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아카이브는 50+세대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온갖 정보를 정리해 차곡차곡 쌓아두는 기획 콘텐츠입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하 재단)의 일자리 사업과 50+세대 일자리 관련 이슈를 다루는 연속 시리즈 마지막 글입니다. 지금까지 재단 ‘50+일자리 사업 2.0’, 신중년 도시재생 창업 지원 프로젝트 ‘점프업 5060’, 서울50+인턴십, 해외 인턴십 트렌드를 차례로 다뤘습니다.
‘점프업 5060’을 소개하는 글에서 50+세대의 창업 관련 이슈와 재단의 전략을 간략하게 언급한 바 있습니다. 마지막 글의 주제 역시 50+세대의 창업입니다. 저번 글에 이어 50+세대의 창업 현실, 그러한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재단의 다양한 사업을 안내합니다. 10월 두 번째 행사 개최를 앞둔 ‘없던창업프로젝트’도 소개합니다.
50+세대는 창업 취약계층?
취업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많은 퇴직자가 창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그중 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소규모 자영업 창업입니다. 물론 자영업자의 현실이 어렵다는 사실을 이 글에서 자세히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이미 많은 언론 보도를 통해 약 40%의 자영업자가 창업 후 1년을 버티지 못하며, 월 100만 원도 벌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20%에 달한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죠.
2016년 통계청 분석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절반은 연 매출 4600만 원을 넘기지 못한다. *사진에 등장하는 상호는 본문 내용과 관계없음
가뜩이나 자영업을 비롯한 창업의 현실이 가혹한데, 특히 50+세대가 창업 취약 계층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18년 12월에 펴낸 『신중년 경력개발 상담자를 위한 역량강화서』에서는 50+세대가 다른 세대보다 창업 성공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책에서 50+세대의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을 창업 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즉, 50+세대의 경우 오랜 직장 생활이나 사회생활 경력이 있다 보니 개인적인 경험이나 능력을 맹신한 나머지 창업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본인이 오랜 시간 몸담았던 직무와 관련된 분야에서 창업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큰 조직에서 체계적인 시스템과 많은 동료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성과를 내는 것과 개인 사업자로서 실무 전반을 챙기며 사업을 성공적으로 꾸려가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인데, 많은 이들이 이러한 차이를 간과한다는 것이죠.
이외에도 창업의 위험성을 지나치게 경계한 나머지 최소한의 수익도 챙기지 못하는 경향, 가족 부양의 의무 및 부채 상환의 부담, 젊은 세대와 비교해 재기가 어렵다는 점 등이 50+세대를 창업 취약 계층으로 만드는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
물론 50+세대가 다른 세대보다 창업에 성공하기 어렵다고 단정하는 것 또한 성급할 수 있습니다. 잘못 활용하면 독이 될 수 있겠지만, 젊은 세대와 비교해 일과 사회생활 경험이 많고 활용할 수 있는 자본이나 인적 네트워크가 풍부하다는 점 자체는 분명 창업에 큰 도움이 되는 요소일 것입니다. 문제는 결국 이를 어떻게 지혜롭게 활용하느냐겠죠.
성공적인 창업을 위한 조언은 차고 넘칩니다. 대부분 대동소이하고요. 정답은 이미 어느 정도 나와 있다는 의미입니다. 유행에 휩쓸려 단기간에 큰 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것, 시간을 두고 체계적인 준비 과정을 거칠 것, 자신의 강점과 특성을 파악해 사업 아이템을 선정할 것 등.
문제는 창업 경험이 일천한 개인이 현실에서 원론적인 정답을 추구해 나가기가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자신의 강점을 어떻게 적절하게 활용할지, 수익과 안정성이 조화를 이루는 사업 아이템은 무엇인지, 지나친 경쟁을 피할 수 있는 분야는 어디인지, 창업에 필요한 정보와 네트워크를 어떻게 확보할지 등 말과 글로 된 조언을 벗어난 현실에서는 모든 것이 다시 원점입니다.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50+세대의 창업을 지원하는 재단 역시 실전에 바로 적용 가능한 창업 로드맵이나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50+세대 앞에 놓인 창업 현실, 창업을 퇴직 이후의 선택지로 고려하고 있는 대부분의 50+세대가 겪는 고민을 함께 직시하면서, 하나하나 문제를 풀어가기 위한 방안을 구상하고, 다양한 시행 사업으로 문제의 해결을 시도해가고 있습니다.
