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0+지역복지사업단-장애인직업재활지원(성모보호작업장)』 

활동가(김영옥, 박문성, 신종옥 님) 인터뷰

-



서울시50+보람일자리사업 중 하나인 50+지역복지사업단50+세대의 경험과 역량을 활용하여 지역주민들의 복지 증진사회공헌 기회 제공을 통한 “50+세대의 인생 재설계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지역복지사업단의 주요 사업은 어르신 일자리(시니어클럽) 지원 장애인 직업재활지원 청소년시설 지원 장애 학생 학습 지원 등 4가지로 분류되는데, 오늘은 장애인 직업재활지원을 위해 성모보호작업장에서 활동 중인 김영옥, 박문성, 신종옥 활동가와 나눈 이야기를 정리하였습니다.

 

 

가는 길이 쉽지 않은 초행길이고현장 인터뷰라서 조심스런 마음으로 아침 일찍 길을 나섰습니다가면서 이런저런 여러 가지 생각을 해봅니다


열심히 살아도 참 힘든 세상인데다른 이들까지 챙겨주고 있는 활동가에게 어느 것부터 물어봐야 하나작업장 분위기가 조용하고 차분하면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그런데 성모보호작업장을 들어서니모두들 하이톤으로 반갑게 인사를 해주었습니다. 차분하고 잔잔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방문했는데, 넘치는 행동감에 북적여서 놀랐습니다. 그곳에서 작업장에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박수를 받아 마땅하다는 직원 분의 소개로 신종옥 활동가와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것, 자신이 한 때 이곳 지구에 머묾으로 단 하나의 생물이라도 행복해지게 만들고 싶다’라며 따뜻하면서도 열정 있는 눈빛과 태도를 보여준 김영옥 활동가를 인터뷰 하였습니다.

 

이번 활동 스케치는 강의나 탐방이 아닌 몸을 쓰고 마음을 바치는 활동가의 현장 인터뷰이기에 마음가짐이나 준비도 많았습니다타인의 최선을 발견하여 행복을 이루려는 활동가들과의 긴 인터뷰를 짧게 요약합니다.

 

Q)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김영옥 활동가 : 안녕하세요, 50+지역복지사업단에서 6개월간 활동한 김영옥입니다.

지난 5월부터 성동구 금호동 성모보호작업장에서 치과용 재료인 슬리브링에 테이핑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흰색 링을 왼손 손가락에 걸고 0.5cm 간격으로 빨간색이 칠해진 테이프를 3개씩 붙이는 작업인데, 먼지나 기포가 들어가면 안 되고 0.5cm 간격을 똑바로 유지해야 하는 작업이라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그래서 저희 50+지역복지사업단 활동가 2명이 전담해서 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하루 3~4시간씩 같은 작업에 몰입하다 보니 눈이 뻑뻑하고, 손가락 인대와 손목이 시큰거리는 증상이 나타나고 있어, 파스를 붙이고 작업해야 하는 날들도 많았답니다. 그래도 슬리브링 작업을 지속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늘 일정량의 일감을 가져올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1-1.섬세하고+정확성이+요구되는+슬리브링+작업을+설명해주는+김영옥+활동가.jpg 신종옥님.jpg

섬세하고 정확성이 요구되는 슬리브링 작업 중인 김영옥 활동가와 신종옥 활동가

 

저희가 그간 했던 작업은 쇼핑백 만들기, 선물용 쿠키와 사탕 포장, 지퍼가 달린 다이어리 완성 포장, 티셔츠 포장, 접착용 화장품 용기에 스티커 붙여 포장, 파인애플용 상표 태그 작업 등등입니다. 이런 작업을 하던 중에도 옆 작업장에 급한 제품의 마감이 있는 날이면 그쪽 작업 과정으로 급히 투입되기도 했습니다.

