의 아빠는 아빠로서 자신을 성찰하고 오직 자신이 원하는 바를 추구하는 행복한 아빠입니다. 이를 돕는 것은 인문학이 될 수도 있고, 정치, 지인, 건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빠학교협동조합은 요구에 맞는 다양한 강의를 통해 50+세대의 아빠가 가족과 사회 안에서의 관계를 재형성하도록 돕고, 아빠가 행복하고 가정이 평화로운 사회가 만들어지도록 함께 참여하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김태영 결국 모든 일은 교육에 있는 것 같습니다. 아빠들은 알면서 안 하는 경우보다 몰라서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밥을 할 줄 몰라 안 하는 것이고 그런 상황이 부끄러워 지레 화를 내며 상황을 모면하는 것입니다. 이제 50+세대의 아빠들은 배움을 통해 하나하나 알아 가고 소통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 일을 계속 돕는 것이 아빠학교협동조합의 가장 큰 목표이자 계획입니다. 더불어, 강의를 주로 하는 단체이다 보니 홍보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앞으로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도움을 받아 좋은 강의가 홍보부족으로 사장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홍보마케팅에 신경을 쓸 계획입니다.

 

김정은 엄마학교협동조합은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시작하진 않았지만, 그 큰 목적과 활동은 같습니다. 우리에게는 경력이 단절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들과 가정 내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심신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엄마들에게 도움이 되어보자 하는 목표가 있습니다. 50+세대가 새롭게 해내야 할 엄마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고민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체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무리는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조합원을 늘려 단체의 덩치를 키우는 것이 아닌, 기본적인 역량을 키우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뜻을 함께하는 이들이 똘똘 뭉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도 우리가 돕고자 하는 이들을 도울 수 있는 그다음 단계로 어서 발돋움하기 위해 기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