커뮤니티부터 차근차근
재단은 50+세대가 50플러스캠퍼스 수강 등을 계기로 만난 동년배 동료와 함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직접 실행하도록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50+세대가 모여 결성한 커뮤니티에 소정의 활동비와 공간을 제공하고 있죠. 물론 오직 창업을 목적으로 커뮤니티 지원사업을 시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50+세대의 커뮤니티 활동은 친교나 관계 확장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재단이 50+세대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창업을 비롯해 혼자서는 과감하게 실천에 옮기기 어려운 여러 활동을 커뮤니티 동료들과 함께라면 훨씬 수월하게 해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폭넓은 정보 수집, 객관적인 시야 확보, 협업에 따른 시너지 등이 커뮤니티 활동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캠퍼스 교육 과정에서 출발해 커뮤니티 결성을 거쳐 창업 등에 이르는 커뮤니티 활동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또한, 재단은 커뮤니티 활동이 법적 단체 설립에 기반한, 좀 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50+단체 설립 지원사업과 50+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단체 설립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법률 자문 및 초기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위한 맞춤형 컨설팅을 시행합니다. 단체의 특성과 강점을 잘 살린 공익 활동을 기획한 50+세대 단체에는 사업비도 지원하고요.
공익활동 지원사업의 경우 50+세대 단체가 창업 모델을 실험하는 통로로 역할 하기도 합니다. 출발점은 공익에 초점을 맞춘 활동이라도, 수익 모델을 확보해 실제 창업으로까지 연결된 사례가 이미 존재하죠. 시민 참여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50플러스여행공감, 1인 가구 교육 연극 시나리오와 프로그램을 개발한 재미사마, 전통놀이 문화지도사를 양성하는 시민행복공공서비스와 같은 단체들은 협동조합의 형태로 공익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습니다.
2018년 50+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 활동보고서(클릭)
2018년 9월 서부캠퍼스에서 개최된 커뮤니티 관련 행사 참가자가 다양한 50+커뮤니티를 소개하는 게시물을 보고 있다.
50플러스캠퍼스(서부·중부·남부)는 50+세대의 창업과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는 공유사무실도 운영합니다. 입주자에게는 사무 공간과 집기는 물론 교육과 컨설팅, 또래 동료와의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합니다. 서부 / 중부 / 남부 (클릭)
커뮤니티 활동과 법적 단체 결성 및 공익활동 지원, 공유사무실 운영과 같은 사업은 50+세대가 퇴직 후 초기 비용 부담 없이 자유롭게 새로운 활동을 시도하고, 그 과정에서 또 한 번 성장할 수 있는 안전한 무대를 마련하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이 같은 사업에 참여한 50+세대는 혼자만의 힘으로 자영업 창업과 같은 제한된 선택지만을 상상하던 시절보다는 넓은 시야를 확보하고, 다른 길을 발견할 가능성이 큽니다. 현역 시절의 사회적 지위와 직무 경험에서 벗어나 다양한 배경을 지닌 동료들과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해가며 다른 삶을 위한 적응 기간도 가질 수 있고요.
‘없던 무대’를 찾아라
재단 일자리 사업의 지향점 중 하나는 단순히 이익만 얻는 일자리가 아니라 적정 소득과 함께 사회적 가치와 자아실현을 추구할 수 있는 일자리를 발굴하고 50+세대에게 소개하는 것인데요. 이러한 기준 아래 일자리를 발굴하는 이유 중 하나는 불필요한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재단이 50+세대의 취업 및 창업 무대로 관심을 두는 사회적경제 영역, 공익활동 영역 등은 젊은 세대와 경쟁해야 하는 기존 일자리 시장과 달리, 경험을 갖춘 50+세대 인력 수요가 존재하고, 50+세대가 장기적으로 활동하기에 유리한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지향에 따라 재단은 다양한 외부 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창업을 계획한 50+세대에게 새로운 사업 영역을 소개하고, 50+세대의 강점을 잘 살린 사업 모델을 계획하는 데 도움을 주는 사업들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왜 50+세대 창업가를 동네로 이끄는가’라는 글에서 소개한 ‘점프업 5060’ 역시 이와 같은 사업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50+세대가 도시 재생, 지역 활성화를 주제로 사업 아이디어를 발전시켜갈 수 있도록 교육과 컨설팅, 자금 등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새로운 활동 무대 발굴에 관심 있는 50+세대가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사업은 ‘없던창업프로젝트’입니다. ‘꿈은 크게, 리스크는 작게’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이 사업의 지향점을 대변하는데요. 좋은 창업 아이디어가 있지만, 초기 진입 장벽이 부담스러운 50+세대를 위해 혁신적인 창업과 일 모델을 소개하는 사업입니다. 창업으로 경제적 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할 방안도 제시하고요.
2019년 5월 29일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1회 없던창업프로젝트 행사 현장
‘없던창업프로젝트’에서는 매회 특정 테마 아래 주목할 만한 창업과 일 모델을 보유한 외부 파트너를 초청해 세미나를 개최합니다. 창업 지원 정책 정보도 공유하고, 참가자가 세미나 연사의 사업 모델을 참조해 자신만의 창업 아이템을 발전시켜갈 수 있도록 모델별 상담 부스를 운영합니다. 행사 이후 실제 창업까지 나아가는 50+세대를 위해 워크숍 및 교육 등의 후속 지원도 시행하고요.