 

신종옥 활동가 : 슬리브링에 테이프를 간격에 맞추어 먼지가 들어가지 않게 붙이는 일이 주된 작업이며스티커 붙이는 일다이어리 속지 갈아 끼우고 속지 스티커를 붙이는 일봉투 접기, 끈 매기 등 여러 작업 중 급하게 마무리해야 작업들에 투입되어 작업을 수행합니다기존에 자원봉사자들이 수행하던 일을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50+지역복지사업단에서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는 장애인분들 기초학습지도도 진행하고 있습니다장애인 분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20여분 정도로 진행했었는데요. 제가 수업을 시작한 이후로는 한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흥미를 가져서 보람을 느끼곤 합니다기초 학습 과목으로는 산수와 국어를 진행하고 있는데, 국어는 디자인씽킹 창의수업으로, 질문과 답변을 통해 생각하게 하는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케릭터+바인더북+라벨+부착하기+1.jpg 사진-케릭터+바인더북+라벨+부착하기+2.jpg

▲  ()캐릭터 바인더북 속지 넣기 ()캐릭터 바인더북 라벨 및 스티커 부착하기

    

박문성 활동가 : 저는 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각종 임가공업무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장애인들이 일하는데 더디고, 어려운 업무를 스스로 맡아서 일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주로 작업장 내부 커피 자판기가 있는 휴게실에서 혼자 근무하고 있는데, 장애인들이 수시로 왕래하여 잠깐씩 대화하는 분위기입니다

 

Q) 이 일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계기가 있을까요?

김영옥 활동가 : 올해 4,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로부터 온 문자를 통해 모집 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름도 생소한50+지역복지사업단이었죠. 모집 설명과 함께 기재된 성모보호작업장에 대한 소개를 보며 ‘장애인 분들과의 소통과 해당업무 경험이 전무한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이미 작업 수행을 통해 업무 경험이 쌓인 지적장애인 분들을 보고 배우면 저도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활동처인 성모보호작업장이 제가 사는 집에서 200m 정도 거리에 위치한 것도 제 선택의 이유 중 하나입니다.

 

2.jpg

▲ 할로윈 상품 포장 작업의 현장

 

보통 은퇴 했다고 하면 무언가를 시도하기에 주어진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겠지만, 제가 겪어본 50+세대의 삶은 그렇다고 해서 시간과 기회가 많은 건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올해 도전했던 일들처럼 무슨 일이든 주어지면 잘 해내겠죠. 50+지역복지사업단 면접 때 면접관이셨던 분이 그러시더군요왜 이 일을 시작하려 하느냐’라. 저는 답했습니다. “지금 이 기회가 아니면 제가 평생 죽을 때까지 이런 기회를 또 얻을 수 있을까요?.

 

신종옥 활동가 : 오랜 동안 봉사활동을 하면서 사회복지를 전공하였고,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과 함께 관련 기관에도 관심이 있었기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일도 하고, 여러가지 경험을 하고 있어 앞으로의 삶에도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또한, 장애인분들의 순수함에 나를 돌아보게 되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 이런저런 경험을 하다보니 코로나라는 특수 상황에도 일정시간을 작업장에서 일하게 된 것이 즐겁게 다가왔습니다. 제가 얻어 가는 것이 있는 만큼, 저희 활동가들의 활동도 장애인 분들의 직업재활지원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20210818_133340(0)66.jpg
▲ 작업자 분들의 재활지원을 위한 기초학습 진행

   

박문성 활동가 : 먼저 재활지원활동의 에너지가 되어 주고 싶었습니다. 다양한 분야와 방법의 지원활동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장애인들에게 심적으로 도움을 주는 활동을 하고자 했습니다. 특히 음악과 미술에 관심있는 장애인과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싶은 마음이 컸고, 이렇게 몸과 마음으로 하는 활동이 50+동료들에게 공유되어 여러 형태로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이 일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Q) 이 일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가족들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김영옥 활동가 : 남편과 아이들은 해 보지도 않은 일을 할 수 있느냐고 했지만, 반백 넘은 나이에 게다가 대한민국 아줌마로 살아온 이가 못 할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다만, 제가 3년 전에 목욕탕에서 넘어져서 오른쪽 손목이 골절되는 사고를 당해서 아직도 손목이랑 손가락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아 작업을 못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길까 봐 걱정이더군요. 손목이 골절되는 바람에 근 2~3년 동안 모든 일과 취미활동 등을 다 내려놔야 했거든요. 하지만 도전해 보기로 했어요.

 

신종옥 활동가 : 제가 늘 봉사를 많이 하고 다니고, 어르신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인권강의도 하다보니 가족들과 친한 지인들의 반응은 그렇구나”, 또는 계속 뭔가 하는구나!였는데, 그러면서도 그동안도 할만큼 했는데, 굳이...”하는 말을 하는 지인과 친구도 있었습니다.

