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지역 신문사 주3일 근무로 충실한 나날
광고대행사를 희망퇴직하고 농촌으로 이주한 히라다 씨(57세). 화려한 도시생활과 정반대로 보이는 농촌 생활은 히라다 씨의 신조인 “경제성장 없는 행복”을 추구한 “반농반X(半農半X)”의 이상적인 생활이었다.
자연농법으로 쌀 농사를 짓은 히라다 씨
히라다 씨는 이주하기 전까지 유명한 광고대행사 덴츠에서 30년간 근무했다. 정년까지 7년이 남았을 때 회사를 그만두는 결심을 하고 농촌으로 이주했다. 덴츠에서 일할 때는 주로 오사카에서 TV광고 업무, 인터넷 비즈니스에 관계했다. 회사에서는 차장직에 있었는데, 관리를 위한 관리를 하는 일이라서 솔직히 재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은, 세상에는 팔아야 할 것이 아니라 팔아서는 안될 상품이 넘치는데, 자기 자신이 납득할 수 없는 상품도 팔리도록 도와야만 하는 자기 자신의 업무에 점점 긍지를 느끼지 못하게 된 것이다.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으면, 물건도 서비스도 모두 돈으로 사야만 한다. 광고 일이란 그런 것을 조장하는 일이기도 했다. 어쩔 수 없이 돈을 위해 살게 된다. 그런 삶의 방식에 납득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가능한 한 돈에 의존하지 않는 방식으로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쌀이나 채소를 키우고, 만들 수 있는 것은 무엇이나 스스로 만든다는 생활에 마음이 끌리고 있었다.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는 시기에 회사에서 희망퇴직제도를 발표하여 마음이 움직였다. 가족은 깜짝 놀랐다.
시오미 씨가 쓴 『半農半X이란 삶의 방식』을 읽은 것도 이주를 결심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반자급적인 농업과 X 즉,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양립시키는 삶의 방식에 큰 감명을 받았다. 마침 집과 밭과 산을 한꺼번에 넘기겠다는 사람이 있어, 가족 모두가 현지를 방문했는데 아내도 마음에 들어 했다. 그것이 가족을 설득하는 큰 재료가 되어 서둘러 이주와 퇴직을 결심하게 되었다.
입수한 토지는 집과 밭, 산과 들 모두 합쳐 5천 평 정도. 쌀농사에 관해서는 이주하기 전부터 그곳에 다니면서 『半農半X이란 삶의 방식』의 저자인 시오미 씨의 논에서 한 구획을 빌려 기초부터 하나하나 배우기 시작했다. 무농약·무비료로 하는 자연농법이라서 제초제도 뿌리지 않아 금방 풀이 자란다. 매일 풀을 뽑아야 할 정도다. 농업도 시골생활도 미지의 세계였지만, 이상을 가슴에 품고 지금까지와는 180도 다른 생활에 뛰어들었다.
이 지방의 지역지 『아야베 시민신문사』의 일은 이주한 후에 구인광고를 보고 응모했다. 월급쟁이 생활을 벗어나 새로운 생활방식을 찾아 이주한 이상, 지금까지와 같은 월급쟁이 생활을 하고 싶지 않았다. 반농반X에 뜻을 두고 이주한 결심을 이 신문사의 사장이 모두 이해해주어 3일만 일하는 방식을 제시해주었다.
현재 주3일은 『아야베 시민신문사』의 경영기획실장으로 출근하고 있다. 잔업도 거의 없다. 임무는 쇠퇴하고 있는 신문사의 ‘제2의 수익원’을 만들어 내는 것인데 책임이 막중한 일이다. 데스크워크 이외에 기자로서 취재를 하여 원고를 쓰기도 하고, 때로는 신문배달 등 무엇이든 한다. 이렇게 하여 받는 연간 수입은 3천만 원이다.
신문사 일을 하지 않는 그 밖의 날에는 논이나 밭에 나가 집에서 먹기 위한 쌀이나 채소를 키운다. 실패하기도 하지만, 즐겁게 하고 있다. 집수리나 나무 간벌, 장작 난로에 쓸 땔감 확보 등 여러 가지 일들이 있다. 면적이 넓어서 할 일은 아주 많다. 아내도 주3일 아야베 시의 관광협회에 근무하고 있어서 식사 준비는 남편인 시오미 씨가 담당하는 경우도 많다.
눈앞의 펼쳐져 있는 자연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인지 여기에 와서 물욕이 그다지 없게 되었다. 필요한 것은 인터넷으로 무엇이든 살 수 있어서 생활에 불편은 없다. 그러나 겨울에 눈이 많아 깜짝 놀랐다. 회사에 가려면 먼저 눈을 치우고 차를 꺼집어 내야 한다. 예전에는 자동차가 취미라서 클래식 카 등 유럽차를 2대 소유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경트럭과 경자동차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여 팔아버렸다. 회사 시절부터 드럼과 기타로 밴드 활동을 계속해왔는데 여기서도 밴드를 구성하여 연주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만나고 있어서 앞으로가 기대된다.
신문사의 일은 앞으로 65세 정도까지 하고, 농사는 몸이 움직이는 한 계속 해가려고 생각하고 있다. 10년 전의 생각으로는, 정년퇴직 후 도쿄에 살면서 미술관이나 라이브 하우스(재즈나 록을 라이브 연주로 들려주는 클럽이나 바)를 돌아다니고, 맛있는 음식을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먹으며 도시생활을 만끽하는 여생을 보내고 싶었다. 현재는 그것과는 정반대의 생활방식이야말로 자신에게 어울리는 이상적인 생활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돈에 집착하지 않는 생활방식이 가능하게 된 것, 자연이 멋지기 때문에 매일 풍경에 감동하면서 살 수 있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여기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다. 농촌이지만 배타적인 점은 전혀 없다. 지금 57세지만 동네에서는 가장 젊은 축에 속한다. 앞으로는 동네를 위한 활동에도 계속 관여해가려고 생각하고 있다.
출처: 55세부터의 일 가이드, 아사히신문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