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민과의 소통을 우선순위로 약속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키키 위해 ‘광화문1번가’라는 국민소통공간을 만들어 50일 동안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다. 지역이나 지위, 성별에 구별 없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한 이 장정의 마지막은 ‘중장년의 삶과 일’을 주제로 한 열린 포럼이었다. 나라와 회사, 가족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중장년의 인생. 그러다 나이가 들고 일선에서 물러나니 밥 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해도 8만 시간이 남는단다. 이  넘치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중장년층의 삶과 일에 대한 다양한 고민과 모색이 이어졌다.

 

 

 

무더운 날씨였지만 중장년층의 삶과 일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발제자들의 제안을 진지하게 들었다. 이 날 포럼에서는 네 사람이 발제자로 나섰는데, 첫 번째 발제자로 나온 서울시 50플러스센터 이형정 기획홍보팀장은 50플러스 현장에서 느낀 점을 바탕으로 중장년을 위한 ‘갭이어’를 제안했다. 갭이어란 잠시 학업을 중단하고 여행을 하거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흥미와 적성을 찾는 것을 말한다. 영미권에선 상급학교로 진학하기 전에 많은 학생들이 갭이어를 갖는다고 한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인생방향을 설정하고 흥미를 찾는데 갭이어가 필요하듯, 은퇴 후 새로운 삶을 설계할 때 갭이어가 필요하다는 이팀장의 말에 박수가 쏟아졌다. 후반기 삶을 위한 준비기간을 갖고서 주도적으로 50이후를 설계하기 위한 관점을 정립하고 삶에 대한 진지한 태도를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중장년의 인생 재설계를 돕는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제안도 이어졌다. 4차 산업혁명 등 시대 변화에 맞춘 직업훈련기관의 필요성과, 중장년들이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평생교육의 중요성도 강조되었다. 또한 중장년 여성은퇴에 대한 문제도 진지하게 거론됐다. 100세 시대 안정적인 노후를 원한다면 그 만큼 더 노동을 해야 하는데 우리 사회는 여성들이 일하기 쉽지 않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사)허브앤 허영숙 대표는 배움과 경험이 많은 50플러스세대 고학력 여성들을 활용하면 아날로그와 디지털 접점에서 여성일자리 창출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정부차원에서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했다.

 

 

발제자들은, 중장년층이 겪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는 개인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것들이어서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50세 이상 베이비부머 세대들에게 은퇴는 ‘끝’이 아니다. 새로운 시작을 통해 중장년 세대의 역할과 기능을 담당하길 원하고 있다. ‘광화문1번가’에서 그런 기대와 희망을 확인했다.

 

이곳에서 논의된 의견들은 국민인수위원회에서 검토 후 대통령에게 전달되고, 8월 말 문대통령과 함께 돌아올 것이다. 열린포럼에서 제안된 중장년층의 목소리들이 어떤 정책으로 돌아오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