 

예전에 봉사활동으로 장애인 작업장에 가서 일한 적이 있으며, 4년 전부터 장애인직무지도원으로 일을 한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그때는 몇 해 전이기도하고, 단순 작업을 몇 시간씩 하기보다 일을 어떻게 하는지 설명하고, 시범을 보이고, 잘할 수 있도록 계속 독려하고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처럼 육체적 작업이 부담되지 않았고,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 등을 1년 동안 진행한 적도 있어서 장애인 분들과 작업장에 대한 거부감이나 편견은 없었습니다

 

다만, 작업장에서 임가공 업무가 주된 업무인지는 정확히 몰랐기 때문에 몸에 살짝 무리가 생길 것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하는 일은 단순 육체노동이어서, 반복적으로 근육과 시력이 많이 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나이 때문인지, 아파서 병원을 가게 되고, 그러다보니 가족들이 꼭 그 일을 해야 하냐고 걱정스레 묻곤 합니다.

 

박문성 활동가 : 가족들 모두가 이 활동에 찬성했고, 가장의 새로운 모습을 보았다며 적극 응원하겠다고 기운을 북돋워주었습니다. 특히 제가 색소폰 연주를 조금 하는데, 이런 다양한 곳에서 정기적 활동을 통해 서로 좋은 기운과 의미를 주고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 이번 50+지역복지사업단 일 이전에 다른 유사한 활동을 해 보셨나요?

김영옥 활동가 : 50+지역복지사업단 일과 유사한 활동 경험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2010년부터 서울시 시민기자로 활동하면서 송파구에 있는 장애인작업장 취재 경험과 2017년 서울시50플러스재단 기자단으로 「50+보람일자리 영역에서 다양하게 활동하시던 분들을 인터뷰해 기사화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소외계층을 찾아가 IT 유지보수 서포터즈로 활동하시거나, 집안의 고장난 물건들을 직접 찾아가 고쳐 주시는 우리 동네 맥가이버 등 보람에 방점을 두고 활동하신 분들을 만나보면서 보람이 우선인 ‘50+보람일자리에 대한 이해를 높이게 됐습니다. 사회를 위해,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작은 손길들이 더해지고,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게 된다면 큰 파장의 효과는 분명 있다는 것들을 알게 됐어요.

 

3.jpg

▲ 타인의 최선을 발견하여 행복을 이루려는 김영옥() 박문성() 활동가


박문성 활동가 : 현직에 있을 때 어린이 학습지 회사에서 25년을 근무했었습니다. 그런 일을 하다보니 아무래도 어린이들을 위한 동시나 동화를 조금 더 많이 접하게 되었고, 장애인들과 동시나 동화를 통해 정서 안정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Q) 일하시면서 보람이 있었던 일이나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김영옥 활동가 : 지난 8월 첫째 주는 우리 성모보호작업장에 나오시는 장애인분들이 모두 일주일 동안 여름휴가를 떠난 시기였고, 저희 50+지역복지사업단 활동가들(박문성·신종옥)도 여름휴가 기간이었어요. 그래서 작업장에는 원장 수녀님과 직원 5명, 그리고 저만 나와서 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쇼핑백 15천 장을 1주일 내 제조해야 하는 주문이 들어왔습니다

 

쇼핑백 제조는 장애인분들의 손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작업인데다, 1주일 동안 20여 명이 오전 9시부터 오후 430분까지, 식사 시간 1시간을 제외하고 작업해야 하는 분량이었는데, 그분들이 여름휴가여서 일손이 턱없이 부족했어요원장 수녀님을 포함한 모든 직원과 저는 쇼핑백 제조 비상근무에 돌입했습니다. 저는 보통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근무하지만, 월요일과 화요일 양일 모두 오후 6시까지 근무했었습니다. 그날 집으로 돌아와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일손이 턱없이 모자라 마감을 못 맞추겠다는 걱정이 들었고, 저는 50+지역복지사업단 밴드에 비상근무 사실을 올렸습니다. 이에 휴가 중이었던 활동가(박문성·신종옥) 두 분도 제 글을 확인하시고는 아직 남아있는 휴가를 뒤로한 채, 한달음에 달려와 수요일부터 합류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두 분의 합류로 인해 저희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종일 근무하여 무사히 쇼핑백 제조 물량을 마감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50+ 지역복지사업단 활동가 3명은 근무시간을 조절해 가며 종일 근무 활동을 이어갔고, 원장 수녀님은 감사하다며 종일 근무하는 5일 동안 작업장 내 식당에서 맛난 점심을 제공해 주셨습니다.(점심 제공은 작업장 활동 시 없는 일이거든요가장 긴박하고 바빴던 일주일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4.jpg 

