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0+지역복지사업단-장애학생학습지원(서울광진학교)』
「종로/성동/중랑구 지역복지사업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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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50+보람일자리사업 중 「지역복지사업단」은 노인 일자리 시설이나 장애인 직업 재활시설에서 취약 계층의 일자리 사업 지원하거나, 청소년 시설 운영 지원하기, 장애인 특수 교육 시설 등에서 장애 학생의 학습을 돕기 위해 마련되었다. 즉 지역의 복지 증진과 복지 서비스 질 제고에 기여하는 사회 공헌 활동이다. 당연히 이 사업의 목적은 50+세대의 경험과 역량을 활용하여 지역 주민 복지를 증진하며, 50+세대에게 사회 공헌 활동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인생 재설계를 지원하는 데 있다.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는 2021년에 「종로/성동/중랑구 지역복지사업단」을 꾸려 2021년 5월부터 11월까지 6개월 동안 사업을 펼쳤는데, 총 50명이 선발되어 18개 기관에서 봉사했다. 이 중 유·초등학교 특수학급 및 특수학교에서 장애 학생 학습 및 학교생활을 지원하는 장애 학습 지원에는 성동구와 광진구의 유아원, 초등 특수학급 및 특수학교 7개소에 10여 명이 배치되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전공과 과정이 있는 공립 특수학교인 서울광진학교에서 발달장애 학생 학습을 도운 이동세, 정선희 님을 인터뷰하여, 이 사업의 성과와 보람 등을 들어보았다.
두 분 다 교사로 봉직하셨고, 대부분의 정년 퇴직자들이 그러하듯 뭘 하며 지내나, 로 고민하셨단다. “처음에 신나게 놀겠다며 3개월을 보냈는데, 노는 것도 훈련이 필요하더라고요. 다들 바쁘게 사는 데 나만 집에서 도태되는 것 같아 우울해졌어요. 이 나이에 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던 중,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을 알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라고 입을 모으셨다.
2017년에 퇴직한 정선희 님은 구청에서 봉사도 하고, 자서전 쓰기 등의 강의를 듣기도 하다, 2020년부터 장애학습지원단에 지원해 2년째 서울광진학교에서 초등학생 반 아이들 학습을 돕고 있다. 2020년에 퇴직한 이동세님 역시 봉사 활동에 관심이 많던 차에 이 사업을 알게 되었고, 서울광진학교의 전공과 학생반에 배치되었다. “내 나이 또래 남자가 무얼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아무래도 덩치 큰 전공과 학생반에는 남성 퇴직자가 더 필요하다며 반겨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1주일에 54시간을 참여하면 되지만, 학교와 협의해 시간 조절을 한다든가, 학교 측 요청으로 자신을 필요로 하는 일에 시간을 더 내기도 한다. 이후 들은 두 분 이야기는 발달장애 학생과 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와 학교에 대한 이해와 존경, 측은지심을 일으킨 감동의 시간이었다. 시민기자가 알고 있던 장애라고 해야 시각, 청각, 신체장애가 전부였기에, 발달장애 학생들의 처지나 돌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상상 그 이상이었다. 간략하게 정리해보면.
학생들끼리도 대화가 안 되며, 소리를 지르고 뛰쳐나가는 등 잠시도 가만 있질 못하는 등, 욕구는 많지만 자기 의사 표시를 못 한다. 화장실도 일일이 데리고 다녀야 한다. 한 반에 6~7명 정도로 학생 수가 적은 것 같지만,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아이들이라 1:1 돌봄이 필요한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3~4명이 6~7명을 감당하는 건 정말 버거워서, 어느 한 분이라도 사정이 생겨 나오지 못하면 정말 힘들다. 담임, 부담임, 특수 교육 업무 지원하는 실무사 외에도 공익요원이나 우리 같은 봉사자 등, 돌봄의 손길이 정말 많이 필요하다. 담임선생님의 보조자 역할이면 되니까, 특별한 능력이 필요한 건 아닌 것 같다. 아이를 싫어하거나 장애에 편견이 있는 사람, 젊은 담임교사의 지시를 따르기 어려운 권위적인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나 도움을 줄 수 있다. 육체적으로 고되긴 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고, 그러나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며, 그래도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머님도 늘 나가서 일단 움직여라, 고 하셨다. 물론 너무 많은 일 압박으로 시간이 없다거나, 가끔 내 마음이 피폐해지는 것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그러나 일반 아이들보다 훨씬 순수하고 천사 같은 아이들을 보면, 체력이 허락할 때까지 아이들을, 담임선생님을 돕고 싶어질 거다. 실제로 날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일하는 게 우리 세대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 아닐까.
아이들이 침 흘리는 것도 보지 못할 정도였던 내가 아이들을 닦아주고 밥도 잘 먹이고 있더라.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예뻐지더라. 아이들도 자신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도와주려 하는 사람은 마음으로 알아주고 손잡으며 따른다. 가장 돌보기 힘들었던 아이와의 교감이 이루어지니, 정말 기뻤다. 개인적으로는 나와 내 자녀, 가족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해서 정말 이 일을 지원하길 잘했다 싶다. 친구들에게 내가 하는 일을 소개하면 이상하게 보기도 하고, 왜 그런 일을 하냐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나가지 않는 시간에 담임선생님을 비롯해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까를 생각하면 미안하고, 그 시간이 아깝다. 장애인 인식이 향상되면 좋겠다. 사회 지도층 인사 모두 우리 학교에 와서 단 일주일만이라도 봉사하면 장애인 인식이 달라질 게 분명하다. 학교 졸업 후 갈 곳이 없는 이들을 사회가 책임지고 돌봐야 한다는 걸 알게 될 거고, 지원책도 현실적으로 바뀌지 않을까.
이동세 님의 다음 말이 특히 마음을 울렸다.
“처음엔 여기가 지옥인가 싶을 정도로 학생들 상태가 나빠 놀랐어요. 그러나 곧 이런 천국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감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수 교육 지원 교사들의 마음가짐과 헌신을 보며 이분들이 곧 천사 아닌가, 했기 때문입니다.”
50+시민기자단 옥선희 기자(eastok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