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50+세대의 고용과 취업 안정성 확보를 위한 정책적 노력
김성봉 (미국 Educators Without Borders USA 사무국장)
OECD는 지난 2006년 “더 늘어난 수명, 더 오래 일하는 세대 (Live Longer Work Longer)”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앞으로 50년간 모든 OECD 회원국에서 고령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여 퇴직하는 고령 노동자의 수가 신규 노동시장 진출 인력의 수를 추월하게 되어 주요 노동 인력이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같은 노동 및 생산 인력의 감소 추세에 변화를 주지 못하면 공공 재정에 심각한 압박이 가해지고 경제 성장률도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이에 OECD는 고령화 시대를 대비하여 50세에서 64세 사이의 50+ 세대를 노동력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노동 및 취업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할 것을 제안하였다. 특히, OECD 연구팀은 2003에서 2005년 사이에 21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각국의 고용 정책을 검토하여 50+ 세대를 노동력으로 적극으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세부적인 정책 방안을 제시하였다(OECD, 2012).
OECD의 정책 제안은 크게 고용 장벽 해소, 고령자의 취업 능력 향상, 그리고 재정적 보상 등의 세 영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미국 정부는 OECD의 제안을 참고하면서 주정부 및 지방자치 단체와 협조하여 50+ 세대의 고용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1. 고용 장벽 해소를 위한 정책
1) 나이에 따른 차별 금지법
미국은 이미 1967년에 고용에 있어 나이를 기준으로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ADEA, Age Discrimination in Employment Act)을 제정하였고 지금까지 시행해 오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미국내 20명 이상 직원을 두고 있는 회사나 연방 정부기관은 40세 이상 직원 또는 채용 응시자에게 채용과 승진, 임금 및 제반 혜택 제공 등에 있어서 나이를 기준으로 차별하여 대우할 수 없다. ADEA법은 또한 직업소개 회사(employment agents)는 취업자를 추천할 때 40세 이상 고령자가 나이로 인해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였고, 조합원이 25명 이상이 되는 노동조합의 경우 조합원 자격과 권리에 고령으로 불이익을 주는 것을 금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에서 이와 같이 일찍부터 나이에 따라 고용에 있어 불이익을 주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 시행되어 왔지만 여전히 나이에 따른 차별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04년 미국은퇴자협회(AARP, The American Association of Retired Persons)1)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45세 이상 직장인의 2/3가 직장 내에서 나이에 따른 차별이 있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답하였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나이 차별에 대한 신고 건수가 해마다 15,000건에서 25,000건 정도 연방 정부에 접수되었으며, 지난 2011년 23,400여건을 정점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지만 2015년에도 20,144건이 신고 되는 등 여전히 나이에 따른 고용상의 차별 사례가 해마다 2만 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2)
연방 정부 기관 중에서 나이에 따른 차별 금지법을 적용하여 고용주가 고령의 직원 또는 취업 응시자에 대해 불이익을 주는 일이 없도록 관리 감독하고, 고용주와 피고용자 사이에 분쟁이 있을 경우 중재하는 일을 맡은 곳이 연방고용평등위원회(EEOC, The Equal Employment Opportunity Commission)이다. 그동안 EEOC는 연방 법원의 판단이 엇갈려 적극적으로 ADEA법을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렇지만 2005년 연방 대법원의 판결과 후속적인 법규를 2012년까지 완비하여 법규 정비 이후 적극적으로 기업이나 단체가 나이에 따라 고용상의 차별과 불이익을 주지 않도록 기업들을 관리 감독하고 있으며 위반 사항을 단속하고 있다.
2) 고용자를 위한 ADEA 안내 활동 강화
미국 연방고용평등위원회(EEOC)는 다양한 방법으로 기업에서 ADEA법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먼저, ADEA법 관련 이슈나 채용 시험, 절차, 그리고 ADEA법 예외 사례 등이 담긴 안내 책자를 발간하여 배포하였다. 또한 EEOC는 40세 이상 노동자를 채용하는데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나이와 관련된 잘못된 편견을 바로 잡기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여러 가지 모임을 기획하고 진행하였다. 그리고 고용주들을 대상으로 한 훈련 프로그램인 기술지원프로그램(TAPS, Technical Assistance Programs)를 통해 나이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법규를 설명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고용주들이 당면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 고령자의 취업 능력 향상을 위한 정책
1) 저숙련 고령 인력을 위한 기술 훈련 및 취업 기회 확대
연방 정부는 현재 연방 정부와 주정부의 기금을 통해 전국적으로 약 3,000개의 원스탑 커리어센터(One-Stop Career Center)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구직자와 구인자를 연결하고 구직자의 취업/직업 훈련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고령 인력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대의 구직자를 지원하는데, 연방 정부 노동부에서는 고령 인력(55세 이상)을 위한 특화된 프로그램도 여러 가지로 운영하고 있다. 2010년 기준으로 연방 정부에서 55세 이상의 고령 인력의 취업 및 직업 훈련 지원을 위해 제공하는 주요 프로그램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OECD, 2012).