위 깍지, 밑 깍지, 펀치, , 매듭 과정을 거치는 쇼핑백 작업 중인 신종옥(), 김영옥() 활동가

 

그리고 저희가 하는 슬리브링 작업은 작업장 장애인분들께는 어려운 작업으로, 일반적으로 50+지역복지사업단활동가나 자원봉사자들에 의존해 작업이 이뤄지는데, 코로나19 상황으로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끊기는 바람에 현재는 직원분들과 저희 활동가들이 담당하고 있는 작업입니다. 장애인분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들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함으로써 아주 미미하게나마 보탬을 드린다는 점에서 보람이 큽니다.

 

신종옥 활동가 : 작업장에 필요한 일손을 더하는 것은 물론이고, 현재 기초학습을 지도하고 있는 장애인분들의 집중력이 점점 높아지고, 자신감을 갖고 질문이 생기는 것 등, 학습하는 두 분의 역량이 좋아지고 있는 걸을 알게 된 것입니다. 장애인분들이 일상을 이야기하고 여러가지를 묻고 할 때, 뭔가 긍정적인 면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보람을 느끼었습니다. 작업장 담당선생님도 이러한 학습이 작업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시고, 두 장애인 분들의 발전이 많다고 하시니, 또한 감사한 일입니다.

 

기초학습+진행+자료.jpg 

▲ 그동안 진행해온 학습 자료(기초학습으로 시를 필사한 후, 시나 글을 씀)

 

그리고 제가 노동인권 강의를 하기 때문에 단순한 현장 작업이지만 작업장에서의 노동뿐만 아니라, 잘 몰랐던 장애인 작업장이라는 노동현장에서의 모습들과 경험을 통해 노동에 대해 더 넓게 보게 되었습니다그리고 장애인 두 분에게 기초
학습지도를 진행하고,
 교안을 만들면서 제가 수업하는 어르신 치매예방인지학습과 연결해서 학습지 등을 만들어보고 싶은 목표가 생겨 더욱 다양하게 적극적으로 활동하려고 합니다

 

기초학습.jpg 

▲ 함께 필사하고 그림을 그리고 읽어보는 교육

 

박문성 활동가 : 업무는 기본으로 진행하면서 업무 외적으로 기억에 남는 일은 장애인에게 교회와 성경 찬송 관련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을 하고, 또다른 장애인과 역사, 영화, 소설, 그림 전시회(인사동)로 이야기를 나눴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무엇보다 장애인 친구들이 조금 더 건강하게 성장하면 좋겠고, 이런 보람된 일을 위해 꾸준히 출근을 희망하는데 50+세대가 옆에서 지원을 조금 더 많이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Q) 이 일을 하게 되면서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김영옥 활동가 : 장애인과 장애인보호작업장에 가지고 있던 선입견이 사라졌고, 이해
가 높아졌습니다
. 처음 일을 시작하기 전엔 가까이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과 환경이라 약간 긴장됐던 것도 사실이나, 반년 동안 작업장에서 활동해 보니 사람도, 일도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더불어 일하기에 어려움이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그리고 일을 시작하기 전, 장애인식개선 교육도 참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평상시 그런 교육을 받을 일이 거의 없었으니까요.

 

Q) 이러한 활동을 시작할 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김영옥 활동가 : 장애인 또는 장애인보호작업장에 대한 이해가 ·간접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물론 활동 시작 후 업무를 수행해 나가며 이해해 나갈 수 있지만, 단순한 업무지만 단순하게 생각하고 활동에 임한다면 활동이 끝나는 날까지 힘들 수도, 보람을 덜 느낄 수도 있으니까요

 

저 역시도 처음에 장애인보호작업장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하고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 같습니다. 어떤 일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전혀 몰랐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내년에도 50+지역복지사업단이 발촉돼 활동이 시작된다면, 사업장별로 어떤 일을 주로 하는지가 활동가분들에게 반드시 구체적으로 공지돼야 한다고 봅니다. 작업장별로 주로 하는 업무들이 다 다르니까요. 그것에 대한 마음가짐이 선행돼야 좀 덜 힘들게, 좀 더 보람있게 활동해 나가실 수 있을 겁니다.

