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도시락」 배달왔습니다!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은총입니다’라는 말은 삶에 있어서 먹는 것이 아주 소중하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어린 시절에 배고픔을 느낀 사람은 공감할 것이다.
그래서 방과 후 홀로 지내는 청소년이나 독거 어르신에게 배고픔을 덜어드리는 일은 식사,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들에게 ‘행복도시락’을 배달하는 ‘행복도시락나눔지원단’, 어떤 활동을 하고 있을까.
「행복도시락나눔지원단」은 서울시 보람일자리 사업 중 하나로, 50세 이상 67세 이하의 서울시민으로 구성된다.
지원단은 결식이 우려되는 아동과 어르신을 위해 따뜻한 행복도시락을 직접 포장한 뒤 집집마다 배송, 수거한다. 이때 방과 후에 홀로 지내는 아동과 청소년 그리고 어르신의 안부를 확인하고 모니터링도 함께 진행한다.
도시락을 위생적인 시설에서 정성들여 직접 만들고, 국물이 흐를까봐 조심스럽게 다루고 전하는 과정에서 ‘봉사하는 보람이 이런 것이구나.’하면서 힘을 내기도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행복도시락은 작은 차에 실어 골목골목을 다닌다. 지원단 한 사람이 1주일에 2∼3회 전달하는데, 도시락 가방은 거의 현관문에 걸어놓는다. 결식아동을 위한 도시락이라는 것이 알려지지 않도록 가방의 겉에는 글씨나 그림이 없다. 가방 안쪽에만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이란 글씨가 적혀있을 뿐이다.
도시락은 집안에 사람이 있는 경우도 그냥 출입문에 걸어놓는다. 간혹 집 안에서 고맙다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도시락 배송은 조용히 이루어진다. 혹시라도 아이들이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마음 때문이다.
이렇게 현관문에 걸려있는 도시락을 볼 때면, ‘지원단이 단순 배송원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회수용 가방 안에서 감사의 쪽지를 발견하면 행복 전도사가 된 것처럼 사명감이 생기며 사회공헌을 한다는 뿌듯함과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행복배송도우미 커뮤니티 정향옥 대표는 “결손 가정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행복도시락을 통해 우리가 사는 세상이 따뜻하다는 마음을 갖게 하고, 희망을 가지고 잘 자랄 수 있도록 봉사하는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한다.
취재 중, 손주와 사는 할머니를 만났다. “행복도시락을 먹을 때마다 이 세상에 그래도 선생님같이 좋은 분들이 계셔서 저와 우리 손자가 살맛이 납니다”라는 인사를 받으면 골목을 올라오느라 힘들었던 것을 잊어버리기도 한다. 아이들과 어르신들에게 행복한 한 끼 식사를 나누는 것. 배송하는 사람도 행복을 먹는 시간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