• 고령 인력 지역사회 일자리 프로그램(Senior Community Service Employment Program; SCSEP) : SCSEP 프로그램은 고령의 저소득 무직자를 대상으로 이들이 각 지역에서 실시하고 있는 사회 봉사 관련 파트 타임 업무에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동시에 직업 훈련을 통해 지식 기반의 좋은 일자리를 얻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프로그램에 96,402명이 참여하여 혜택을 보았다.
• 노동 인력 투자법 – 성인 프로그램(WIA, Workforce Investment Act – Adult Program) : WIA 성인 프로그램은 18세 이상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이들의 구직 활동과 재취업을 위한 직업 훈련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2010년 기준으로 모두 22만 5927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 노동 인력 투자법 – 실직자 프로그램(WIA, Workforce Investment Act – Dislocated Worker Program): WIA 실직자 프로그램은 최근에 실직하여 실업 상태에 있는 이들의 재취업을 지원하고 직업 훈련을 통해 새로운 직업을 가질 수 있게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모두 21만 4826명이 참여하였다.
• 미국 경제 회복 및 재 투자법 – 고속 성장 직종 직업 훈련 프로그램(AARA, American Recovery & Reinvestment Act – High Growth Job Training Initiative) : 이 프로그램은 SCSEP 프로그램에 추가적으로 고령의 저소득 무직자를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헬스케어, 보육, 교육, 에너지 효율과 환경 서비스 등의 분야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이다. 2010년 한 해에 1만 명 정도가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였다.
2) 고령 구직자 취업 서비스(정부 지원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한 체계적 평가
미국 연방 정부의 각 부처는 2011년부터 시행된 정부 사업 수행 및 결과 점검에 관한 법(GPRA, Government Performance and Results Act)에 따라 각 기관의 사업 목표를 분명하게 수립하고, 신뢰할 수 있는 평가 지표를 통해 목표 달성 여부를 정확히 평가하고 보고서를 공표하여야 한다.
연방 정부가 운용하거나 지원하는 고용과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종합 관리하는 노동부의 고용과 직업 훈련국(ETA, The Employment and Training Administration)에서는 각종 고용 및 직업 훈련 프로그램과 프로젝트의 사업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진행 상황을 모니터하여 분기별로 사업 수행 결과 보고서(Quarterly Workforce System Results)를 발간하고 있다.
ETA의 사업 중에서 55세 이상 고령 구직자를 지원하는 SCSEP는 특별히 온라인 관리 시스템(SCSEP Performance and Result Quarterly Progress Report System)을 활용하여 SCSEP에서 주관하는 사업 관련 자료를 수집할 뿐만 아니라 SCSEP 사업에 참여한 개별기금 수탁기관(subgrantees)의 업무와 SCSEP 사업 전반을 모니터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SCSEP 사업으로 인해 고령 구직자의 취업 상황에 어떠한 변화가 나타났으며, SCSEP 사업 수탁 운영자의 목표가 달성되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6개월 평균 소득(Six Months’ Average Earnings), 취업률(Entered Employment rates), 고용 유지율 (Employment Retention rates) 등을 핵심 수행 척도(core performance measures)로 사용하고 있다. 6개월 평균 소득은 특정 SCSEP 프로그램 이수자가 해당 프로그램 이수 후 어느 정도의 소득 향상 효과가 있었는지를 평가하는 척도이고, 취업률은 프로그램 이수 후 첫 3개월간 취업에 성공한 참여자의 비율을 나타내며, 고용 유지율은 프로그램 이수 후 첫 3개월 기간에 취업한 이들 중에서 9개월까지 직장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의 비율을 나타낸 척도이다.
아래의 <그림 1>은 2014년 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8개 분기 동안의 6개월 평균 소득, 취업률, 고용 유지율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프로그램 효과가 향상되고 있는 추세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2015년 12월 기준으로 SCSEP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령 저소득자의 50%가 3개월 내에 취업했고, 취업자의 약 70%는 9개월 되는 시기까지 직장을 유지했으며, 이로 인해 6개월 평균 소득이 약 8,000달러까지 증가했다.