 

신종옥 활동가 : 앞으로 장애인직업재활지원 활동에 지원하실 예정이라면,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작업장에서 맡게 될 일에 대한 이해와 사전공유가 선행되어야 작업장에서 일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고, 힘이 덜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그리고 선생님들의 존재 그 자체로도 작업장에서는 도움이 된다는 것을 떠올리며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세요그거면 됩니다. 

 

 

함께한+기록들.jpg
▲ 기초학습을 함께 한 기록들

박문성 활동가 : 무엇보다 경증 장애인들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저 역시도 여러 장애인을 만나게 되면서 개인적으로 장애에 대한 이해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생각을 더 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사람, 새로운 환경에서 스스로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Q)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응원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김영옥 활동가 : 함께 활동한 박문성, 신종옥 님 두 분 동료에게 수고하셨다는 말 꼭 드리고 싶습니다. 처음 하는 일이었고, 같은 동작을 3-4시간씩 반복해야 하는 일이었기에 아픈 곳과 신체에 무리가 따르는 일이 많았습니다. 장애인분들이 오전 9시부터 12시, 점심 식사 전까지 쉬지 않고 작업하는데, 우리만 쉬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좀 어려운 일이라 함께 휴식시간 없이 일했던 것 같습니다. 성모보호작업장에 배치돼 근무한 우리 셋 모두는 최선을 다해 근무했다고 자부합니다. 잘 견뎌주셔서 고맙습니다.

 

5.+책+속지+및+라벨링+작업.jpg

책 속지 및 라벨링 작업


Q) 하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김영옥 활동가 : 이전에는 참으로 동동거리며 치열하게 인생을 살았습니다. 하루에도 몇 건씩 시간 차이를 두고 계획을 잡고, 일을 처리하며 시테크하며 살았죠. 그래야 존재감을 인정받고 사는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래야 자존감이 살아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손목이 부러지면서 하던 일도, 좋아하는 일도 모두 중단됐습니다. 그때서야 깨달았죠, 내가 아니어도 된다는 것을. 그냥 쉬어도 된다는 것을. 자신에게 너무 가혹하게 계획하며, 닦달하며 산 게 아닌가 반성도 해 봤답니다그래서 이제 당분간은 계획을 세우지 않고 그냥 살려고요하지만 무언가 주어지면 또 치열해지겠죠, 제 안의 남아있는 DNA는 어쩔 수 없으니까요그리고 이렇게 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인터뷰 기회가 있어 감사해요.

 

박문성 활동가 : 더불어 보람을 느끼는 삶을 더 많이 경험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포레스트 검프길버트 그레이프같은 책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더불어 이번 50+지역복지사업단을 통해 처음 경험해보았던 장애인지원업무의 기회가 내년에도 지속될 수 있기를 바라며, 많은 50플러스들에게 함께 동행하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평소 강의로 머리를 채우고, 탐방으로 눈을 채웠지만, 정작 마음과 영적 가치를 채우는 기회는 매우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연말이었는데, 이렇게 인터뷰를 끝내고 오는 길에 몇 가지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사람들은 행복이 목적이라고 하지만, 그 행복이 무엇인지, 무엇으로 행복을 만들지에 관해 지속해서 자문하여 확신하는 것을 두렵고 어려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의 크기를 간단하게 측정할 수 있는 돈으로 바꾸어, 또는 타인과 비교해 자신의 행복을 해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주위를 둘러보면 타인의 불행에 기대어 사는 삶도 있고, 남에게 폐끼치지 않고 혼자 잘 지내는 삶도 있고, 스스로 낮추며 주위를 돌보는 선한 영향력을 가진 삶도 있습니다이번 장애인직업재활지원 활동가들 역시, 행복을 위해 일단 실행하면서 두려움과 어려움을 줄여나갔을 것이고, 행복이라는 확신을 키워나간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았습니다그리고 저 역시 누군가 보이지 않는 손길과 도움 속에 내가 살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여러분도 올해가 가기 전, 얼마 남지 않은 연말동안 자신을 위한 시간뿐만 아니라 남은 위해 보내는 시간을 가지며 행복한 경험과 기회를 많이 만드는 50+세대가 되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6-1.+환영합니다.+성모보호작업장_waifu2x_photo_noise1_scale_tta_1222.png 6-2.50%2B일과+삶의+베이스캠프%2C+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jpg
 성모보호작업장과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는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50+시민기자단 허승규 기자(mytripmade68@naver.com)


20210601_서울시50플러스재단_시민기자단_웹명함_18명_수정_outline_허승규.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