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사회봉사를 뜨거운 열기와 함께 일곱빛깔 무지개로 피워냈다.
동작 50+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예 힐링 프로그램에 참여한 지 어언 1년 반이 넘었다.
그동안 센터의 지원, 대표의 수고와 인생 이모작을 건강하게 활기차게 살려는 회원들의 협조로 지금까지
잘 오게 되었다.
매주 주어지는 공예작품 주제를 기대하며 나름 익숙해질 법도 한데 여전히 창작 의지가 생각대로 나오지
않아 "어렵다, 망쳤네~"라는 말이 나오곤 한다. 그럴 때마다 대표의 꾸준한 이해와 설득 덕분에 이젠 스스로
작품 구상도 하면서 제작 되어지는 과정을 즐기고 있는 듯 하다. 서로의 완성된 작품에 놀라고 칭찬하며
흐뭇해하기도 하는 것을 보니.
오늘은 회원들이 사회공헌 시간을 갖기로 한 날이다.
7명의 회원들이 함께 모여 점심식사를 마친 후 신상도 요양원을 방문하였다. 회원들의 역할은 어르신들과
1:1로 대화하며 주어진 과제를 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일이다. 어르신들께 주어진 제1 과제는 색연필로
만다라 문양을 색칠하는 것이다. 처음엔 하지 않겠다고 버티시던 분께는 회원 2명이 돕기로 했다.
차츰 칠하시는데 힘이 붙더니만 "재미있다!"는 말이 저절로 나오기도 하였다. 연로하신 분들의 손 끝에서
나오는 필력이 만만치 않았다. 어떤 분은 무슨 색을 칠해야 예쁘냐고 알려달라고 하시면서 너무나 꼼꼼하고
강한 필력으로 완성을 해나가셨다.
제 2 과제는 합죽선에 색칠하기였다. 찾아오는 가족들에게 "짠!"하고 펼치시면서 자랑하시라고 특별히
준비했다. 접혀진 한지 주름 면을 꼭 모아 잡고 그 부분에 유성매직으로 색칠하여 무늬를 만드는 것이다.
여러 가지 색으로 무늬를 만든 후, "짠~"하고 합죽선을 펼치면 알록달록 선이 생기는 효과가 "와!"하는
감탄을 하게 했다. 작가의 이름을 쓰면 완성! 한지부채의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내가 만든 작품이라고
자랑하시면 완성의 기쁨은 배가 된다.
색칠을 하면서 소근육 운동과 색의 조화를 생각하는 뇌 감각을 자극하며 활성시키는 작업을 하였다.
내가 담당하게 된 어르신은 여든이 넘은 분으로 하반신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시는 여자분이셨다.
어르신은 옆 동료에게 지지 않으려는 의욕으로 넘치신다. 작품을 완성해 가는 동안은 상념도 아픔도
잊으신 듯하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밝은 모습의 어르신은 이곳 생활에 활력을 주고 있는 분이라고
원장님이 귀뜸 하신다.
오늘, 요양원에서 노년의 아름다움을 본다.
육신의 연약함이 날로 더해 가는 내 인생의 순간, 여기서 또 도전을 받게 하신다.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며 공동체 속에서 기쁜 활력을 주는 나의 노년이 되어야겠다는 각오를 다시 한번
다지며 그러한 삶을 기대하며 푸근함에 미소 짓게 되는 감사한 시간이었다.
2018. 7. 11 글쓴이 곽성숙, 옮긴이 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