올해 5월 개최된 첫 번째 세미나의 주제는 공유경제였습니다. 저녁에만 영업하는 매장을 빌려 점심 장사를 하는 방식으로 초기 비용을 절감하는 공유주방 창업 모델, 시간제나 기간제로, 혹은 공간을 나눠 매장을 공유해 비용 부담을 낮추는 틈새매장 창업 모델, 공동체 주거·셰어하우스 등 최신 주거 문화 트렌드에 발맞춰 새로운 삶과 공간을 기획하는 공동주거 창업 모델이 이날 행사에서 소개되었습니다.
10월 29일에 개최되는 두 번째 세미나의 주제는 1인 창업입니다. 최근 재단에서는 50+세대 유튜버크리에이터를 양성하는 ‘50+유튜버 스쿨’을 진행해 많은 화제를 불러 모으기도 했습니다. 큰 자본을 들이지 않고 자신의 능력과 경험치만으로 승부를 걸 수 있는 1인 창업 역시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여느 창업과 마찬가지로 50+세대가 아무런 준비 없이 기존의 프리랜서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은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10월 행사에서는 미디어채널네트워크(MCN) 산업, 프리랜서 마켓 플랫폼 활용법 등 50+세대가 그동안 정보를 얻기 힘들었던 새로운 창업 분야와 1인 창업 생존 전략을 소개합니다. 현직 전문가가 직접 관련 사례와 정보를 공유하고, 상담 부스를 운영해 50+세대가 현실적으로 자신의 창업 계획을 발전 시켜 가는 데 필요한 조언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1회 없던창업프로젝트 행사장에서 운영된 상담 부스
생태계를 이룰 때까지
두 편의 글에서 재단의 창업 관련 사업을 소개했습니다. 글에서 소개한 사업 외에도 재단과 캠퍼스에서는 창업에 관심 있는 50+세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50플러스캠퍼스에서는 매 학기 50+세대의 창업과 새로운 활동 영역 발굴을 주제로 한 다수의 교육 과정을 개설합니다.
사회 변화에 민감한 50+세대라면 캠퍼스 정규 교육 과정 외에도 더하기포럼과 같은 행사에서 유용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더하기포럼은 제3섹터, 시니어비즈니스, 공유경제, 자유학기제 등 매회 주제를 달리하며 50+세대의 미래 활동 무대를 조망하는 연속 포럼입니다.
사회의 많은 분야가 그렇지만 창업의 경우는 유독 성공 사례가 많이 주목받고 회자되는 분야입니다. 화려한 창업 성공 사례는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고, 많은 이들이 창업에 뛰어들게 하는 기폭제의 역할을 하죠. 50+세대 창업에도 더 많은 성공 사례가 필요합니다. 다만, 기존의 주목을 받았던 창업 성공 사례들과는 조금 성격이 달라도 좋을 것입니다.
커다란 경제적 성과를 거두거나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한 사례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적절하게 자신의 이전 경력을 살려 또 다른 삶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창업 사례, 체력적으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일과 생활의 조화를 이룬 창업 사례, 영리한 비즈니스 모델로 사회 문제 해결이나 지역 발전에 기여한 창업 사례, 다양한 세대가 어울려 효율적인 역할 분담으로 경영 문제를 해결한 창업 사례라면 현실적으로 더 많은 50+세대에게 영감과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재단 사업이 시행 초기라 아직 많은 사례가 발굴되지는 않았습니다. 사업을 시행하는 재단과 사업에 참여하는 50+세대 모두 서로에게 적응해가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는 중입니다.
50+세대에게 영감과 자극을 주는 다종다양한 창업 사례가 발굴되고, 해당 사례에 영향을 받은 50+세대가 새로 창업에 도전하고, 선행 사례를 교훈 삼아 재단과 같은 기관의 지원 체계는 더 정교해지는, 선순환의 창업 생태계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위험도가 높은 퇴직자의 자영업 창업이 만연한 현실에서 재단은 50+세대가 충분한 적응 기간을 갖고,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이고, 과다한 경쟁을 피하고, 수익과 사회적·개인적 가치를 함께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창업 모델을 소개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기준으로 볼 때 비록 당장은 아주 큰 성과를 올리지 못해도, 재단과 다른 50+세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는 창업 사례가 더 많이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창업은 여전히 50+세대에게 유효한 대안입니다.
팀 발표 준비를 하는 '사회적 비즈니스 아카데미'(2019년 1학기 남부캠퍼스 개설) 수강생들. 이 과정 수강생들은 취약계층이 사는 마을에 우편 대행을 하는 비즈니스 모델, 장애인 여행사 비즈니스 모델,
마을공동체의 어른 돌봄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등의 아이디어를 발표했다. 상상하는 만큼 개인의 삶과 사회는 변화의 동력을 얻는다.
없던창업프로젝트 1인창업 편
• 2019년 10월 29일(화) 14시~18시
• 누리꿈스퀘어 비즈니스타워 3층 국제회의장(디지털미디어시티역 인근)
• 10월 14일(월) 서울시 50플러스포털에 더 자세한 행사 관련 사항이 공지됩니다.
• 문의: 재단 사업개발팀 02-460-50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