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들인 습관을 고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아이스크림과 초콜릿, 그리고 고기가 있는데 대체 왜 채소를 먹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어린 아이가 납득하기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채소와 과일을 더 많이 먹어야 한다.

칼럼니스트이자 신실한 육식주의자이던 신시아 마리나코스(Cynthia Marinakos)는 지난 5년 간의 시행착오 끝에 보다 쉽게 채소를 섭취하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아이를 위해 요리해라. 혹은 그러는 척이라도 하라. 채소를 좋아하는 아이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편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잘게 썰고, 찌개 속에 감추는 등 부모는 온갖 방법을 동원해 자녀에게 채소를 먹인다. 오븐은 고기를 익히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물컹한 질감 탓에 아이가 가지 먹기를 질색한다면 버터를 바르고 소금과 후추를 뿌려 오븐에 넣어보라. 아이보다 당신이 먼저 그 맛에 놀라게 될 것이다. 물론, 혼자 먹을 음식도 그렇게 요리하라.

 

쥬서기를 활용하라. 이 역시 채소를 감추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쓴 맛을 줄이기 위해선 얼린 과일을 첨가하라. 명심할 것은 과일보다 채소의 양이 많아야 한다는 사실. 지나치게 건강한 맛이 난다면 꿀을 한 스푼 더해도 된다. 채소를 더 섭취하기 위해서라면. 유용한 레시피도 하나 소개한다. 당근 한 개, 샐러리 스틱 한 개, 근대 뿌리 1개, 케일 잎 몇 개에 냉동 바나나와 우유(아몬드 우유라면 더 좋다!)를 넣고 돌린다. 여기에 비트 약간을 넣으면 딸기 스무디와 거의 유사한 신선한 분홍빛이 돌 것이다.

 

농부가 직접 판매하는 시장에서 채소를 구입하라. 서울 근교 대표적 파머스마켓은 경기도 양평 강변에서 매주 주말마다 열리는 문호리 리버마켓(서종면 문호리 638-20). 싱싱한 채소와 그걸 판매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누어 보라. 음식이 어디에서 왔는지, 어떻게 길렀는지를 알게 된 후 먹는 건 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에게는 작지만 놀라운 경험을 선사한다. 물론, 우리가 먹는 소고기나 생선의 이야기 보단 채소의 배경 이야기를 아는 쪽이 훨씬 입맛을 돋울 것이다.

 

길러 먹어라. 채소를 기를 수 있는 뒷마당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빛이 잘 드는 창가만 있어도 충분하다. 물이 든 유리컵에 뿌리 채 산 파를 꽂아 두거나, 작은 화분에 허브, 민트 등을 심어 손 닿는 곳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요리에 넣으면 된다. 허브나 민트를 키우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먹고 남은 허브를 유리컵에 넣어두면 몇 주 안에 뿌리가 돋아난다. 그러고 나선 화분에 심으면 된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물을 주는 정도의 수고만 한다면 녹색 채소의 싱그러운 생명력이 집안을 가득 채울 것이다.

 

당신의 식생활에 관심을 갖고, 약간의 창의력을 발휘한다면 서서히 채소에 대한 생각과 기호가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고기 만큼 채소를 좋아할 날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 한참 멀었지만.

 

[상기 이미지 및 원고 출처 : 신한 미래설계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