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사와 함께 생태여행』
도시로 들어온 자연주의 공원 서울숲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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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러분의 하루는 어떤가요? 집에 머무는 시간이 확연히 늘어날수록 일상이 조금 삭막하게 느껴지고 답답함과 불안감, 무기력증, 우울증까지 겪고 있지는 않나요? 고개만 슬쩍 가져가면 우리 곁엔 늘 숲이 존재하고 있으며, 초여름이 한창인 6월 초록초록으로 물들어가는 나무는 삭막하게 굳은 도시와 우리의 눈을 깨워줍니다.
경마 장면을 역동적으로 표현한 서울숲 군마상 조형물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서는 지난 6월 19일 토요일, 정원사와 함께 생태여행: 서울숲 편이 진행되었어요. <도시로 들어온 자연주의 공원 서울숲 이야기>는 정원사 김장훈 님의 진행으로 시민참여정원인 『오소정원』 외 서울숲 곳곳에서 만나는 자연과 생태 이야기 체험 프로그램입니다.
서울숲 생태여행을 이끌어 주실 정원사 김장훈 님
정원은 도시에서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자연입니다. 도시에 들어온 자연은 도시의 생태성을 살리고 보다 생명이 살아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줍니다. 익숙했던 숲과 공원이었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이야기, 삭막한 도시에 살아있는 자연을 초대한 숨은 보석 같은 정원들을 만나보며 정원이 도시를 어떻게 살아나게 하는지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예쁨으로 가득한 이곳은 서울숲 주차장 한편에 마련된 서울숲 도시정원사 수료생들이 가꾼 『오소정원』입니다. 7년 된 정원으로 당아정원, 빨강머리앤 정원, 멍하니 정원 등 도시 정원사들이 삭막했던 주차장 한 쪽을 일궈 벌과 나비가 날아드는 아름다운 정원으로 탄생했어요. 오소정원은 지금도 꾸준히 가꾸어 확장해 가고 있다고 하니 대단하죠.
나무와 풀들, 이름을 알지 못해도 보는 것만으로도 좋다는 생각이 절로 들죠.
잡초도 이 정원에서는 그저 아름다운 꽃일 뿐이랍니다.
울릉도가 자생지인 섬바디, 노각나무, 자엽 안개나무, 낮달맞이꽃 요즘 편수국이 가장 예쁠 때라고 해요. 정원에 심어진 꽃을 하나하나 알아가며 재미있는 생태 이야기를 전해 듣다 보니 궁금한 것들이 더 많아졌어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금계국과 루드베키니아 등 강사님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살펴보니 평소 이름만 듣고 지나쳐 온 나무와 꽃들이 새롭게 다가오네요.
정원사가 정원을 디자인할 때 선.면.점이 더해지고 잔디밭 같은 비어있는 녹색 공간이 필요하다고 해요. 인생에서도 무엇을 더하고 무엇을 뺄 것인지 정원과 우리 인생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오소정원을 시작으로 꿀벌정원, 벚나무길, 바람의언덕, 생태숲, 은행나무술, 전나무길,연못, 잔디광장과 거울 연못을 지나 목련군락으로 걸으며 신록의 푸르름을 만끽해봅니다.
갤러리정원(좌측)과 습지생태원(우측)
나무수국이 장관이죠. 이곳은 서울숲 느린 산책의 정원 수국 길이에요. 매년 제주 가서 수국을 감상했는데 이젠 도시 숲에서 다양한 종류의 수국을 만나볼 수 있어서 반갑더라고요.
참가자들은 열심히 종이에 끄적이며 하나하나 이름과 특징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요. 이외에도 서울숲에 5월에 오시면 노랗게 핀 황목련을 볼 수 있다고 해요.
서울숲은 오래전 임금의 사냥터였고 서울 최초의 상수원 수원지였으며 이후 경마장, 골프장으로 활용된 곳이죠. 정원사와 함께 숲을 한 바퀴 돌며 무뎌졌던 오감을 다시금 일깨우고 서울숲 구석구석을 발견하며 생명의 소중함도 깨달은 시간이었습니다.
도시의 삶은 갈수록 삭막하고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지친 일상을 보내고 있어요. 삶이 지쳤을 때, 지루한 일상을 환기해줄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죠.
코로나19로 인해 사람과의 교감이 드물어진 요즘, 식물과 함께 호흡하며 마음을 다독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수 있다고 해요. 직접 정원을 가꿔보는 게 가장 좋지만, 정원을 가꿀 수 없다면 서울숲의 정원을 거닐어 보거나 집 안에 작은 반려식물 하나 들여보는 것은 어떨까요?
50+시민기자단 최상미 기자 (hohosm@naver.com)