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한 가운데로 쏟아지는 에너지의 신비
- 조셉 캠벨의 ‘신화와 인생’ -
“인생의 전반기에 우리는 사회에 봉사한다. 이것은 종속이다. 인생의 후반기에 우리는 내면으로 돌아선다. 이것은 해방이다.”
- 조셉 캠벨의 '신화와 인생' 중에서 -
'종속'과 '해방', 선택권이 주어진다면야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후자일 터였습니다. 그러나 어쩐지 석연치가 않습니다. '해방'이 아무리 유혹적이라 해도 '젊음'을 대가로 지불해야 한다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지니까요.
“신호가 오고, 그것이 점점 강렬해지면, 이제 떠날 때가 된 것이다.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이 다 지나도록 거기 머물러만 있으면 썩어버리게 된다.”
- 조셉 캠벨의 '신화와 인생' 중에서 -
하지만 그렇다고 그대로 물러설 수만도 없었습니다. 모른 척할 수 있을 만큼의 신호였다면 굳이 그를 찾아 올 이유도 없었겠지요?
“변화경영연구소의 연구원 제도는 삶의 혁명을 꿈꾸는 당신을 위한 죽음과 재생의 레이스입니다. 무료하고 건조한 일상의 사막을 벗어나기 위한 필사적인 탈출, 그리고 그 모험 속에서 '살아있음을 경험하는 나'를 만날 수 있는 시간입니다.”
-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홈페이지'에서 -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라는 책을 통해 알게 된 그의 홈페이지에서 이 공지문을 발견한 순간의 전율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이젠 살았구나!' 싶었거든요. 대체 뭐가 그렇게까지 힘들었느냐고요? 그러게 말입니다. 다섯 살짜리 아들과 젖먹이 딸을 키우며 공직생활을 하던 서른다섯의 워킹맘. 회사 일과 집안일의 양립이 만만치 않았다고는 해도 대놓고 '죽음의 레이스'를 기꺼워할 만큼 나쁠 것까지는 없는 삶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객관적'인 관점일 뿐, 당사자인 저로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마음먹을 만큼 심각한 위기였음이 분명합니다.
24시간을 한시도 쉬지 않고 종종거리면서도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를 입에 달고 살아야 하는 현실이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안정된 직장과 성실한 남편, 그리고 두 예쁜 두 아이. 20대의 저를 움직이게 한 아이템들이 고스란히 구현된 꿈같은 현실이었지만 어찌된 일이었을까요? 하나도 행복하지가 않았습니다. 뭔가 잘못된 것이 틀림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선택은 하나. '무슨 수를 쓰더라도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 아니 적어도 뭐가 문제인지 정도는 알아내야겠다.' 이런 제가 연구원 모집 공지를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었겠습니까?
오늘 소개하는 조셉 캠벨의 '신화와 인생'은 연구원 선발 과정의 첫 번째 지정도서였습니다. 응시원서로 20페이지가 넘는 개인사를 작성하면서 삶을 돌아볼 기회를 가졌던 1차 합격자들에게 다시 한번 레이스를 치를 '각오'가 되어있는지 묻는 의미를 가진다는 2차 전형. 그가 이 중요한 관문의 첫 책으로 하필이면 '신화와 인생'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신화와 인생'은 '당신만의 희열을 따르라(Follow Your Bliss)!'는 경구로 유명한 세계적 신화학자 조셉 캠벨의 다양한 작품들을 엮어 만든 선집입니다. 각종 신화와 종교를 넘나드는 캠벨의 폭넓은 사상뿐만 아니라 사랑, 결혼, 직업, 예술 등에 관한 이야기까지 인간의 삶 전반을 아우르는 캠벨의 인생철학을 엿볼 수 있는 조셉 캠벨 입문서인 셈이죠. 그는 인간의 인생을 영웅의 여정에 비유합니다. 비록 사람마다 짧고 길고의 차이는 있지만, 그 하나하나는 태어남과 부름과 모험과 역경과 귀환으로 이루어지는 영웅의 여정이라는 겁니다.