<그림 1> 2014년 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SCSEP 프로그램 효과 평가
(출처: ETA. (2015). Workforce System Results for the quarter ending Dec 31st, 2015)
3) 45세 이상 실직자의 신규 창업 지원 사업
연방 노동부는 각 주가 모든 구직자들이 각자의 사업을 시작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도록 권고하고, 관련 기관에 창업 지원에 관한 지침을 내렸다. 동시에 연방 정부 기금으로 구직자의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인 프로젝트 게이트(Project GATE, Growing America Through Entrepreneurship)를 진행하였다. 노동부는 2003년 가을부터 2년간 시행한 GATE 사업의 성공을 바탕으로 2008년부터 45세 이상 고령자와 농촌지역 실직자의 창업을 지원하는 2차 프로젝트 게이트 사업(Project GATE II)을 시행하였다.
노동부의 2차 프로젝트 게이트 사업 기금은 버지니아, 노스 케롤라이나, 알라바마, 미네소타 등 4개 주가 획득하여 진행하였는데, 이들 프로젝트 참여 4개 주 중에서 버지니아와 미네소타 주는 45세 이상 고령 실직자를 대상으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프로젝트 게이트 창업 지원 프로그램에서는 참여자에게 소규모 사업을 시작하고 운영하는데 필요한 기본 지식을 제공하고, 참여자가 희망하는 사업의 가능성을 평가해 주고, 또한 사업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는데 필요한 절차들을 밟는데 필요한 가이드를 제공하였다.
3. 미국 50+ 세대 고용 지표: 미국 연방 정부의 50+ 세대 지원 정책의 결실
앞에서 소개한 것처럼 그동안 미국 정부는 다양한 정책 개발과 재정 지원을 통해 50+ 세대의 취업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이와 같은 노력으로 더 많은 50+ 세대가 더 좋은 조건의 직장을 얻고, 더 오래 생산 및 경제 활동의 주역으로 참여하게 되었으며, 자신의 역량을 더욱 강화하여 고용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
<표 1>은 정부의 50+ 세대의 취업 지원 정책의 결실을 수치화하여 확인할 수 있도록 취업률, 파트타임 비율, 평균 퇴직 연령, 그리고 중·고등교육 이수 비율 등의 고용 지표의 수치가 연도별로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정리하였다.
1) 50플러스 세대의 취업률 증가
앞에서 제시한 미국 정부의 50+ 세대를 위한 연방 정부의 다양한 정책적 노력의 결실을 몇 가지 고용 지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먼저, 2001년 이후 50+ 세대의 취업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7년 금융 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2011년 취업률이 급감하였지만 2015년에는 2001년 수준으로 다시 회복하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 직업의 안정성 향상: 파트타임 직업 비율 감소
특히 주목할 부분은 단순히 취업률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고령 인력이 취업한 직장의 질도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 취업자 중에서 파트타임이 차지하는 비율, 즉 고령 취업자 직장의 질을 나타내는 파트타임 비율(55-64세)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표 1>의 두 번째 고용 지표를 보면, 2001년에는 11.3%였던 파트타임 직장 비율이 2005년에는 10.8%로 낮아지고, 2011년에는 다시 10.3%로 감소하였다. 수치상 큰 변화는 아니지만 노령 취업자가 조금씩 더 안정적인 직업을 갖게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3) 취업 역량 강화: 고등교육 이수 비율 증가
고령자의 취업률이 증가하고 직업 안정성이 향상되는 현상은 고령 취업자의 취업역량이라고 할 수 있는 고등교육 이수 비율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5-64세 고령자의 고등교육 이수 비율도 2001년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표 1>의 네 번째 고용 지표를 보면, 고령자의 고등교육 이수 비율이 2001년에는 30%가 채 안 되는 29.7%였으나 15년의 기간 동안 꾸준히 증가하여 2015년에는 41.4%에 달했다.
<표 1> 미국의 최근 50+ 세대 고용 지표 변화
고용 지표 |
2001 |
2005 |
2011 |
2015 |
50-64세 취업률 |
66.7 |
67.3 |
65.1 |
66.3 |
55-64세 파트타임 비율(취업자 중 %) |
11.3 |
10.8 |
10.3 |
N/A |
평균 퇴직 연령 (남) 평균 퇴직 연령 (여) |
64.6 63.3 |
64.6 63.2 |
65.2 64.8 |
65.9 64.7 |
취업가능역량: 55-64세 중·고등교육 이수 비율 |
29.7 |
36.9 |
41.0 |
41.4 |
(출처: OECD(2012)와 Bureau of Labor Statistics(2015))
[참고 문헌]
OECD. (2012). “OECD Thematic Follow-up review of policies to improve labour market prospects for older workers”.
1) 미국은퇴자협회(AARP). (2006). Workers 50+ Age Discrimination: What employers need to know.
2) 연방고용평등위원회(EEOC). https://www.eeoc.gov/eeoc/statistics/enforcement/adea.cf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