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전문사회공헌단] ‘50+ 꿈 담은 사진 사업단’ 활동가 조영대님 인터뷰
‘50+ 꿈 담은 사진 사업단’은 2018년 후반부터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에서 취업준비생, 경력 단절 여성, 재단과 센터에서 강의 하는 분들,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증명사진 등을 찍어주는 봉사 활동을 지속해왔다. 이의 중심에는 2014년부터 사단법인 ‘바라봄’의 이사 겸 사진 봉사 단장을 맡고 있는 한편,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에서 ‘50+ 행복 사진단’을 통해 사진 강의와 봉사 활동을 해온 조영대님이 우뚝 서 계시다. ‘우뚝 서 계시다’라는 표현을 쓴 게 결코 과장이 아닌 게, 비싸고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멋진 풍경을 찾아 홀로 사진 찍기에 만족하는 이들이 대다수인 현실에서, 조영대 단장님은 자신의 프로페셔널 재능을 오롯이 가르치고 봉사하는 데에 바치고 계시기 때문이다.
2018년,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 사업 ‘맘대로 여행 in 상하이’에서 한 팀이 되어 사진과 기록을 맡았었고, 나의 영정 사진(이젠 장수(長壽) 사진으로 바꾸어 부르자 하신다.)까지 미리 찍어주신 분이기도 하기에, 조영대 선생님과 그 팀원들의 사진 봉사 현장 취재를 흔쾌히 자원했다. 근 1년여 만에 뵙는 선생님은 곱슬머리 퍼머넌트로 더 젊어지셨다. 반백의 굽슬굽슬한 머리 모양이 어찌나 잘 어울리시는지, 베토벤까지는 아니라도 사진 예술가답게 돋보이는 건 분명했다. 칭찬을 해드리니 예의 동안으로 밝게 웃으신다.
Q. 2018년 후반기부터 해온 봉사로 알고 있는데요.
A. 조영대 선생님: 네. 매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에서 취업준비생과 경력단절여성의 증명사진을 무료로 찍어드리는 ‘50+ 꿈 담은 사진관’을 열었는데요. 매번 20명 내외가 신청하실 정도로 인기가 많았는데,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5월경에야 겨우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 신청자는 50+ 캠퍼스나 센터에서 강의하는 분들, 유튜버, 크리에이터, 수업 듣는 분들, 사회 공헌 팀분들로, 이분들의 증명사진과 프로필 사진, 두 가지를 찍어드립니다. 인원은 10명 정도로 줄었지만, 두 종류 사진을 찍어야 하니 시간이나 노력은 예전 이상 들지요.
Q. 함께 사진 봉사하는 분들은 어떤 분들인가요?
A. 조영대 선생님: 순수 봉사 뜻을 가진 분들을 선발해 사진을 가르치는 ‘50+ 행복 사진단’에서 초급 → 심화 → 전문가 과정을 거친 분들 중, 여건이 되는 분들이 함께합니다. 1/3이 교사 출신이고 군인, 대기업 임원 출신 등 다양한 직업군의 50-70대분들입니다. 각 조 당 3명씩 5개 조가 있는데, 오늘은 이철호, 이선화, 김세기 선생님이 1시간 전부터 와서 조명 설치 등의 준비를 해주고 계십니다. 조원 중 한 명은 꼭 여성으로 하는데, 여성 신청자의 옷매무새, 머리 등을 다듬어 주실 분이 계시면 좋으니까요.
Q. 코로나19로 조심스러운데요.
A. 조영대 선생님: 봉사하는 저희 모두 출입 기록을 하고 체온을 재고 마스크를 쓰는 등 위생에 만전을 기합니다. 신청하신 분들도 한 분씩만 들어오게 하고, 사진 찍을 때 외에는 반드시 마스크 착용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50+ 꿈 담은 사진 사업단’은 그동안 찾아가는 봉사 활동도 많이 했는데요. 저희를 필요로 하는 분들이나 단체, 행사장 등을 찾아가 사진을 찍어드렸는데, 이제 그런 활동을 못 하게 되었으니, 이렇게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 안에서나마 조심하면서 봉사의 맥을 이어가는 걸 다행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Q. 너무 봉사 활동을 많이 해서 동네 사진관들이 싫어하실 것 같은데요.
A. 조영대 선생님: 사실 행사가 너무 많아서 다 갈 수 없었던 적도 많았지요. 유치원 행사, 동네 어르신 회갑 잔치, 경로당, 장애복지관, 유관기관 등 저희 사진을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갔는데요. 저희는 사진 파일만 전해드리는 거고, 일반 사진관은 인화와 액자 등의 수익 구조가 있습니다. 저희가 꽤 다방면 봉사를 했지만, 아직도 우리의 사진 봉사를 모르는 분이 많아서 널리 알려졌으면 합니다. 올해 다행히, 커뮤니티 사진동호회 ‘마담사’(마음을 담는 사진사)가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 커뮤니티 성장 사업에 제안한 ‘어르신 장수 사진 프로젝트’가 채택되어, 경로당을 찾아가 장수 사진을 찍은 후 인화하고 액자에 담아 전해드리는 일도 하게 되었습니다.