당장 힘들어 죽겠다는데 '뜬금없이 웬 신화?'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제 앞가림하기도 벅찬데 '영웅의 여정'이라니 당치 않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최선을 다해 쉽게 풀어보려는 엮은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왜 그만두지 않았느냐고요?
“ '희열'이란 우리의 가장 높은 열광을 의미한다. '엔테오스(entheos) = 신으로 가득 찬',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 곳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바꾸기 위해 모두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그런 뒤에야 우리는 애쓰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사랑하게 되고, 그들로 하여금 스스로 부과한 제한을 넘어 각자의 길로 나아가도록 해줄 수 있다.”
- 조셉 캠벨의 '신화와 인생' 중에서 -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거든요. 대체 '신으로 가득 찬' 시간이란 어떤 느낌인지, 애쓰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그러고 보니 바로 이런 느낌을 모르는 것이 문제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첫 책에서부터 벌써 연구원 지원의 목표였던 '불행의 원인'에 대한 가설을 하나 챙긴 거죠. 막연히 사랑하는 사람들이 각자의 길로 나아가도록 도울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마음이 생기기도 했고요. 말라붙어 버석거리던 삶에 촉촉이 물기가 돌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여정이 벌써 8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어느새 인생 '후반기'를 논하기에 어색하지 않은 나이가 되었건만 여전히 '해방'의 그 날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그나마 안심은 시간이 갈수록 '신화와 인생'이 점점 편안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도무지 이해가 안 가던 구절에서 무릎을 치게 되는 순간들이 잦아집니다. 이쯤되면 눈치채셨나요? 스승이 캠벨을 '죽음과 재생의 레이스'의 첫 번째 안내자로 초청한 이유.
“영웅의 여정의 목표는 여러분 자신이다. 즉 여러분 자신을 찾는 것이다.”
“신화학은 여러분으로 하여금 자신의 한 가운데로 쏟아지는 에너지의 신비를 깨닫게 해 준다.”
- 조셉 캠벨의 '신화와 인생' 중에서 -
지금 여기, 당신의 한 가운데로 쏟아지는 에너지의 신비가 느껴지시나요?
박미옥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6기 연구원
<해피맘CEO 진로학교> 대표, <구본형의 마지막 수업> 공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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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의 서재』는 편안하게 책과 사람을 만날 수 있는 만남과 소통의 공간으로, 서울시50플러스중부캠퍼스 1층에 자리한 복합문화공간입니다. 이번 달에는 50+세대를 위해 구본영 변화경영연구소의 박미옥 님이 구본형 선생님의 기증도서 중에서 직접 고르고 추천한 ‘신화와 인생’을 소개해 드립니다. 언제든 서재에 들러주세요.
[중부캠퍼스 1층에 위치한 50+의 서재]
Special Tip_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Book List
변화경영연구소의 연구원제도는 죽음과 재생의 레이스입니다. 무료하고 건조한 일상의 사막을 벗어나기 위한 필사적 탈출, 그리고 그 모험 속에서 ‘살아있음을 경험하는 나’를 만날 수 있는 레이스입니다.
⚀ 레이스
Part 1. TAKE-OFF 삶이 떠오르다
1. 신화와 죠셉 캠벨의 달 - 나의 원형에 대한 고찰
2. 나, 역사 속의 영웅
3. 그들이 스스로 본 그들
4. 내 안의 영웅, 나는 누구일까?
Part 2. 귀환, 다시 땅으로
5. 무엇이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6. 현실의 경영자를 만나다
7. 경영과 경영사상가
Part 3. 통찰
8. 생각, 삶을 비추는 빛
9. 문화를 찾아서
Part 4. 창조(개인 선택)
10. 아이와 함께 행복한 엄마로의 변신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