조영대 선생님은 인터뷰에 응하는 한편 조명 설치하는 세 분 봉사자에게 작은 일까지 세심하게 당부하기도 잊지 않으셨다. 세 분이 번갈아 가며 모델이 되기도 하며 준비하는데, 전신사진과 상반신 사진, 안경 낀 분 등에 따라 조명 세기와 각도, 높이를 달리해야 좋은 사진이 나온다고 애기해주신다. 빛에 대한 감을 잡아야 합니다, 익숙해질 때까지 해봐야 합니다, 콘트라스트를 조절하세요, 사진 찍는 분이 자연스럽게 느끼도록 유도하는 역할도 해야 합니다, 안경 쓴 분에겐 빛이 어떻게 들어가는지 잘 봐야 합니다, 라며 “손님 오실 때까지 계속 연습하세요.” 당부하셨다.
사진 촬영 과정을 지켜보니, 일반 사진관보다 친절한 것은 물론이고, 시간을 갖고 여유 있게 갖가지 포즈를 취할 수 있도록 의견을 주고받으며 배려해준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찍힌 사진을 세 명의 봉사자가 함께 보며 다시 연구하는 등, 이리저리 실험하는 분위기라 찍히는 분도 그만큼 고맙고 안심이 되실 것 같다. 책이나 모바일 폰을 소품으로 사용하도록 권하기도 하는 등, 특히 자신을 표현하는 프로필 사진을 찍을 때는 손 처리와 시선까지 세심한 배려를 하며 수십 컷을 찍는다. 그렇게 찍은 사진은 조영대 선생님 컴퓨터로 보내지고, 조영대 선생님이 조명이나 자연스러움을 일일이 체크하며 세 명의 봉사자에게 사진 설명을 해주신 후, 약간의 보정을 거쳐 증명사진 한 장, 프로필 사진 한 장이 최종 선택된다.
모바일 폰 덕분에 사진 찍고 찍히는 게 일상화되어 사진 귀하다는 생각을 잊곤 한다. 그러나 나의 취업과 나를 알리는 일에 긴요하게 쓰일 제대로 된 사진은 마음 자세가 다를 수밖에 없다. ‘50+ 꿈 담은 사진 사업단’의 사진 촬영 봉사는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 지원 사업으로, 조명 기구까지 제대로 구비해, 사진 공부를 많이 한 분들이 무료로 찍어주니, 정말 귀한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당연히 사진 신청을 하신 분들도 정장 차림이나 빨간 원피스 차림 등 나름 멋지게 차려입고 오신다. “자기 시간 될 때까지 어떤 포즈를 취할지 생각해두세요.”라는 봉사자의 말을 듣고는, 은근히 긴장하신다. 그러나 막상 카메라 앞에 서니 모델처럼 이리저리 포즈를 취해보는 등, 언제 긴장했냐 싶다. 얼굴 자체가 웃는 상인 분도 계셔 다들 부러워했다. 이분들이 강의하는 마인드맵, 장애인 복지 등의 수업에 신청자가 많이 몰릴 게 분명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조영대 단장님께 사진 제대로 찍는 자세를 여쭈었다. “내가 좋아서 해야 잘 찍을 수 있습니다. 잘하고 좋아하면 최상이지만, 그중 하나를 택하라면 당연히 좋아서 하는 쪽이지요.” 조영대 단장님을 뵐 때마다 즐거운 마음으로 좋은 일 하는 분들에겐 세월이 비껴간다고 느꼈는데, 역시나, 다. 이전 인터뷰에서도 좋은 사진을 이렇게 정의해주셨다. “예술적인 것을 떠나서, 내가 찍을 때의 마음이 담기고 그게 상대에게도 읽히는 사진이 좋은 사진이지요. 사진 강의 때도 카메라라는 기계가 아닌 마음으로 찍으라 하는데, 심상을 담는 게 가장 중요하지요. ‘50+ 행복 사진단’을 선발할 때도 사진 봉사 기회를 감사하게 여기는 분을 우선합니다. 사진 기술은 배우면 되지만, 마음은 스스로 갖추어야 하는 거니까요. ”
모바일 폰이 아닌 제대로 된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는 욕구를 이전부터 갖고 있던 기자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실력도 봉사 정신도 최고인 조영대 선생님 사진 강의를 들어야지 했다. 어머니를 모시고 와서 어머니의 장수 사진도 찍어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